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kyungPookUniv ] in KIDS 글 쓴 이(By): didi (윤 정 선) 날 짜 (Date): 1995년03월21일(화) 03시18분03초 KST 제 목(Title): 서른즈음에... 모처럼 노래를 들으러갔다. 털털하고 꾸밈없이 보여 항상 편안한 김광석... 내 앞에 30대 넥타이부대가 앉았는데... 내가 '서른즈음에'를 들으며 나는 서른에 뭘 하고 있을까..생각하다 아랠 내려다 보니..한 아저씨가 회한에 잠긴듯 그윽하게 무대를 바라보다가 고갤 떨구시더군... 그 모습이 너무 보기좋아서 흐뭇해 했는데... 이내 고개를 흔들며 주무시는 것이었다... 돈 아까워라...그 아저씨는 중간에 한 번 깨어나 옆에 앉은 사람에게 "집에 안 가?" 라고한 번 묻고 ,김광석이 30대의 새출발을 위해 만들었다는 '일어나'가 울려퍼지자 마자 정말 거짓말처럼 벌떡 일어나 나가버렸다.... 서른즈음이면...나도 김광석의 노래에 어떤 감흥도 받지 못하게 되는건 아닐까...그냥 탄력성있는 양심으로, 아님 무뎌진 가슴으로 그냥그냥 현실에 영합해 살 진 않을까... 언젠가 나이가 많이 드신분에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나이를 택할 수 있다면 어느 때로 돌아가고 싶으신지요? 그 분 하시는 말씀이 가고 싶은 나이는 없는데,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때가 있다고... 모든 것이 안개속에 가려있고 절벽위에 자기가 서 있는둣 했던 20대초반으로는 돌아가기 싫으시다고... 자기 눈 앞에 자기가 갈 길이 훤히 보이는 것을 저주했음에도 불구하고,길이 보이지 않음에 불안했던 나날들이 였다며.. 그럴까...? 그냥 지금 드는 생각은 서른이 되면 주위상황과 무관하게 질 지낼수도 있지 않을까... 안정이 되어있지 않을까...뭐 이런 생각.. 그 분이 저주하던 나이를 내가 살아가고 있는데... 요즘은... 봄이어서 그런가...흐드러지게 핀 목련을 보면 이유없이 뿌듯하다... 사람들이 다 바쁘듯이 나도 바쁘지만,사람들이랑 생활에 익숙해진다는 느낌이 좋다... 내일 쪽지시험있는데...자야지... 모두에게 환한 봄이 되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