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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yungPookUniv ] in KIDS
글 쓴 이(By): ckkim (크레용신짱)
날 짜 (Date): 1995년01월04일(수) 23시29분10초 KST
제 목(Title): 작년 이맘때의 기념비적인 소개팅2...

아까 이야기 계속....

아가씨는 조금 오래 기다린 탓인지 얼굴이 퉁퉁 불어 있었다....후후....

놈은 뻔뻔스럼게도 옆에 앉으며 나의 약속시간 관념이 없음을 비토했고

난 멍청하게 허벌쭉 웃으면서...미안하다고 그래야 했다...아가씨는 

아니나 다를까...계대에 다니고 있고...놈은 알고보니..같은 공대에 다니는

놈인데...일렉스에서 베이스치는 녀석이었다...흠...히피같이 하고 다니는

이유가 있군....아뭏든 곧 놈은 떠나고 단둘이 앉아서 한편은 계면쩍고 

또 한편은 흥미진진한 본격적인 소개팅에 돌입했는데.....아가씨 왈..

"저 혹시 어디서 전에 저 보셨지 않으셨어요...?" 

"아뇨 전 첨 보는데요...?" "그래요...? 그런데 얼굴이 무척 낯익네요.."

"아는 사람과 많이 닮았겠죠..." "아뇨 어디선가 분명 본거 같아요..."

흠...이게 뭔 소리지...?  뭔가 조금 이상한 방향으로 얘기가 흘렀지만..

그건 곧 지나갔고...난 그래도 맘에 드는 아가씨 재밌게 만드느라 2시간

동안 온갖 재롱을 다 떨어야 했다.....

"저 전 조금있다가 약속이 있걸랑요...이만 나가봐야 할것 같으네요..."

"예..그러세요..." "나중에 다시 연락 드릴께요....전화번호좀 가르쳐 

주실래요..?" "예 여기 적어 드릴께요..."

흠...역시 메너있게 자기 이름까지 첨부해서 성냥곽 뒤에 적어주는데...

미팅 같은걸 많이 해본 솜씨였다... 사실 남자들 여자들이 첨에 자기 이름

소개해 줄때 거의 듣고 있지않고 흘리고 말거든.....대부분이 얼굴하고

목소리에 신경쓰느라 내용엔 신경쓰질 못하고...또 여자들도 처음엔 어색해서

대개가 다 낮은 목소리로 말하기 땜에.."예..?" "예..?"하고 다시 물어보기도 

그러니까....또 미팅 끝날때까지 이름 안 물어보는 남자도 있고....후후..


그러고 헤어지고 나서 난 상묵선생이 사주는 저녁 먹고...맥주 좀 마시다가

한 10시쯤 집에 들어오는데......우리 아파트 엘리베이터 타고 막 문을

닫으려는데 아가씨 하나가 헐레벌떡 뒤어와서 버튼을 누르는거다....문이 다시

스르륵 열리는데......앗 ...그 아가씨인거다.....이럴루가..


비디오를 빌렸는지....시커먼 비닐봉지 하나가 들려있고...집에서 뒹굴다가 

나왔는지...잠옷 비스무리한 체육복을 걸치고 있었는데...무엇보다 놀라운건..

그 아가씨 얼굴이었다....아니 화장 안하니 사람이 이렇게 달라보일수 있나..?

낮에 입고 왔었던 무스탕이 아니었다면 알아보지도 못할뻔 했다....아가씨 

입장에서야 스타일을 구겨도 한참 구긴거지....맨 얼굴에 옷도 엉망이었으니까..

그것도 그렇지만...어떻게 한 아파트에 사는 사람을 이렇게 모를수 있었을까..?

바로 위층에 사는 사람을....후후...전에 그집에서 한번 시끄럽게 쿵쿵거려서

아버님이 올라가셔서 대판 싸운 집이 있었는데 바로 그집이었다......

후후..그후로 친해지긴 해서 집에도 놀러가고 하긴 했는데....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웃음이 나온다......살다보면 현실이 지어낸 얘기보다 더 믿기지 않을

때도 있구나.....후후후... 이젠 다신 이딴짓 안해야지....



뭐 그렇게 끝나버린 쓰잘데 없는 이야기였는데...짧게 쓸걸...후회된다....

이렇게 읽어보니 꼭 lion89의 신변잡화같은 얘기잖아...흠...이딴 글은 

다시 안 써야지....1000번에 내가 눈이 멀은게야....

이젠 시그를 바꿔야지.....요것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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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날 사랑해줘...날 사랑해 준다면 이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을 너에게
선물할께....                        ....phantom of opera           신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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