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KoreaUniv ] in KIDS 글 쓴 이(By): pkp (~~~pkp~~~) 날 짜 (Date): 2001년 9월 18일 화요일 오후 02시 29분 55초 제 목(Title): 영국 '옥스브리지' 조정경기 [특집 - 해외 대학의 맞수전]영국 - 친선일 때 아름다운 영국 '옥스브리지' 조정경기 '어느 팀이 앞서고 있는지 정확하지 않지만, 옥스포드나 캠브리지 둘 중 하나입니다” 1949년 옥스포드와 캠브리지 두 대학이 벌이던 조정경기를 중계하던 아나운서의 흥분된 목소리다. 이 코멘트는 두 엘리트 대학이 차지하고 있는 영국 사회에서의 지위와 역할을 상징적으로 드러내주기도 한다. 옥스브리지의 조정경기는 1829년 시작돼 두 차례의 세계대전 기간을 제외하곤 올해까지 매년, 3월 하순 또는 4월 초순의 주말 오후 어김없이 거행되어 왔다. 이 경기는 8명의 노 젓는 선수들과 한 명의 콕스(보트의 키를 잡는 사람)를 한 팀으로 해서 두 대학팀이 런던의 템즈강 4.25마일을 따라 그 속도를 겨룬다. 이 행사는 또한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최초의 형태를 그대로 간직하며 이어져 온 시합이기도 하다. 국영 방송 BBC가 텔레비전과 라디오로 생중계하는 이 20여분간의 시합을 영국 국민 중 9백만 명이 평균적으로 시청하고 전 세계적으로 약 4억의 인구가 직·간접적으로 경기소식을 접한다고 한다. 두 대학의 이 정기전은 이제 영국의 거대한 문화적 상징자본이 된 듯하다. 사실 이 경기는 캠브리지 대학의 보트클럽이 창설된 것을 기념으로 한 번 실력을 겨뤄보자는 의미 정도로 시작됐다. 그러다가 빅토리아 시대 등을 거치면서 대학차원을 넘어선 사회적 상징으로 자리잡게됐다. 거의 모든 단체 운동경기가 그렇지만, 이 조정경기는 특히 그 구성원들의 조직력과 규율이 결정적이다. 거친 바람과 강물을 묵묵히, 그리고 일사분란하게 헤쳐 가는 젊은 엘리트들의 모습은 바로 영국사회가 지향하는, 규율을 바탕으로 한 합리적인 사회통제원리를 잘 보여준다. 두 대학과 국영 방송이 합작으로 만들어내는 그 장면들을 통해 사람들은 화려한 영국의 과거와 그 역사를 버텨주었던 원리를 되새기며 향수에 젖는다. 멋진 경기모습 뒤에는 역시 치열한 경쟁이 있다. 양 대학 모두 이 상징적인 행사에 과도하게 집착, 우수선수 선발과 양성에 막대한 재원을 투자하여 다른 종목의 아마추어 운동단체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시합 후 우승컵을 놓친 옥스포드의 어린 선수들이 울음을 터트리고 극단적으로 침울한 분위기를 보여줘, 이 경기의 취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의심하게 되었다. 조정경기는 남성적 힘의 상징으로, 사실 여성 부문의 조정경기도 벌어지지만 이는 거의 주목을 받지 못한다. 널리 알려져 있는 이 정기시합 외에도 사실 매년 양 대학 운동부 소속의 약 8백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하는 운동회 같은 행사가 있다. 1973년부터 시작된 이 행사는 두 학교의 지원으로 매년 경기종목이 추가되고 그 규모가 확대돼, 태권도나 육상, 체조 등을 포함한 18개 종목의 경기가 나흘간 펼쳐진다. 그렇다고 전 학교 차원에서 휴강하고 정체성을 확인하기 위해 응원을 가진 않는다. 조정경기가 포장된 제도화의 상징으로 작용한다면, 이 운동회는 아마추어 학생 선수들이 일년간 닦은 기량을 겨루고 즐기는 자리가 된다. 새삼스레 대학 첫해의 정기고연전 축구경기가 생각난다. 무수한 골들을 허용한 후, 종료직전 한 골을 더 보태자 한 학우가 경기장으로 뛰어 들어가 상대편으로 공을 몰고 가서 슛을 시도했다. 과도한 막걸리가 그의 용기를 북돋았겠지만, 그는 아마 ‘우리도 뛰고 싶다’고 말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 때처럼, ‘우의’나 ‘친선’같이 말이나마 고운 상대편 구호에 맞서, ‘필승·전승·압승’이라는 전투적 함성들이 올해의 정기‘전(戰)’ 분위기를 여전히 휘감고 있지는 않은지 멀리서나마 궁금해진다. ■강재호(영국 캠브리지 통신원) ** 고대신문 2001.9.17 ~~~~~~~~~~pkp~~~~~~~~~~~~~~~~~~~~~~~~~~~~~~~~~~~~~~~~~~~~~~~pkp~~~~~~~~~~~~ ^_^ 키즈의 아저씨 pkp palindrome ^L^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