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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taurus (Siegfried)
날 짜 (Date): 1999년 8월 26일 목요일 오전 11시 38분 06초
제 목(Title): [수필11] 혼자 사는 여자


혼자 사는 여자

허영자

사람들은 흔히 말하기를 남자가 여자를 데리고 산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오히려 
여자가 남자를 데리고 사는 것 같다.
남자는 여자에 비하여 정신력이나 육체가 더 강하고 외향적이며 사회 생활의 
주도권을 쥐고 있고 나아가 인류의 역사와 세계를 개척할 웅지를 품고 있음이 
사실이다. 세계의 지도를 고쳐 그리고 인간 생활의 대변혁을 시도하며 폭풍과 
파도를 헤쳐 돌진하는 담력과 용기와 의지를 지닌 이가 곧 남성이다.
 굵게 그어지는 남성의 생애 옆에 여성은 섬세하고 가느다란 선을 그어 나간다. 그 
선은 자칫 끊어질 듯 부드럽고 연하다. 원시의 여성 앞에 움츠린 작은 짐승인 양 
위태롭고 가련하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몰아쳐 오는 찬 바람 앞에 남성이 딱 
버티고 서서 여성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거이다. 그리고 여성은 우람한 
산악같은 남성의 품에서 비호받으며 따뜻한 온실 같은 가정 속에 안주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소위 순진가련형의 여성이 사랑스러운 여인으로 뽑히기도 
한다.
 요즘은 남녀 평등이라고 하여 이야기가 많이 달라졌지만 옛날 대가족 제도의 
엄격한 부가장제 아래에서는 남성은 절대군주적인 힘을 행사하기도 하였다. 
이론으로 부족하면 폭력을 휘둘러서라도 그 권위를 고수하였던 것이다.
 이런 남성들 앞에 여성은 순종하며 수동적으로 이끌리며 살아왔다.
그러나 그러한 시대에 있어서 조차도 여성이 남성을 데리고 살아왔다고 나는 
생각한다. 사실 그 시대에 있어서 사회 체제나 제반 규범 및 제도는 얼마나 많이 
남성 본위였는가. 남성들은 그들의 편을 드는 제도적, 관습적 비호책에 의하여 더 
많이 권위를 부여받고 뻐기며 살지나 않았던가.
 여성은 약하다. 눈물은 여성의 것이요, 슬픔은 여성의 것이다
인내는 여성의 숙면이며, 극기는 여성의 미덕이다.
 그러나 여성은 강하다. 따뜻한 태반속에 태아를 기르는 여성의 힘은 위대하며 
품안에 아기를 안고 젖을 물린 어머니의 모습은 거룩하다. 온 세상을 그 손아귀에 
움켜쥐는 남성이 자라는 터전은 저토록 부드럽고 조그마한 여성의 가슴과 두 손을 
통해서이다.
 여성의 모성애는 모든 것을 용서하고 표용한다. 어떤 사나움도 잠재우고 어떤 
죄도 소멸시킨다.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
 신이 천사를 불러 인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세가지를 가져오라고 일렀다.
천사는 세상에 내려와 두루 돌아본 결과 아침 이슬을 머금어 아리땁게 핀 꽃 
한송이와 때묻지 않는 어린이의 고운 웃음과 어머님의 사랑, 이 세가지를 가져 
가지고 하늘나라로 갔다. 신 앞에 이세가지 귀한 것을 내어 놓았을 때 애석하게도 
꽃은 이미 시들었고 어린이의 웃음은 때묻은 어른의 추파로 변해 있었으나, 오직 
더럽혀지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은 어머님의 사랑이더라는 것이다. 모성애의 
위대하을 역설한 이야기이다.
 유연한 것이 굳은 것을 이긴다 함은 남녀의 관계에도 적용된다.
여성은 바위를 안고 흐르는 물처럼 부드럽다. 한 방울씩 떨어지는 낙수가 마침내 
바위를 뚫어 내듯이 여성의 조그만 힘은 축적되어 요람을 흔드는 그 손이 마침내는 
세계를 흔들고 우주를 흔든다. 
