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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oreaUniv ] in KIDS
글 쓴 이(By): koko ( 휘페리언)
날 짜 (Date): 1995년04월10일(월) 09시39분28초 KST
제 목(Title):   *   *  *    * * - 2  셋째편




   # 이 글은 얼마전(?) 타통신에 올라와 있던 글임을 밝힙니다.
     모든 저작권은 원저자에게 소유되어 있습니다. 
   
  
            *** 소나기 2. 그 세번째 이야기 ***


    "넘어 간 다아아 아 아~~"
    원두막이 아래쪽으로 넘어가면서 소녀와  청년은  논바닥 진흙
으로 고꾸라져 박혀버렸다.  소녀의 얼굴은 논 흙속으로 반쯤 박혀
서 허부적거리고 있었다.  그녀의 하얀  티셔츠는 진흙으로 까만색
으로 변해버렸고  청년의 와이셔츠와   구두도 엉망이 되어버렸다. 
잠시 후에  비가 그쳤다.  해가  밝게 산기슭을 비추었다.   소녀를 
보니 넘어가면서 원두막   기둥에 걸려서 다치지는  않았지만 티셔
츠가 엉망으로 찢어져 있었다. 소녀가 울었다.
    "흑흑~~ 왜 오자고 해서 이 고생을 시키는거야~~ 엉엉~~~."
    "내가 오자고 한게 아닌데요."
    "시끄러! 변증법적으로 보면  네가 오자고 한거나 마찬 가지야 
엉엉~~" 
    "미안해요."
    소녀를 일으켜서   참외밭 끝의 계곡가로  갔다.  청년은 옷을 
벗어 빨아서  와이셔츠는 다시 입고 난닝구를 그녀에게 내밀었다.
    "이거 입으세요."
    소녀가 자기의 엉망이 된  옷을  보더니 말없이 청년의 난닝구
를 받아  입었다. 청년은 줄곧 15년전의  그 소녀 모습을 떠올리고   
있었다. 동리로 들어가는 개울가에 도착하니 세찬 소나기에 개울물
이 엄청   불어있었다. 시뻘건  흙탕물이었다. 청년이  소녀를 보고  
등에 업히라고 했다. 소녀가 싫다면서  뒤로 뺏으나 청년은 완강하
게 소녀를 끌어당겼다.  눈을 흘겼다.
    "나를 등에 업고서 엉큼한 생각 할라고 그러지 ?"
    "무슨 소리예요..? 내가  만약  음흉한 생각을 한다면  마른 하
늘에서 날벼락이 때려서 저기  개울가 미류나무를 쓰러뜨리면서 그
것에 깔려서 저의 왼쪽 다리가 부러지면서  제가 비명횡사 읍~~ 읍
~      "
    청년이 말을 하다 말고 실눈을 뜨고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소
나기 내린 토요일 오후는 그렇게 저물었다. 
    그가 다음날 개울가에 도착 했을 때 소녀는 보이지 않았다. 그 
다음날도 보지를 못했다. 소녀를 다시 개울가에서  본 것은 열흘이
나 지난 뒤였다. 퇴근을 하고 개울가에  도착하니 소녀가 개울가에 
앉아 있었다. 소녀의 얼굴은 많이 달라져 있었다.
    "나 징허게 많이   뚜드려 맞았다. 아부지한테 처녀가 밤낮  싸
돌아다닌다고. 그리고 몸도 원래 아팠고   "
    "그날 소나기 맞은 것 때문에 더 심해요?"
    소녀가 고개를 끄덕  거렸다.  소녀의 얼굴은 아부지에게 맞은 
상처와는 또 다르게 병색이 완연했다.
    "이거 멋있니?"
    소녀가 윗도리를 벗자 불그스름하게  물이든 난닝구가  그녀의 
하얀 속살 사이에 걸쳐있었다. 그가 벗어준 난닝구 였다.
    "이거 입으니까 영화 <에이리언 II>의 시고니  위버 같아 보이
지? 그치? 그치? 그치?"
    남자 난닝구를 여자가  입으면 더욱 요염하게   보인다는 사실
은 느끼면서 느는 눈동자를 아래로 깔았다. 그녀의 불룩 나온 가슴
을 계속 보기가 민망했다.
    "이거 먹어봐!!"
    소녀가 주머니에서 탐스런 고구마를  하나 꺼내어 그에게 건넸
다.
    (그 때 15년전에 그 애는 알이 굵은 대추를 내게 주었었지...)
    "그리구.. 저, 우리  이번에 얼마 안 있다가  집내주게 됐다. 또 
이사 가야 한다."
    청년은 소녀네가 이사오기  전에 벌써 어른들의   이야기를 들
어 박초시가  서울에 벌여놓은  사업의 실패로 고향집까지  날리게 
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박초시는 원래 노름꾼이었다. 그는  서울가서 화투판에 뛰어들
어 광만  팔아서 재벌이 되었던   사람이었다. 광을 팔아도 똥광만 
팔았다. 가끔 비가 오는  날은 비광도 팔고  돌아가신 아버님 생각
이   날 때는 8광도 팔았고   물레방앗간 밑에서  헤어졌던 월례가  
생각이 날 때는 3광도 팔았다. 절대로 빈손으로  돌아오는 법이 없
어 끗발이  없는 날이면 개평이라도 뜯어서  왔다. 돈을 어느 정도 
벌자 도박판을 떠나  회사를 차렸었다.. 그를 부자로 만들어  준 화
투짝 이름을 따서  "비광 실업"이라고 이름을 붙였고 자회사로 "개
