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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NU ] in KIDS
글 쓴 이(By): sobong (이런여자)
날 짜 (Date): 1998년 11월 14일 토요일 오전 12시 27분 07초
제 목(Title): IN CATACUMB




  여러분은 지금 지하 무덤에 들어와 계십니다.
  카타쿰 내부에서 "걸" "걸" 소리가 들리시지 않습니까?
  '젊을때 좀더 xx할껄..' '젊을때 좀 더 열심히 살걸'하는...
  신은 인간을 채찍으로 고문하지 않고 시간으로 고문한답니다.
  오늘 하루 행복하세요.


  ***


  북문에 있는 카타쿰은 내가 종종 자는 단골 가게다.
  주인 아저씨가 우리학교 89학번 선배님이라서 선배님 선배님 하면서
  잘 가곤 하는...
  오늘도 곱게 집에 가면 될것은 금요일이란 꾐에 빠져 가게에 들어가봤다.
  웬지 오늘은 그냥 집에 가서 그냥 자는 것이 좋겠단 예감이 드러맞는 날.
  치.나도 여자라고 그놈의 직감은 어쩜 그렇게 잘 드러맞나 그래.

  선배님 안녕하세요 하고 가게 문을 여는 순간,
  낯익은 얼굴 하나가 손을 치켜 들었다.
  이년 전에 언제나 내 곁에서 날 참 지겹게도 한다 여기던 그.
  노련미라곤 눈꼽 만큼도 찾아 보기 힘들어 참 지저분하게 결별을 고하게 했던 
  옛날 남자친구가 애인과 함께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학교앞 좋은 술집은 잘도 찾아다니는 특성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군.
  이년 전 겨울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던 듯하다.
  차이가 다면 그때 그 옆에 앉아 있던 사람은 나였고 날 물끄러미 관찰하던 
  여자가 나의 선배였단 것.
  그때 그 언니의 마음이 나처럼 묘했겠구나 하면서 한참을 나보다는 안 이쁜것
  만 같은 그 여자 얼굴을 바라봤다. 그리고 카타쿰 주인 아저씨한테 결국은 내가
  더 낫네 하는 말까지 받아내고서야 위로가 되는 그 심리란것이 우습기 짝이없다.

  당연히 그는 나이도 찼고 다른 여자도 만나야 하고 장가도 가야한다.
  언제나 옛 애인의 추억에 허덕이며 살아야 할 이유는 요만큼도 존재하지 않는다.
  나의 이성은 그걸 알면서 괜히 안볼수도 있고 못보면 더 나았을 장면 하나에
  괜히 심술을 부린다.
  그래서 위로받기 위해서 주인 아저씨와 다른날보다 더 명랑하게 농담을 하고
  어딘가에 전화를 해대고 상대편 전화기를 통세 "똥밟았다 생각해."라는 어울리지
  않는 충고도 듣는다.
  하지만 더 웃긴건 어느새 그 테이블에 가서 아무렇지도 않은듯 인사를 하는 
  내 모습이다.

  역시 계절이 계절이라 친하게 지내며 날 지지해주던 동기들이나 선배들이 모두들
  짜기나 한듯 연애를 한다. 그래서 괜히 연애를 하면 안될것만같은 난 잔뜩 
  심기가 불편해 하는가보다.
  괜히 잘 주무시는 엄마를 깨워 열심히 살아보겠단 다짐을 하다가 공부하는 애가
  술먹어서 이런다는 안먹어도 될 꾸중을 다 먹었다.
  난리다 난리.

  다음에 카타쿰에 갈땐, 절대로 혼자 알갈래.

  @포스팅 최다 수상자는 소봉이가 될 것만 같죠?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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