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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IST ] in KIDS
글 쓴 이(By): juyoon (윤 정운)
날 짜 (Date): 1993년09월06일(월) 12시41분31초 KST
제 목(Title): Re: 과학원 아이들.... 우리 엄마


저는 그 책을 안 읽었지만 
많은 분들의 평을 읽고 듣고 한 결과로 
대강은 내용을 알 것 같아 감히 한 마디 하고 싶군요.

일단 과기원 박사 3년차 이상, 그러니까
홍릉에서 석사 과정에 입학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책의 내용에 공감한다는 것에 비추어
다른 건 다 빼고라도 홍릉 시절의 우리 모습을 
잘 그려내고 있다는 건 인정해야겠습니다.

'잘 안 씻고, 술 잘 먹고, 여자 생각 많이 하는(또는 여자 생각만 하는)'
원생들이 대부분이었다고 저도 기억합니다. 
이런 남자에게 딸을 시집 보내고 싶겠느냐고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지만
그게 사실입니다. 내가 생각건대 단지 과학원 뿐 아니라
집에서 떠나 살고 있는 대부분의 젊은 남자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지금 대덕에 살고 있는 과학원생들은 그렇지 않은가 보죠?
제 생각에는 마찬가진데 말이죠.
'술'은 좀 덜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그것도 여기뿐만 아니라 전 대학, 전 사회적으로
술먹는 추세가 점점 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여자들이 결혼하고 나서 한두달새 남편과 가장 많이 싸우는 일이
뭔지 아십니까?
바로 속옷 자주 안 갈아입는 것, 목욕 자주 안 하는 것, 
집안을 한도 끝도 없이 어지르는 것, 밥 지저분하게 먹는 것,
욕실을 지저분하게 쓰는 것 등입니다. 
그리고 젊디 젊은 남자들이 수북이 모인데서
여자 얘기 많고 여자 생각 많은 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죠.

많은 사람들이 지금의 생활과 너무 다른 생활을 그려 놓고
'과학원' 어쩌고 제목을 붙여놓았다고 열받고 계신 것 같은데요,
또 거기에 대해 공식, 비공식적으로 항의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요, 정말 쪼잔하단 생각이 드는군요.
이 문열이 '젊은 날의 초상'이나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에서 그린 
서울대의 모습에 서울대생들이 뭐라고 떠든 적이 있던가요?
김 신이 '대학 별곡'에서 그린 자기 학교 모습에 대해
그 학교 학생들이 뭐라 그런 적 있던가요?
다 우리 선배들의 모습이려니, 그 시절에는 그랬겠거니, 
그것도 아니면 그 작가는 그렇게 살았겠거니 하는 겁니다. 

소설은 소설로 넘기고 대범하게 바라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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