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yungPookUniv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JinSoo) 날 짜 (Date): 1994년09월24일(토) 13시55분10초 KDT 제 목(Title): 웃자고..(하이텔로 부터) 전설따라 3000리... 왔다 갔다 6000리... 때는 1991년...... akiori의 얘기가 늘 그럴 수도 있듯이... 한 백수가 있었습니다. 이 백수에게는 칠칠맞은 동낙이라는 후배가 있었습니다. 동낙이 네 집은 백수네 집 바로 옆이었습니다. 백수는 컴퓨터에 굶주림을 참다 못해, 부모님에게 온갖 협박과 공갈과 위협과 타협과 재롱과 아부를 다 하여 급기야 컴퓨터를 장만했습니다. 386이 아니면 죽음 을 달라... 브가만이 내사랑... 모뎀은 필수다... 스케너는 선택이다... 센서가 아닌 마우스는 고양이 앞의 쥐다...등등 온갖 뻥을 다 쳐서 자신이 원하는 시스템을 구입하고야 말았습니다. 하드 디스크는 세계 최고의 탱크성 소음을 자랑하는 3성 40메가 하드였습니다. 이 백수는 자신의 컴퓨터를 이 세상 무엇보다도 사랑했습니다. 그런데, 백수와 동낙이는 단둘이서 자주 컴퓨터 통신을 하곤 했습 니다. 백수와 동낙이에게는 세계 최고 성능의 모뎀이 있었습니다. 2D나 2HD 디스켓 정도의 용량은 1초면 전송을 할 수 있었습니다. 마음만 굳게 먹으면 40메가나 80메가 정도도 1초에 전송을 할수있 는 막강한 모뎀이었습니다. 그들의 모뎀 이름은 HAND 모뎀이었 고, 그들만이 사용하는 통신 프로토콜은 손이었습니다. 통신 풀그림 으로는 "WINDOW"를 사용하였습니다. 백수가 창문을 열고 동낙이 에게 소리를 칩니다... "야~~~ 간다아...잘 받어!~~~" "잘 던지시어요!~~~" 휙!~~ "스트라이크!" 그들의 통신 방법으로 2D나 2HD같은 것은 순간이었습니다. 기분 내키면 박스째로 던졌고 날씨가 구질구질하면 하드를 던지기도 했 습니다. 어쩌다 광풍이 몰아치며 이 경규가 울부짖는 것 같은 늑 대 소리라도 들리는 날이면 화상 전송(성인용 비디오 테입)을 하기 도 했습니다. 그러나, 어느 통신 방법에나 에러가 있듯이, 그들의 방법에도 예 외없이 에러는 있었습니다. 통신인의 영원한 웬수인 BAD CRC가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백수가 던진 디스켓을 동낙이가 놓치기라도 하면 복날만을 기다리는 동낙이네 개 누렁이가 비호처럼 날아서 물 어 뜯어버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동낙이는 누렁이를 개패듯 팹 니다...(말이 좀 이상허다?) 요기를 때리다가 조기를 때리고, 기절 하면 깨워서 기절할 때까지 때렸습니다. 그리고는 솥을 꺼내다가 마당에서 괜히 물을 끓이며 누렁이에게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주었습니다. 동낙이는 누렁이가 물어 뜯어 구멍이 뻥뻥 뚫린 디스켓을 자신이 아끼는 오리지날 슈퍼 터보 XT에 넣고 급성 변비에 만성 설사와 악성 치질(일명 후장암)에 걸려 신음하는 환자를 치료하는 돌팔이 의사의 심정으로 NDD를 사용해 치료해보려고 무척이나 노력했습 니다. 어떤 때는 비오는 날, 과감하게 하드 디스크 전송을 하던중에 날 아가는 하드에 벼락이 쳐서 그야말로 번갯불에 하드를 구워먹어 본 적도 있습니다. 또한 그들은 불법 복사의 천재들이었습니다. 