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KoreaUniv ] in KIDS 글 쓴 이(By): cupspace (가제트) 날 짜 (Date): 1999년 1월 23일 토요일 오전 12시 15분 58초 제 목(Title): [퍼온글] 눈빛에 대한 책임 눈빛에 대한 책임 여자라면 누구나 알겠지만, 여학생들은 거의 혼자서 다니지 않는다. 단짝 친구랑 둘이서 다니든 마음이 맞는 끼리끼리로 다니든, 교무실이든 매점이든 화장실이든, 그 어디든, 놀러가든 먹으러 가든 야단맞으러 가든, 그 무엇을 하러 가든, 볼일이 있는 친구 옆에 볼일도 없는 친구가 꼭 덤처럼 딸려있기 마련이다. 그러니 교무실에 불려온 학생 뒤에 부르지도 않은 다른 아이가 멀뚱멀뚱 서 있더라도, 여학교 경력이 있는 선생님은 '넌 왜 왔니?' 하고 묻지 않는다. 그건 그만큼 그냥 당연하고도 의례적인 그런 것이므로. 대학에 와서도 대개는 그런 습관이 계속된다. 그래서 밥 먹을 친구가 꼭 있어야 하고, 도서관에서 같이 공부할 친구가 꼭 있어야 하고, 동아리 룸이나 학과 룸에서 같이 놀 친구가 꼭 있어야 한다. 혼자서는 밥 먹기도 어색하고 공부하기도 어색하고 놀기도 어색한. 그러다 그러다, 취직이든 결혼이든 갈 길이 나뉘어지고, 드디어 혼자일 수밖에 없는 시간이 와버린다. 사회 동료도 있겠지만, 새로이 만난 친구도 있겠지만, 단짝 친구와 나누던 거리와는 다르다. 애인이 아닌 바에야 모든 일상을 늘 함께 하는 파트너는 더 이상 없다. 아니, 애인도 단짝과의 그 자잘한 낱낱을 나누지 못한다. 혼자서는 아무 것도 못하던, 아무 것도 안하던 아이가, 이제 드디어 혼자서 하기 시작한다. 쇼핑도 혼자 하고, 영화도 혼자 보고, 여행도 혼자 가고. 쭈삣쭈삣 처음에는 어색하기만 하지만 그런대로 잘 해나간다. 어떤 일들은 이제 혼자가 더 편하고 좋아지기까지 한다. 어른이 된다는 건 그렇게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는 것일지도. 하지만,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면서 혼자임에 익숙해지고, 만성적인 쓸쓸함에도 익숙해지게 된다. 결국 그 쓸쓸함이 저도 모르게 눈빛에 스며들어 버리고. 아무리 초롱초롱 씩씩하게 눈을 뜨고 있어도 어떤 사람들에게는 통하지않는다. 자신도 못보고 있던 어두움을, 쓸쓸함을 발견해서는 미안하게 만든다. 자신도 어쩔 수 없는 눈빛 저 혼자 그런 것일 뿐인데도. 나이 몇이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고 했더라? 나는 지금, 내 눈빛에 책임을 져야 하는 시간일까. ― 김성희, 『빨간약 사용설명서』 가운데서. 연대에 아는 친구가 퍼온 글을 읽었습니다. 쓸쓸해하는 표정이 눈에 떠오르더군요. 75년생이지만 96학번이라 그런 문제로 많이 힘든 표정이던데.... 그런거. 3수하고, 동기들한테는 언니 혹은 형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느끼던 것을 그녀도 느꼈을 겁니다. 그래서였을까... 아무튼 이 글을 읽고 왠일인지 어떤 느낌이 와닿습니다. 후후 여자의 심리 하나를 또 하나 알아버린 듯한 느낌도 들고.. 왜, 얼마전에, "타인에게 말걸기"(아.. 저자가 생각날듯 말듯....)에 나온 그런 여자들.... 그리고, 얼마전 한 친구와 다른 친구가 벌인 토론들에서 느낀점들.... 후후.. 오늘도 늦게 자게 되었군요.. --; 25살이란 것은 많지도 적지도 않은 나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