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U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KNU ] in KIDS
글 쓴 이(By): Param (  파람)
날 짜 (Date): 1997년11월04일(화) 00시52분15초 ROK
제 목(Title): 누구를 위한 검열인가..




정부의 검열이 도를 넘어서고 있는  느낌이다. 보도에서 드러나는
 바와 같이 정부는 이제 북한 사이트에 접속한 이들을 추적  
수사하겠다는 수준이다. 
 우리는 정부가 단 한사이트의 문제로  백만명 이상이 사용하는  
Geocities 전체의 접속을 차단했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 스스로 
경험해 보고 나서는 , 한국 정부가 다른 나라 어떤 정부도 하지 
못하는 일을 해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사용자 추적에까지  
나선다는 것은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용자 개개인까지 추적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한국 
정부의 탁월한 기술적 능력 탓인가?

 정부는 기본적인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 우리는 북한 사이트 
자체에 대해서는 왈가왈부할 수 없다. 그것은 이미  다른 현존
법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말하고  있는 문제는 
국제적인 미디어인 인터넷에 대한 정부의 무지를 탓하는 것이다.

 보도에서 드러난 바에 의하면, 북한은 선전용의 인터넷 사이트를 
계속 구축해 나갈  것임에 분명하다. 그리고 정부가  현존법에 의거, 
그러한 북한 사이트의  접근이 불가라고 판단,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차단, 검열해 나간다고 한다면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 

Geocities에서 보듯이 특정 인터넷 홈페이지 하나만을 차단한다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만약, 북한이 'www.홍길동.com' 이라는 사이트의 일부를 얻어 
홈페이지를  구축했다고 하자. 그렇게  되면 정부는  Geocities에서와 
마찬가지로 'www.홍길동.com' 전체를 막아버리게 될 것이고, 한국의  
모든 네티즌들에게는 또 어느 쪽인가가  막혀버리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일이 계속  진행된다면, 북한은 손해 보는 것이 없고,  
네티즌들만 '우물안 개구리'가 되는 꼴일 것이다.
 또 해외의 많은 검열  반대자들, 표현의 자유 옹호자들은 이념의 
문제와는 상관없이 그것이 검열이라는 이유만으로 북한의  사이트들을 
미러링(내용을 그대로 복사해다가 다른 사이트로 옮기는  것)하고 있다.  
그들은 또 어떻게 할 것인가?

 그렇다고 해서  북한에게 인터넷  사이트를 구축하지 말라고 요청한다
거나 세계의  모든 네티즌들에게 같은 요청을 한다는 것은 우스꽝스러운 
일이다.
 홈페이지 자체를 차단한다는 것은 또 그렇다고 치자. 인터넷 상의 
수많은 검색 엔진들은 어떠한가? 많은 검색  엔진을 통해, 문제가 될 
만한 키워드들로 검색을 하면 역시 문제가 될 만한 사이트들 몇 개 
찾아내는 것은 문제도 아닐 것이다. 국가보안법의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검색 엔진들은 불법이  아닌가? 언젠가 한국의 네티즌들은 모든 검색 
엔진을 사용하지 못하게 될 지도 모른다.
 이쯤되고   보면  한국의   인터넷은  말만 'internet'이지 실은 
그렇지 못하게 된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검열인가? 혹시  빈대잡자고 
초가삼간 다  태우는 우스꽝스러운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정부는 인터넷을 비롯한 PC 통신등의 뉴미디어들에 대해 좀더 장기적
이고 합리적인 계획을 가질 필요가 있다. 아니, 좀 더  명확히 말한다면 
정부가 어떤 '계획'을 가진다고 하는 말 자체가 불합리한 일일 것이다.





--------------------------------------
그리운이여/그대는/나를/기억하시나요
--------------------------------------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