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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yungPookUniv ] in KIDS
글 쓴 이(By): Ghost (콘돌과달마)
날 짜 (Date): 1995년02월21일(화) 02시26분56초 KST
제 목(Title): 밤에...


뭐가 우선이고 뭐가 뒤로해야 하는건지 모르고 살고 있는 요즘...

스피커에선 은은하게 마일즈 데이비스의 트럼펫 소리가 마음을 움직이고...

하늘에는 구름이 덮혀있는지 맑은 별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멀리 하늘나라 막내 공주님이 들어있다는 상아탑 꼭대기의 빨간 깜박이는 불빛...

히미하게 보이는 교동의 창가에 어리는 형광등 빛...

창밖으로 보이는 신천대로의 밝은 나트륨 가로등 불빛도 오늘은 아름답다.

밤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반짝이는 불빛들이라는게 느껴진다...

그래도 역시 밤의 매력은 조용한 어둠...그 속에 나...

어딘가에서 헤매이고 있어야 할것같은 이시간에 여기에 있는 나 자신...

예전에 내 모습이 진짜인지...지금의 내 모습이 진짜인지...

끝나버린 트럼펫 소리만 귓가에 맴돌고...

하나하나 식어가는 내 열정이 아쉬운 밤이다...잊지라도 말아야 할텐데...

과거의 모습이 이제는 혼돈되어 거짓같이 생각되고...

괴롭던 기억들이 왠지 희미한 웃음속에서 사라지는 내 자신을 볼 수 있는 이밤...

언젠가는 또다시 괴로워야 하는 것임을 알기에 웃음도 사라진다...

이밤엔 그 누군가 하찮은 말이라도 좋으니 내게 건네주었으면...

절망처럼 아름다운것이 없다는 한 유명한 소설가의 말귀가 느껴지지 않는것은...

아직 절망하지 않았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으며...

어제도 오늘도 또 내일도 ... 그저 이렇게 살아야지...그저...

그저 내가 할줄 아는 것은 이것밖에 없기에...

돌아갈 수 없는 강을 너무 많이 건너다 깨달은 심정이다...돌아가야 한다는걸...

새로이 시작한다는 것이 두렵기 보단 또다른 후회의 씨앗임을 알기에...

그래서 주저하는 것일까...

자기는 절대 젊은 날로 돌아가기 싫다는 한 노교수의 말...

그때의 그 뼈저린 갈등과 방황...그리고 지칠줄 모르는 욕망이 싫다는 그말...

그말이 왜 갑자기 떠오르는 것일까...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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