과거 8bit 시절의 카세트 테이프 게임을 복사하던 것을 시작으로 프로텍터가 걸려 복 사가 안되는 카세트 테이프는 더블데크에 넣고 복사해 버렸습니다. 시대가 변해 8bit에서 16bit로 컴퓨터 시장이 변화하자, 그들은 시대 의 흐름에 맞게 디스켓 복사가 주 업무가 되었습니다. 게임이나 유틸리티나 아무리 프로텍터를 걸어도 그들 손에 걸리면 그날로 프로텍터가 홀라당 벗겨져...(표현이 좀 이상한가?) 다른 표 현... 발라당 까져서 시중에 나돌게 되었습니다. 죽어도 복사가 안 되는 프로그램이나 T Lock을 걸어서 복사가 안되면 그들은 동네 복사가게에서 디스켓 그림이라도 복사해야 직성이 풀렸습니다. 그러던 그들은 어느날,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국내 최 고의 워드 프로세서의 제작자이며,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중추적 인 역할을 하고 있는 '옆에아 한글'의 제작자 이 찬질씨가 하도 프로그램이 팔리지 않아 지병인 '과민성 소화 불량 다발 재생 가능 옆구리 결림을 수반한 무좀'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무단 복사를 일삼던 동낙이와 백수는 뭔가 찔리는 것 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무단 복사를 중단하고 다년 간의 경험을 살려 소프트웨어 회사를 차렸습니다. 그리고, 회사 이름을 짓기에 몰두하였습니다. 이름을 짓는데는 석달 열흘이 걸렸습니다. 처음에는 "한메"나 "누리글", "보석글"식의 한국식 이름으로 지어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머리(머리보다는 돌에 가까 움)에서 좋은 이름이 나올 리 없었습니다. 기껏 생각해 낸다는게 " 새마을 소프트", "개나리 컴퓨터", "어기여차 컴퓨터", "골벵이 소프 트"과 같은 전원적인 냄새(=촌티)가 풀풀 풍기는 것들 이었습니다. 그들의 고등학교 국어 성적이 탄로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러다 가 결국은 회사의 이름은 아무래도 영어로 지어야 뭐가 있어 보인 다는 생각에 짧은 영어실력을 총동원하여 'D&B MicroResearch Software Ltd.'라고 지었습니다. 맨끝의 Ltd는 무슨 뜻인지도 모르 지만 다른 회사들이 그렇게 붙이길래 따라 붙였습니다. 그리고, 회사의 사훈도 지었습니다. 그 이름도 멋있게... "For the Pornopia!" 회사 주제가 - 사가(社歌)도 하나 정했습니다. 과거의 불법 카피만 하던 시절의 추억을 되살려 만화 영화 '모래요정 바람 돌이'의 주제가 1절로 정했습니다. 그들은 '스티븐 잡것'이나 '빌 게웠어'같은 훌륭한(사실 훌륭하다기 보담 돈이 많은) 프로그래머가 되기를 바랬습니다. 회사 설립 첫 사업으로 기존의 데이타 베이스 분야를 뒤집어놓을 한국형 데이타 베이스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 그로부터 1년이 지난 1992년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한국형 데이타 베이스가 완성되던 날, 그들은 서로가 서로를 부 둥켜 안고 울었습니다. 그간 몇일 밤을 새웠던가!!! 그들은 배가 고 플 때면 언제나 애용했던(아니, 애용할 수밖에 없었던) 삼양 라면의 공장장님께 감사드렸습니다. 이름하여 "콩나물 베이스!!!" 