아무리 강한 남성이라도 저 헌신적이고 변함 없으며 뜨거운 여인의 사랑 앞에 
무릎을 꿇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가령 여성을 약한 존재라 하더라도 그 나약함이 
남성을 이끄는 견인력이란다면 이는 역시 강한 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아무리 독선적인 남성이라도 그는 불가피하게 여성의 영향을 받게 된다. 더욱이 
그 여성이 어머니이거나 아내일 때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혼자 사는 여자는 남성이 데리고 살기에 못마땅한 것이 아니라 그 여자가 남성을 
데리고 살 능력이 없는 여자다.
 나의 이런 이야기에 분노를 느끼고 반기를 들 독신 여성 여러분이 혹 계실지 
모르나 만약 분노를 느낀다면 그런 자존 의식 자체가 벌써 헛점투성인 남성을 
용납할 능력이 없음을 입증하는 것이 될 것이다.
 혼자 사는 여자 중에는 미인도 있고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이도 있다. 피상적으로 
보건대 많은 남성으로부터 구애를 받으며 행복하게 살 듯 싶은 여자가 고독한 
생활을 하는 수도 있다. 
 그러나 흔들리는 허방다리같은 남성을 지탱하며 화목한 가정을 영위하는 이는 
나비나 꽃 같은 여자보다 큰 소나무같이 땅에 뿌리를 내린 여성이다. 아낌없이 
준다는 무상의 행위에 익숙하지 못한 여성은 끝내 홀로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혼자 사는 여자야! 혼자 사는 여자야! 껍질을 찢어라. 창공을 향햐여 나는 새가 
되거라. 또 언제나 돌아가고 싶은 고향이 되거라. 잃어버린 모성을 되찾고 
부드러움을 되찾고 부끄러움을 되찾아 참고 기다릴 줄 아는 여성이 되거라.
 아아, 그러면 그 때 이미 그대는 홀로 있지 않을 것이다.
 혼자 사는 여자는 무수히 상처를 입는다.
 스스로의 내부에서 생성되는 피해 의식 때문에 우선 괴롭고 그 두 번째는 타인의 
눈 때문에 시달림을 받는다. 
 혼자 사는 여자는 고독과 외로움에 길들지 않고는 안 된다. 쓸개처럼 쓰디쓴 
그것들을 맹물 마시듯이 꿀꺽꿀꺽 참아 내야만 한다.
 혼자 사는 여자는 도회지의 가로수와 흡사하다. 새가 날아와 깃들이지 않는 나무, 
석녀 같은 가로수다. 제 아무리 교태로운 몸짓을 해도 저 풋풋한 수풀 본래의 
윤기는 많이 가시고 메마른 포장 도로 가에 늘어서서 매연에 그을리고 있다.
 혼자 사는 여자는 홀로 선택하고결단하고 행한다. 오직 홀로라는 의식이 주는 
추위 때문에 몸을 떤다. 강한 피해 망상의 시달림을 받는다. 때문에 언제나 
배수진을 치  대결한다. 그리하여 점점 손댈 수 없는 여자, 굳은 빵처럼 딱딱한 
여자가 되어간다. 매사에 도전적이며 점점 고집 불통이 되어 가기 쉽다. 
신경질적이 되고 오해를 잘 하고 협동이나 공동 생활이 요구하는 윤활성을 잃어 
이상한 괴짜가 되고 만다.
 수양과 자기 극기에 의하여 어느만큼의 피해 의식을 극복하였다 하더라도 범의 
아가리같은 타인의 눈은 혼자 사는 여자를 조용히 놔두지 않는다.
 다른 경우에는 무심히 넘어갈 수 있는 일에서도 혼자 사는 여자의 일일때는 
세상의 눈길은 이상하게 번뜩인다. 
 혼자 사는 여자으 사생활은 항간의 이야깃감이 되고, 흡사 맛있는 먹이를 노리듯 
호기심 가득한 눈길이 호시탐탐 주시한다. 혼자 사는 여자는 심심한 좌석의 
입방아감으로 난타당한다. 
