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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NU ] in KIDS
글 쓴 이(By): artte (자유를위해�)
날 짜 (Date): 1996년09월09일(월) 13시48분47초 KDT
제 목(Title): [검열반대]가을 속으로 떠나는 연인




삐~삐~~
눌러보니 음성이 들어왔다.

누구일까...? 궁금한 마음에 전화기의 버튼을 눌렀다.

" 잘 있었니..나 수야. 오랜만에 연락하는구나.
  집에 전화하니 동생이 삐삐 번호 알려 주더구나.
  음..알고 있겠지만, 나 10월 3일에 결혼한다.
  그래서...
  내 번호 알지...연락해 줘~                  "


떨떠름한 표정으로 전화기 속에서 흘러 나오는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있었다.

그녀가 6년동안 사귀었던 과동기(균)는 지지난 겨울 굳은 표정으로 내게 말했었다.
" 아르떼야...어디 괜찮은 여자 있으면 소개 좀 시켜 줄래..."
그 친구 입에서 그런 말을 듣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다.
바로 수와 헤어지고 난 후 몇 개월 되지 않았을 때였다.


수와 균은 과커플로 1학년때부터 수가 졸업한 후 2년 가까이 잘 지냈었다.
그런 그녀가 갑자기 마음이 변했다.

무엇때문이었을까...난 알수 없었다.
나같은 단세포는 감히 짐작할수도 없는게 당연했지만,
우리 동기들은 하나 같이 그녀에게 싸늘한 시선을 주었다.


그만큼 그들은 우리가 믿었었고, 처음부터 수의 어머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그 관계를 지속했을 때는 그녀에게 그만한 확신이 있다고 믿었었다.

균은 착실하고 절대 배신하지 않을 충직한 성격의 소유자다.
그런 그가 실연의 아픔 조차도 전혀 내색하지 않았고,
나 또한 애써 모르는 척 해 왔었는데...그의 한마디는 충격이었다.


그저 난 
' 너 많이 아팠구나...  ' 라고 속으로 되뇌일뿐이었다.



무/책/임
내가 그녀에게 던지는 말은 다름 아닌 무책임이다.
자신의 행동에 대한 무책임...

그로인한 한 영혼의 도저히 치유되지 않을 상처...



이 가을..
예식장마다 북새통을 이루며 치러질 전쟁(?)을 생각하며
얼마나 많은 이들이 진정으로 사랑하며
서로에게 성실할 것을 맹세하며
진실한 마음으로 그 전쟁을 치를지 의문이다.


결혼하는 친구를 볼때마다 드는 의문이 있다.

" 넌 무엇때문에 그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니 옆의 사람과 생을 함께
  하려고 맹세했니....???  "




PS : 수의 결혼을 축복해 줘야겠지만 진심으로 그러하지 못함이 안타깝다.



한 사람을 완전히 이해하고 사랑하는 방법은, 그를 옆에서 볼줄 아는 눈을 갖는 
것이다. 거기에다가 약간의 상상력이 필요하다. 쉽게 말하면 마음의 눈을 갖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싶어 하는 눈, 그리하여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줄 
아는 눈을 갖는 것이다.                                     아르떼(art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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