이 프로 그램 한가지면 우리나라의 모든 콩나물에 관한 자료를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가정에서 식구 1인당 하루 콩나물 섭취량과 칼로리와 구입비를 즉각 산출해 낼 수 있었으며, 전국의 콩나물 거래량과 산지 가격이 모뎀을 통하여 팍팍 들어왔으며 나아가서 GN콩(국민 총 콩나물 생산량)이나 NN콩(국민 순 콩나물 생산량)도 쉽게 산 출해낼 수 있는 막강한 기능을 가진 것이었습니다. 부록으로는 콩나물을 이용한 100가지 요리법이란 책을 주었습니다. 요리법은 다년간의 주방 경험이 있는 동낙이의 여자 친구인 소욘이가 썼습니 다. 그중 몇가지를 보면 "콩나물 밥", "콩나물 국", "콩나물 무침", "콩나물 튀김", "콩나물 조림"등 기본적 콩나물 요리와 "콩나물 잘 게 찢어 가로 썰어 무쳐 튀김"이나 "콩나물 구워 태워 볶아 삶아 갈아 산적", "콩나물 가로 썰다가 세로 썬 다음 요기 썰다가 조기 썰어 얼려 무침"같은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응용 콩나물 요리법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 콩나물 베이스가 히트치게 되면 "시금치 베이스", "미나리 베이스"등의 후속타도 계속 내놓을 생각이었습니 다. 그리고, 게임 프로그렘도 제작하였습니다. 항간에 유행하는 여자 옷을 홀랑 벗기는 음란성 포카 게임이 판을 치는 현실에서, 그들 은 오로지 건전한 게임만을 추구하겠다는 일념으로 게임 제작에 착 수하였습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끝내 '반만 벗기기 포카'나 '모자나 양말은 남겨두기 포카', 그리고 '홀랑 벗은 여자에게 옷 입혀주기 포카' 게임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그리고, Monkey Strip Poker라 는 원숭이 털뽑기 게임도 만들었습니다. 그들의 소프트웨어 제작은 거기에서 만족하고 그치지 않았습니 다. MicroSoft의 "WINDOWS Ver 3.1"이 짭짤하게 판매되는 것을 보자, 이에 자극을 받고 한국형 운영 체계 개발에도 착수 하였습 니다. 그리하여, "대문스 Ver 38.32"라는 운영 체계도 만들어 내었 습니다. 버젼은 무조건 높을수록 좋다는 생각에 무작정 높게 붙였 던 것이었습니다. 또, 표준말(서울말) 일색인 우리나라 소프트웨 어의 현실은 지방 사용자를 무시하고 있다는 판단 하에 각 도별 버젼인 "대문스 경상도 버젼", "대문스 강원도 버젼"하는 식으로 내놓았고, 이북 5도민을 위한 "대문스 이북 5도 통합 버젼"도 내놓 았습니다. 앞으로는 중국 교포들을 위한 "대문스 연변 버젼"도 내놓 을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이 만든 프로그램을 남들이 무단 복사할 것을 생 각하여 복사 방지 장치도 해놓았습니다. <--- (원래 제비족이 자 기 딸은 칼같이 관리한다는 말도 있듯이...) 그들이 만든 소프트웨어 에는 항상 에버락에다가 또 매뉴얼 프로텍터를 걸었습니다. 그것도 안심이 안되서 T Lock도 걸어 놓았고 프로그램의 시작마다 25자 리의 시리얼 넘버와 46자리의 자기 별명을 쳐넣고 사용자 지문 감 식과 음성 인식 장치 앞에서 "재즈 카페"를 나훈아 스타일로 한곡 불러야 프로그램이 실행되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경고 문안도 써넣었습니다. "돈 주고 산 프로그램, 밝은 사회 이룩한다." "너도 나도 돈 주고 사, 선진 조국 창조하자." "복사하면 죽여버릴껴!