 혼자 사는 여자는 자칫 업신여김을 받고 가령 이성친구를 만나면 즉시 그 
아내되는 사람이나 혼자 살지 않는 많은 여성들의 공동의 적으로 낙인 된다. 
그리하여 저들의 질시와 경계와 투기와 증오를 피하여 다친 짐승처럼 떨며 
도망가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다른 사람에게는 용납되는 일이 혼자 사는 여자에게는 죄가 되는 일이 많다. 다른 
사람에게는 아량을 베풀고 선의를 보이다가도 혼자 사는 여자에게는 가혹한 처사를 
서슴지 앟ㄴ는 것이 통속의 관습이다. 하다 못해 일꾼에게 일을 시켜도 힘이 배나 
든다.
 여성이 혼자 산다는 것은 외투없이 겨울을 나는 것과 같으며, 무방비한 맨몸에 
따가운 여름 햇볕을 받아 온통 그을리는 것과 같다. 돌자갈이 가득 깔린 강파른 
밭을 무딘 호미로 매어 감과 흡사하다. 
 나는 어린 시절에 마을 어귀에 있는 동청을 보아 왔다. 그 집은 동네 사람들이 
모여 회의도 하고 마을 공동의 대소사가 논의 되는 집이었다. 초가집들이 많은 
마을에 그 집은 유독 번듯한 기와를 이고 근사하게 지어진 멋쟁이 집이었다.
 그러나 그 집은 항시 비어 있는 날이 많았고, 해질 무렵 다른 집에는 모두 불이 
켜져 다사로운 불빛이 흘러 나와도 동청은 어둠 속에 홀로 버려져 있었다. 
우두커니 적막에 싸여 있는 그 집을 볼 적 마다 어린 나는 알 수 없는 슬픔이 
치밀어 울고 싶곤 하였었다.
 혼자 사는 여자는 늘 목이 마르다. 혼자 사는 일이 얼마나 자유로우며 또 그 
자아를 실현할 수 있음이 얼마나 좋으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학분을 공부하고 
예술의 길에 정진하고 자기의 재능을 다른 가족이나 일상사에 구애받음 없이 
발휘시키는 데에는 혼자 사는 것이 훨씬 편하고 자유로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한정의 자유가 몰고 오는 공포를 우리는 알지 않는가.
 자유를 천부의 인간 권리로 알고 그의 온전한 성취를 위하여 피흘리며 투쟁해 
마지않는 인류가 엄격한 계율을 내세우는 단체에 가담을 한다든가 종교에 몰입하여 
금기 등으로 자기를 제약하는 행위는 무엇을 말하는가.
 많이 자유롭기 때문에 어떤 구속을 요구하는 목마름이 혼자 사는 여자에게는 
있다. 허무로 이끌리기 쉬운 자유의 포화를 절제하는 능력을 갖추기까지 혼자 사는 
여자는 무한한 아픔을 견뎌내지 않으면 안 된다.
 냉한 속을 뚫고 가는 언 얼굴처럼 그 여자는 춥다. 무슨 일에나 서투르며 
어눌하여 한 구석에 비켜 서 있다.
 밤마다 그 여자는 무기를 다듬고 투구를 고쳐 쓴다. 내일의 전쟁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마음 속에 우수의 비가 내리고 겁에 질려 떨고 있을 때에도 
여장군 잔다르클처럼 늠름한 기상을 갖추어 자기 과시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무수히 입은 전상을 스스로의 혀로 핥아 은밀히 치료할 줄 알아야 한다. 
 요컨대 여자가 울타리 노릇, 안방, 대청 역할을 모두 맡아 해내기란 쉽지가 않다. 
 그러므로 혼자 사는 여자는 그 속에 빛과 열과 발화 물질을 함께 지녀 스스로 
불을 일구어 타오르지 않으면 안된다. 비록 유성이 되어 흘러 사라지는 한이 
있더라도 그 선열한 섬광으로 밤하늘을 태우는 광휘로운 영광과 찬연한 죽음을 
스스로 감수하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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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이 많은 글이라고 전 개인적으로 생각이 되네요. 여러분은 어떠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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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서점에서 좋은 책을 찾았을 때의 느낌을 주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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