평 인터내셔널"이란 무역회사도  만들었다. 그의 회사는 일제  화투
짝을 수입해서  국내 백화점  및 구멍가게에 납품하는  회사였는데  
일제 좋아하는 국민성을  노린게 적중하여 나날이   급성장을 하게 
되었다.
    그가 수입한 상품은  칼라 모니터로 유명한 일본의  NEC 사에
서  만든 <NEC -3D 멀티씽크 화투짝>이라는 것으로 화투에 혁신
을 가져온 것이었다.  이 상품은 기존의 딱딱한 플라스틱 화투와는 
달리  화투를  초소형 TV나 전자계산기에 쓰는   칼라액정 화면을 
써서 초박형으로 만들어 잡기  편하고  속임수를 쓰지 못하게 만들
었다. NEC에서  만드는  상품은 전부가 그렇듯이 이것도 멀티기능
(다기능)과 인공지능을 넣었는데 어두운 곳에서도 야광이며 색맹인 
사람이 칼라구별을  못해서 잘못 칠  것을 대비해서 사용자 칼라지
정  기능이  있었고 자동 알람기능이 있어서 고스톱을 칠  때 피껍
데기가 모자라 피박을  쓰면 자동으로 경고음이 울려서  판을 먹은 
사람이 승리에 도취하여  피박값을 못 받는 것을  방지하게 해주었
고 흔들고  칠 때는 상대방  빵빠레가 울려 한층  화투판 분위기를 
살려주는 대단한 것이었다. 그리고 따따블에 오광과 피박을 동시에 
하면 화투짝안에 내장된 스피커에서 "람바다"가 흘러나왔다. 
    그러나 세게적으로 유명한 일본  제품들도 의외로 자세히 살펴
보면 큰  허점이 있었다. 제품상 큰  하자가  발견되었는데 그것은 
내장 태양열  밧데리 문제였다. 내장된 밧데리에 방전이 되는 결함
이 생겨서   몇개월을 사용하고  나면 화투를 치는  중에 찌릿찌릿  
전기가 와서 화투장을 낙장을 했으며(낙장불입이라 하여 내민 화투
장은 다시 바꾸어 칠 수 없음) 8광 화투에 둥그런 달  모양이 사라
지는 문제가 발생하여 광을 세개나  먹고도 "기본 3점  났다... 아니
다 달모양이 없으니 2.5점이다."라면서  큰 시비가 일어나기도 하였
다.
    결정적인 겸함은 또하나  있었다. 액정화면으로 플라스틱 화투
판을 대신해서  다기능이고 고성능인  화투를 만든 것은  좋았으나 
전파가 흐르는 이 제품에 전자 유해파  방지장치를 하지 못한 것이
었다. 노름꾼들이나 잔칫집,  병원 영안실 같은데서 수십  벌씩  구
입해간 이 화투가   처음에는 국내시장을 거의 잠식하여   국산 업
자들이 대부분 도산을   하였으나 전자파 탓으로  밤새도록 계속되
는  이 화투를 사용하면 눈이 아프고  뒷골이 땡기며  구토와 설사 
증세가 수반  되었다. 심할 때는   머리카락이 다 빠지고 팔다리에 
마비 증세가 일어나고  혀가 마비되어서 끗발이 한참  오르는 판에
도 "고"를 부를 수가 없었다.  고스톱 판에서 혀가 굳어서 고  ! 를 
부를 수  없다면 그것은   토큰을 넉넉하게 들고  지하철에 탄거나 
마찬 가지였다.(사는데 도움이  안된다는 이야기임) 연일   반품 사
태가 일어나고  손발이 마비된 사람들이  손해배상을 요구하였으니 
처음에 기세 좋게  성장하던 그의 회사는 부도를 내고 도산을   하
였다. 그리고 빚에 쪼들려  시골에 남은  집마저 남의 손으로 넘어
가게 되었다.
    전에 없이  소녀의 까만  눈에  쓸쓸한 빛이 떠돌았다. 소녀와 
헤어져 돌아오면서 청년은  소녀가 이사를 간다는 말을  수없이 되
뇌어보았다. 무어 그리 안타까울 것도  서러울 것도 없었다. 청년은 
소녀가   준 고구마를 먹으며 목이  메었다. 떫은 고구마가 목메게   
한건지 아니면 소녀가 목메게  한건지 그는 몰랐다.  그날 밤 청년
은 몰래 덕쇠 할아버지네 사과 밭으로 갔다. 덕쇠 할아버지네는 호
두나무를 많이 심었는데  15년전에 그가 그 작은  소녀에게 줄려고 
몽땅 거덜을 내는 바람에  사과나무를 심었었다. 낮에 봐두었던 나
무로 올라갔다. 그리고 봐두었던 가지를 향해 작대기를 내리쳤다.
    "15년전에는 그  소녀를 주려고 덕쇠 할아버지네  호두를 따러 
갔었지..." 
    청년의 기억은 다시 15년전을 생각했다. 근동에서 제일 무섭다
고 소문난  덕쇠 할아버지네 사과밭이어서  아주 조심스러웠다. 그 
때  갑자기 사과밭 끝머리의 집에서  덕쇠 할아버지가 달빛 아래로 
쏜살같이 뛰어나왔다. 조심했는데도 들킨 모양이었다.
    "어떤 놈이 남의 사과를 훔쳐가는 것이야~~ 어떤 놈이야~~"
    청년이 매달린 사과나무로 덕쇠  할아버지가 달려오는데  손에 
작대기 같은 것이  들려있었다. 가만히 보니 그것은 작대기가 아니
라 사냥  총이었다. 덕쇠 아버지는 서울서   총포상을 하고 있다고 
하더니 사과밭을 지키느라고  사용하는 것인 모양이었다. 혼비백산
한 청년은 사과  몇개를 급히 쑤셔  넣고 나무에서 내려와  울타리
를 넘어 도망을 갔다.
 

          *** 곧 이어 제 4부(완결편)이 이어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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