~" "무단 불법 복사로 인한 폭행 사고는 저희 D&B MicroResearch 에서 책임지지 않습니다." 동낙이와 백수는 자신들이 만든 프로그램을 가지고 용산 전자상 가를 찾아가 좌판을 벌여 놓고 프로그램 판매를 시작하였습니다. 자신들이 제작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의 가격은 제작시 노고를 감 안하고, 또한 '비싼 것이 잘 팔린다'라는 사회적 현실을 고려하여 엄청 비싸게 팔기로 했습니다. 콩나물 베이스는 184만원(부가세, 지방세, 수도세, 민방위세, 도로 교통 관리세는 별도)에, 그리고 대 문스는 354만원(집세, 전기세, 전화세, 근로 소득세, 양도 소득세는 별도)에 팔기로 정했습니다. 게임은 조금 싸게 해서 75만원에 팔기 로 했습니다. 동낙이의 꿈은 돈을 많이 벌어 사랑하는 소욘이에게 386 컴퓨터를 하나 사주는 것이었습니다. "소욘아, 이 오빠가 돈많이 벌어서 비단 구두 사줄깡?" "오빵... 비싼 비단 구두 말고 싸구려 386이나 하나 사줴... 돈 모자 라면 486도 괜찮아... 속도는 33-58 MHz 64Cache 정도면 아쉬운 대로 쓰겠고, 하드는 퀀텀이나 코너 것으로 100메가만 넘으면 되 용... 오토 파킹도 안되는 X게이트나 탱크 소리 나는 3성 하드 달 면 죽여 버릴껴... 글구, 모니터는 NEC 4D 나 5D정도면 되용..." "그려, 그려... 내가 그정도 못해주겠니? 껨보이두 사주께..." 동낙이는 소욘이의 소원을 들어주려고 소리 높여 물건을 팔았습니 다. "자아~~~, 싸요 싸! 뽀삐, 모나리자 고급 화장지이......가 아니고 국 내 최초의 콩나물 관리베이스가 단돈 184만원! 거기 애들은 가라! 가! 그리구, WINDOWS는 쨉이 안되는 무시무시한 기능의 대문스 가 단돈 354만원! 이 대문스로 말할것 같으면 총각이 써 봐아! 화장 실에서 변기가 깨져! 유부남이 써 봐아! 저녁 밥상이 틀려져! 자 ~~, 오세요... 오세요... 집안에 바퀴벌레가 많은 분, 머리에 비듬이 많은 분 오세요. 팔아, 팔아, 막 팔아!" 아! 그러나 하늘도 무심하시지... 사실 이게 팔리것습니까? 용산 전자 상가를 오가는 중고생이나 상가 사람들은 지나가며 한심한 눈 초리로 한마디씩 했습니다. "워매~~, 워째 저리도 맛이 간다냐?" "저런! 문지방에 염소 X 찡기는 소리 오래간만에 들어보는 구만..." "쯧쯧, 젊은 애들이 안됐구만..." "저게 웬 삼월이 양은 냄비 긁는 소리다냐?" 지나가던 어떤 할머니는 고쟁이 속에 비상금으로 넣어둔 꼬깃꼬 깃한 10원짜리 지폐 한 장을 주고 가시기도 했습니다. 그 날의 총 수입은 할머니가 주신 10원과 길에서 주웠던 100원짜리 동전이 전 부였습니다. 정말 그간 먹은 라면 값도 안나오는 황당한 일이었습 니다. 나중에는 학생용 아카데미 버젼으로 반값에 팔았으나 아무도 사지 않았습니다. "어이, 거기 학상... 이리 와봐..." "왜요?" "이거 엄청 좋은 프로그램인데 하나 사지 않을랴? 원래는 안 깎 아 주는 건데, 넌 머리가 짱구이고 콧구멍에서 콧물이 이쁘게 흘러 서 특별히 반값에 주께... 세금 별도로 92만원이걸랑? 하나 사주 라..." "저 돈 없어요..." "이봐... 학상... 말로 할 때 하나 사는게, 몸에 좋지 않겠어? 맞고 살래? 사고 맞을래? 사고 맞고 또 살래? 맞고 사고 또 맞을래? 응? 응? 응?" "근디요... 우리 삼촌이 인천 지방 대법원 수석 검사걸랑요? 그리 구, 이모부는 공수부대 훈련 교관이시구요... 당숙의 시조카는 델타 포스에서 기동타격대를 하고 계시구요... 