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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Antares (최 석 봉)
날 짜 (Date): 1993년06월19일(토) 17시11분16초 KST
제 목(Title): 과기대 싸이코론.

과기대학생의 특징을 한마디로 말하라고하면 어떤 단어들이 떠오를까?

술먹고 부르는 노래에도 있지만,
어디는 어용이고 어디는 제비이고 어디는 식모이고..., 그런데 과기대는 뭐지...?

물론 그 사회안에 들어있으면서 그 사회를 진단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그래도 자주 과기대생의 특징으로 거론되는 것이 있다.
바로 싸이코틱하다는 것이다.

87년도인가, 암튼 내가 대학들어오기전에 조사했을때 조금 높게 나오기도했다는데,
어찌되었든지간에, 싸이코다라는 말을 들었을때 어떤 생각이 드는가.
기분이 나쁜지.., 좋은지.., 무덤덤한지..?

싸이코틱하다..는 말 자체가 외국어이고
우리나라말로서 확고히 정착이 되어있지않았다는 느낌이 있어서
싸이코틱하다라고 한마디로 말한다면 듣는 사람마다 조금은 다르게 전해질 것이다.
예전에 싸이코드라마라는 TV프로도 있었듯이 싸이코라는 것은
어찌들으면 정신병자를 의미할 수도 있다.
과기대학생들이 그렇게 모두 정신질환을 앓고있는 병자라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듣는 이에 따라서 그러한 어감을 느낄 수있다는 것까지 배제할 수는 없다.
그렇게까지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하더라도
싸이코틱하다..라고한다면,
최소한 어딘가 정신적으로 정상이 아닌...,
남들과 어딘가 다른 생각/사고방식/판단기준을 가졌다는 의미는 되리라.

남들과 다른 생각을한다.., 이것은 결코 나쁘다고만 할 것은 아니다.
차라리, 그런의미만으로 과기대생을 싸이코라고 부르는 것이라면 좋다.
하지만, 그렇기때문에 정상이 아니라고 한다면 벌써 기분나뻐지고만다.

그렇다면 정상이 아니라는데 그 정상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세상에 확고한 진리가 있고 반드시 따라가야할 사고방식이 있어서
그것을 정상이라고하는가? 
그런 것이 존재하는가?
물론 그렇지는 않다.
정상이라는는 의미는 이미 절대적인 어떠한 기준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상대적인- 대다수의 사람들이 생각이 정상이라는 강력한 의미이다.

그렇다면, 남들이 생각하는 것을 따라가는 것이 반드시 옳은가,
그렇지 않다.
어찌 남들과 똑같이 섞여서 그렁저렁 살아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할수있는가.
남들보다 앞서서 생각의 단계를 뛰어넘어야 더 나은 일을 할 수있지 않은지.

남들보다 앞서서...?
어디가 앞이고 어디가 뒤인지 미리 아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앞서건 뒤지건 기본적으로 그런 생각들은 남들과 다른 생각이다.
남들보다 앞선 생각은 어쩔 수 없이 남들과 달라야한다.
혹시 나중에 쓸데없는 일로 밝혀질지라도..,
그런 의미에서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한다는 것은 찬성한다.

이제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한다는 것에는 긍정적인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아직 정상이 아니라는 것에는 조금 찝찔한 맛이 있다.

여기서 정상이라는 이야기는 세상에 만연되어었는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다.
즉, 우리가 우리의 생각에 사로잡혀서 사회와 대화를 이루지못하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소화하지못한다면,
결국 우리는 그저 병자라는 의미의 싸이코로서 뒤쳐지게될 것이다.

누군가 학문과 역사에 대단한 기여를 했다고하더라도
그 사람이 남들이 누리는 행복과 평범한 삶은 가지지 못했다면
우리는 그사람을 존경하고 존중하는 이면에 동정하기도한다.
바로 그런 것이 아닌지,
우리들이 과기대에 들어와서
24시간동안 학과 공부에만 시달리고
남들이 다들 한번쯤은 읽어보는 관심있어하는 분야에 대해서는 소홀히 한다면
그것이 바로 정상이 아닌 편협된 삶을 사는 것이 아닌지.

우리는 무언가에 몰두하자면 누구의 간섭과 방해도 안받고
며칠이고 몰두할 수있는 환경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환경 속에서 너무 사회-현실과 동똘어져버린다면,
결국 우리들은 남들이 이해할 수 없는 정신의 소유자로서의 병자 취급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남들이 할 수없는 획기적인 생각...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그런 것에만 매달려서 너무 동떨어져버리면 그것도 문제인 것이다.
이 세상에서 일반적으로 벌어지는 모는 것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또한 우리가 하고 싶어하는 다른 일에 대하여 몰두할 수도 있다면
그것이 우리에게 가장 올바른/나은 일이 아닌지.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번쯤은 생각해보아야할 일이다.

같은 과 학생끼리, 아니 과기대생끼리 모여서 이야기를 하면,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려면 한참 걸리는 어려운 이야기도
단 한마디로 서로의 뜻을 전달할 수있는 
과기대생들(어찌보면 다른 대학 이공대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언어들이 있다.
이것은 분명히 장점이 될 수있다.
이러한 장점을 단점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

우리의 언어로만 표현할 줄밖에 모른다면 그것은 단점일 것이다.
남들의 생각/표현/행동을 모두 이해하고(최소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우리의 것과 비교하여 더 낳은 것으로 택한다면 
누가 우리를 싸이코라고 손가락질 할 수있겠는가.

괴짜라는 말이 있다.
나는 과기대라고하면 떠오르는 첫번째 단어가 괴짜였으면한다.
남들보다 어느 모로나 뒤떨어지지는 않고
남들이 생각못한 것을 생각해내어 남들을 놀래킬 수 있는 괴짜이였으면 한다.




       --- 에휴~~ 표현하기가 너무 어렵네요. 한번쯤 쓰고 싶던 주제이기는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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