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KoreaUniv ] in KIDS 글 쓴 이(By): pkp (~~~pkp~~~) 날 짜 (Date): 1995년02월06일(월) 02시53분49초 KST 제 목(Title): // 고속버스에서 (from VBBS) 글쓴이: been (빈) 게시판: [creation/Bmoon] 날 짜: Sun Feb 5 16:24:59 1995 제 목: 고속버스에서 버스전용 차선을 통해 씽씽 달리던 고속버스는 어느덧 지루한 여정을 마감하며 고가도로를 내려서고 있었다. "오늘도 저희 금호고속을 이용해 주신 승객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꾀꼬리 같은 아름다운 목소리의 안내방송이 흘러 나오고 '음 목소리가 예쁘군'하는 생각이 하품과 함께 흘러나오는 순간이었다. 갑자기 꾀꼬리 소리가 끊기고 기사아저씨의 구수한 목소리가 차내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역시 기계란 것은 믿을 것이 못되아. 지 맘대로 끊어졌다 이어졌다 한다니께." "여러분, 편안한 여행이 되셨나 모르겠습니다. 이제 얼마후면 이 버스는 종착지에 도착하겠습니다. 차가 완전히 정차할 때까지 안전한 좌석에 계시다가 차례로 내려 주십시오. 모쪼록 잊으신 물건 없이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하시길 빌겠습니다." 여기까지는 의례적인 안내 방송이었으므로 사람들은 오랜만에 들어보는 육성에 의한 안내방송을 담담하게 듣고 있었다. 그런데, 그것으로 그칠 줄 알았던 기사 아저씨의 방송은 꼬리를 물고 계속되는 것이었다. "지난해 1994년은 참으로 사고가 많은 한해였습니다. 아무쪼록 올해에는 사고가 한건도 없는 편안한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뉴욕 타임즈는 우리 나라를 '인재의 나라다'라고 썼다고 합니다." 이 때쯤해서 좌석의 여기저기에선 예기치 않은 운전기사의 달변에 쿡쿡 웃음 소리가 새어나오고 있었다. "그런데, 일본에 지진이 나서 아우성인 것을 보니 가슴이 시원합니다.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웬지 주는 것 없이 미운 사람이 있쟎습니까. 저한테는 일본이 그렀습니다. 생각같아서는 이번에 일본이 바다속으로 폭삭 가라앉아버렸으면 좋겠습니다." 기사 아저씨는 자신의 감상을 늘어 놓는 와중에도 노련함을 잃지않고 다음과 같이 덧붙이기를 잊지 않았다. "하지만, 여러분은 저같은 못된 생각을 가지시면 않됩니다. 또, 그러리라 믿습니다.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잊으신 물건 없이 안녕히 가십시오" 일상을 벗어난 약간 길었던 안내 방송이 끝나자 "짝짝.." 수줍은 듯 시작된 박수가 도화선이 되어 차내에 웃음과 박수 소리가 메아리쳤다. "아이구 여러분, 박수까지 쳐주시고 대단히 감사합니다. 아참, 아까 저에게 홍삼원을 사다주신 분은 만약에 직장에 다니신다면, 올해가 가기전에 틀림없이 승진하실거구요. 저에게 박수를 쳐주신 분들은 집에까지 무사히 가시고 하시는 일이 모두 잘 되기를 빌겠습니다만, 에.. 끝까지 박수를 안치신 분들은 잘 가시든지 말든지 복을 받든지 말든지 전 신경 안쓰겠습니다이." 차내엔 다시 웃음이 터지고 얼마 후에는 중단되었던 녹음된 안내 방송이 다시 흘러나오고 있었다. "... 잊으신 물건 없이 목적지까지 안녕히 가십시요." :) ~~~~~~~~~~pkp~~~~~~~~~~~~~~~~~~~~~~~~~~~~~~~~~~~~~~~~~~~~~~~pkp~~~~~~~~~~~~ ^_^ 키즈의 아저씨 pkp palindrome ^L^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