외조부의 사돈의 오빠의 마누라의 동생은 뭘하는 지 모르구요... 우리 형은 지금 우주 방위 사령부에서 방위로 근무하고 있구요... 그리구, 지가 결정적으로 성이 노씨 걸랑요..." "잉? 이쿠... 이거 미안해서 어쩌나? 죄송해서 어쩌나?" "다음부터는 쬐께 조심해 주셨으면 쓰것네요..." 아아... D&B MicroResearch의 최후는 이렇게 끝나버렸습니다. 동 낙이는 집에서 비단 구두...가 아니고 비단 386 사가지고 온다고 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소욘이를 생각하니 눈물과 콧물이 앞을 가렸 습니다. 중간 중간 침도 흘렀습니다. 도저히, 이대로는 그냥 돌아갈수가 없었습니다. 동낙이에게는 지 금 386 컴퓨터가 무척이나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돈이 없었습니 다. 그래서 자신의 슈퍼 터보 XT를 386으로 개조하여 소욘이에게 가져다 줄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자신의 XT 보드에 386이 라고 매직으로 큼직하게 썼습니다. 그리고, 허큘레스 보드에 SUPER 오리지날 TARGA BOARD라고 썼습니다. 모뎀에다 는 115200bps GNP Classic 5라고 썼습니다. 대충 다 됐는데 모니 터와 케이스가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목숨을 걸고 안방의 칼라 TV 를 들고 나와서 연결했습니다. 케이스는 동네 구멍가게에서 농심 라면 박스를 하나 훔쳐다가 라면이라고 쓰인 곳을 벅벅 지우고 컴 퓨터라고 썼습니다. "자... 소욘아... 오빠가 너를 위해 386을 사왔다..." "엄머! 엄머! 이게 말로만 듣던 껨보이...가 아니고 386이군요... 근 데 모양이 어디서 많이 보던 거 같은데요?" "응... 이건 요즘 컴퓨터 모양이 너무 기계적이라고 해서, 농심 컴 퓨터에서 새로 나온 디자인이야... 모양이 꼭 따끈한 라면 국물을 연상케 하지 않니?" "정말 그러네요... 근데, 왜 모니터에 채널이 달려있어요?" "이 모니터는 새로 나온 모델인데... 컴퓨터를 오래 쓰다가 머리가 아플 때, 채널만 돌려주면 TV를 볼 수 있고, 비디오를 연결하면 너 좋아하는 '변강쇠' 씨리즈나 '애말부인', '재떨이 부인의 사랑' 과 같은 비디오도 볼수있구... 또, 스피커도 있잖니? 바로 요즘 유행 하는 멀티 미디어를 지향하는 모니터라고나 할까?" "엄머, 엄머... 바로 이 맛이야... 내 취향을 너무도 잘 알고 있군 요..." "거럼, 거럼..." 동낙이는 흐뭇했습니다. 그러나, 백수와 동낙이는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동낙이는 돈을 많이 벌어서 소욘이를 밍크로 김밥말이를 해주고 싶었습니다. 백수는 떼부자가 되어서 신 윤정과 결혼하고, 최 진실과 두집 살림을 하는 것이 꿈이었습니 다. 그리하여, 그들은 다시 일어났습니다. 한번 실수는 병가지 상사병 이라고... 역시 한국인의 자랑거리는 은근과 끈기이며, 어떠한 위급 한 일이 있더라도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동낙이와 백수... 그리고 밍크에 눈이 멀어 따라온 소욘이는 새사 업 구상을 하기로 했습니다. '참신한 아이디어는 화장실에서 떠오 른다.'는 진리를 알고 있는 백수의 주장하에, 그들은 조용한 화장실 을 찾아 헤메다가 결국 어느 조용한 퍼세식 화장실을 발견하고 들 어가서 셋이서 쪼그리고 앉아(앉아 쏴 자세) 생각에 잠겼습니다. 