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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yungPookUniv ] in KIDS
글 쓴 이(By): hunt (강 상욱)
날 짜 (Date): 1995년02월12일(일) 17시27분12초 KST
제 목(Title): 날 좋아 하는 사람.


사람이 살면서 자기를 알아주고 따라주는 사람을 만나는게 얼마나

행운인지 절실히 느낄때가 과연 언제일까 하는 물음이 요즈음의

사색거리다. 길을 걷다가도 그 물음표에 답하고 다른 물음표를 스스로

달아보기도 하다가 가끔은 다른 사람들 눈에 멍청한 놈으로 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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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기도 하지만 아직은 그 의문을 떼어버리기엔 역부족인 지라 나의 비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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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나라 하게 노출되는 상황을 어쩔 수 없이 견디고 있다.

근자에 그런 사람을 한 명 만나게 되었다. 그렇다고 그가  객관적인 면에서

또한 내가 보는 관점에서 나 보다 못한 사람이 아니고 오히려 더 본받을 

사람임이 틀림이 없다는게 내가 생각해 본 결론의 하나다. 그는 무척이나 

겸손하고 남을 우선 생각하며 자상하다. 내가 여자라면 결혼 상대로 낙점

할 타잎.  후후... ( 난 gay 아님 더군다나 bi 도 아님 hetero임) 

그는 날 상당할 정도로 좋게 인식해서 적극적으로 만남을 약속하고 아주

바쁜 사람임에도 많은 시간을 나에게 할애하는 성의를 보일뿐 아니라 
 
자신의 많은 부분을 나에개 보임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

나 자신도 그가 좋다. 

하지만 난 내가 결코 그가 생각 하는 수준의 사람이 아니기에 그와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게 두렵고 만나서 대화하는 중에라도 혹 실수 할까

혹 그가 날 보는 느낌 이하의 말을 내 뱉을까 하는 긴장감이 항상 엄습해온다.

그가 무척 예리한 만큼 난 더 긴장된다. 의문은 과연 그 사람이 사실 그대로의

나로 인지하고 있느냐 아니냐는 것이다.

오늘도 그의 저녁 약속 제안을 조심스레 고사하곤 머리속은 똑같은 질문으로

가득채우며 집으로 돌아왔다. 난 아주 큰 행운을 잡았음에도 큰 기쁨을 

저 깊숙히 애써 감추려는 요즈음의 나 자신에 대해 무척 실망한다. 역시 

지금 나이에 새 사람을 사귄다는게 얼마나 힘든지 실감한다. 무척이나 머리를

굴리는 또 그걸 거부할 수 없는 내 나이에 서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는 

시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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