백수 : "으... 으... 음... 음..." 동낙 : "으으... 생각 나라...생각 나라..." 소욘 : "으... 으...... 냄새... 쥑인다... 참신한 아이디어 좋아하다가 실신하겠다..." ...잠시 침묵... 동낙 : "요새 인어 공주가 그렇게 인기라면서요?" 백수 : "근디? 영화 보구 싶냐?" 동낙 : "되게 이쁜가봐요? 그럼, 우리가 인어 공주를 인신매매... 아니 인어매매하면 어때요? 연안 부두로 잡으러 갈까요? 잡으면 어따 파나? 횟집에다 팔까요?" 백수 : "야! 임마!! 인어 공주같이 희귀한 것을 잡으면 일단 학계 에 보고를 하고, 신문사에도 알리고, 방송국에다가도 알리고, 63빌 딩 수족관에다가 전시도 해서 우리 어린이들의 꿈을 키워줘야지!!" 동낙 : "애들 꿈이 다 크면요?" 백수 : "그러면, 그 때는 인어 매운탕이 어떤 맛인지 감상해야지..." ...또 침묵... 동낙 : "앗! 그렇지! 또, 생각났다. 장사는 먹는 장사가 최고잖아 요? 포장마차 합시다!!!" 소욘 : "그래요, 그래! 내가 주방일 하께. 새로 개발한 '꼼장어 앞 발 가로 썰어 구워 말려 튀겨 삶음'하구 '멍게 뒷다리 오려 볶아 말아 밀어 갈아 꼬치'가 인기가 있을 꺼양!" 백수 : "그거 That`s good i...d......a...다!! 그리구, 칸막이두 해 놓구... 비디오두 틀어주구... 소욘이가 어우동쑈, 뱀쑈두 하구.. 와~~~, 손님 많겠다 !!" 동낙이는 잠시 하마가 발레하는 장면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동낙 : "그거 현실적으로 좀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작년에 소욘 이가 수영복 사달래서 수영복 가게에 갔더니, 거기 주인이 맞는 수 영복이 없다면서 텐트에 팔다리 들어갈 구멍을 뚫어주던데요... 그 리구 같이 실내수영장에 들어갔다가 물이 넘쳐서... 쫓겨났어요... 거기 수영장 아저씨가 주인 생활 20년에 실내 수영장에 파도치는 거 첨 본대요..." ...또다시 침묵... 동낙 : "아! 생각났다!!! 요새 양념 치킨 유행하잖아요?" 백수 : "근디?" 동낙 : "우리는 양념에 치킨을 발라 파는 거예요. 어때요?" 퍼어억!!!!!! 백수 : "업어치나 메치나 둘러치나 엎어치나!!!" 동낙 : "그럼 양념 군고구마는 어때요?" 백수 : "으잉? 그래!! 바로 그거다!!! 양념 군고구마! 바로 그거!!!" 소욘 : "그럼 인제 여기서 나가두 되어요?" 백수 : "그럼... 물론이지..." 세 사람은 동시에 문을 향해 튀었습니다. 화장실 문이 부서지며 세 사람은 마음껏 바깥 공기를 들여마셨습니다. 이 광경을 관광버 스 타고 서울 유람 온 시골 할마시들이 보았습니다. "서울에선 칙간 하나에 세 명씩 들어가남?" "아따! 서울엔 쪽 수가 많찮혀? 그럴수도 있재..." "허긴 그려... 요새 멀티 테스킹이 유행한다더니 X 싸는 것두 그렇 게 하나벼." 백수와 동낙이와 소욘이는 그렇게 다시 일어났습니다. 전국적으로 가장 넒은 판매망과 가장 많은 점포를 자랑하는 군고구마 업계에, 세 사람은 뛰어들기로 했습니다. 그들은 3년 이내에 대한민국 최 대의 군고구마 체인망을 구축하고 10년 내에 세계 최대의 군고구마 회사로 키울 계획을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회사 이름 짓기에 석달 열흘이 걸렸습니다. 이번에도 멋있게 영어로 지어보려고 했지만, 그 들의 영어 실력으로 '양념 군고구마'의 영문화 작업은 너무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어 500원!...이 아니고, 한글로 지었습니다. "고구마와 인생... 그리고 그 철학과 비평 (주) " 그들은 기존의 군고구마 단일 기종으로는 시장 개척에 한계가 있 다고 생각하여, 여러 가지 호환 기종을 고안해 냈습니다. 가격이 저 렴한 보급형으로는 양념 군고구마 XT를 내세웠고, 그 밖에 양념 군고구마 딜럭스, 양념 군고구마 SX, DX도 개발하였고, 양념 군고 구마 업그레이드 버젼도 개발하였습니다. 그리고, 여름용으로 개고 기 양념 군고구마와 군고구마 아이스바도 개발했으며, 발렌타인 데이에는 쵸코 양념 군고구마, White Day에는 사탕 발림 군고구마 를 판매할 계획도 세웠습니다. 또한, 어떤 땔감으로 구워야 최상의 맛을 내는지 연구하여, 그랜드 피아노와 스트라디 바리우스를 가로세로 10센치로 쪼갠 나무로 구 워야 최고의 맛을 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렇게 구운 군고 구마의 이름을 "슈퍼 신서틱 양념 군고구마 GOLD" 라고 지었습니 다. 그리고, 판매 신장에 엄청난 효과를 줄 광고도 제작하였습니 다. "양념 군고구마와 함께라면 고독마저도 감미롭다..." "식물성 섬유질 식품 양념 군고구마~~~ 아우! 저 이뻐요?" "우리 엄마는요... 군고구마도 많이 주시구요... 엄마 제말이 맞쪼?" "취미! 모터 싸이클. 으음... 여자? 여잔 모른다. 내가 아는 한 가지! 양념 군고구마!" "고구마는 여자예요, 호호호." "발렌타인 데이에는 쵸코 양념 군고구마로 사랑을 전하세요!~~" 그리고, 대외적 이미지 쇄신을 위해 고구마통도 새로운 디자인으 로 만들었습니다. 종래의 드럼통이 아닌 정화조통 스타일로 한번 에 대량의 군고구마가 구워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고구마 베이 스 프로그램으로 그날 그날의 가락동 시장의 고구마 거래량과 판매 량, 순이익, 재고 현황이 현장에서 단말기를 통해 즉각 파악되었 고, 프린트가 필요하면 음성 지원이 되는 Fuzzy Printer로 즉석에 서 뽑았습니다. (참고 : Fuzzy Printer는 백수의 "뽑아!"라는 한마디 에 모든 글자체와 그림과 심지어 글자를 거꾸로 쓰기도 하며, 유 지비는 종이값과 볼펜 값뿐임. 단점으로는 약 30dpi의 해상도라는 것, 그리고 동낙이가 고생이 많다는 것) 온 동네마다 "최 부람 싸인 판매!!", "NEW KIDS ON THE BLACK 특별 축하 공연!!", "MICHAEL JASON 내한 공연!!" 등등 온갖 뻥을 다 쳐서 포스 터를 붙였습니다. 그리고... 시판에 들어갔습니다. 시판 첫날 군고구마 판매대는 그야말로 인기인의 얼굴을 보려는 일부 몰지각한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취재하려는 각 방송국 기자들과 신문사 기자, 썬데이 서울 기자등 도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습니다. "네... 여기는 대대적인 광고 속에, 그야말로 아침 8시의 2호선 전 철속을 연상케 하고 있습니다. 한 시민을 모셔 이야기를 나눠 보겠 습니다... 네, KBS 방송국 최 기자입니다... 여기 오신 이유가 어떻 게 됩니까?" "흑... 흑흑... 오빠! 부람이 오빠 보러 왔어요... 오빠! 어디 계시나 요? 목마른 사슴이 물을 찾듯이 오빠 얼굴 한 번 보려고 왔어요... 우리 부람이 오빠 좀 찾아줘요... 흑흑..." "네, 이상 40대 중년의 주부와 이야기를 나눠 봤습니다." "MBC 박 기자입니다. 여기 오신 이유는 뭡니까?" "에이~~~~ 웃기지 마!! 이거 몰래 카메라지? 맞지? 맞지? 맞지?" 좌우당간 그날은 엄청 많은 사람들이 양념 군고구마 판매대를 찾 았습니다. 그리고, 엄청난 군고구마가 팔렸습니다. 드디어 그들은 성공했습니다. 동낙이는 그렇게도 갖고 싶어하던 죠이스틱을 샀으 며, 소욘이에게 엉터리 386이 아니라 진짜 오리지날 386 전용 보 안경을 선물했습니다. 백수는 신 윤정과 결혼하여 최 진실과 두집 살림한다는 꿈을 조금이라도 이루어보려고 신 윤정과 최 진실의 브로마이드를 수백장 사다가 자기방과 건넌방에 덕지덕지 붙여 두 방 살림을 시작했습니다. 그들의 사업은 번창 일로를 달렸습니다. 처음에 하나로 시작한 정 화조통이 어느덧 둘이 되고, 둘이 셋이 되고... 계속 늘어나서 나 중에는 각 골목마다 지점을 내서 서울의 곳곳에서 정화조통을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신문과 방송에 환경 오염과 사 회 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대서 특필 되면서 이들의 사업에 암울하 고 음산하며 써늘하고 칙칙한 먹구림자(먹구름+그림자)가 끼었습 니다. 기사의 내용은 "서울 시민 1인당 가스 생산량 세계 최고 수준!" "서울의 메탄가스 농도가 기준치의 3배 초과!" "서울 도심지에 황갈색 스모그 현상!!" "군고구마 땔감으로 그린벨트 훼손!!" "하루종일 화장실에 앉아 있는 기분이예요.(최 이루, 20대 가짜 대 학생)" "양념 군고구마를 먹고 잠을 자던 일가족 4명 질식사!" "시중의 방독면 품귀 현상!!" "야간 화재시에 골목마다 방치된 정화조통 때문에 소방차가 접근 을 못해 홀라당 타버리는 일이 속출!!!" 이 모든 것의 원인이 요즘 범국민적 인기의 양념 군고구마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서울시 측에서 행정적 조치를 취하게 되었습니다. 영업 중지!!! - 귀사의 제품이 서울 시민의 건강과 안녕을 위협하는 사회암적 인 존재로 판명되었습니다. 이에 서울시 측은 귀사의 제품인 양념 고구마 씨리즈의 제조및 판매, 대여를 금지하며 오락실, 다방등 공 공장소에서의 상영...이 아니고...... 좌우지간 팔지마!!! 냄새나!!! - 세 사람은 오광에, 고도리에, 멍텅에, 청홍단에, 쓰리고에, 피박으로 한번 대차게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길가다 뒤로 넘어졌는데, 뭔가 뒷통수가 뭉클함을 느끼는 순간의 황당함이라고나 할까요? 아아... "고구마와 인생 그리고 그 철학과 양념 (주)"도 그렇게 망 했습니다. 그들의 양념 군고구마 회사 간판이 내려지던 날, 하늘도 울고 땅도 울었습니다. 동네 개도 울고, 동네 목욕탕 주인 아저씨도 울었습니다. 근데 백수와 동낙이와 소욘이는 울지 않았습니다. 오히 려 동낙이는 엷은 미소까지 띄우는 것이었습니다. 백수 : "젠장, 한두번 망해보냐? 이젠 습관이 되어서 괜찮다.." 소욘 : "에구, 에구... 우린 안돼... 정말 안돼..." 동낙 : "히히, 고구마 사주라. 이히히히!!!" 불쌍한 동낙이... 맛이 가다니... 그러나, 자랑스러운 대한의 아들 딸인 세 사람은 오늘도 꿋꿋이 퍼세식 화장실을 찾아 나섰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