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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vandam (박 현 상)
날 짜 (Date): 1993년04월12일(월) 23시59분45초 KST
제 목(Title): 책을 사랑하지 않는 이에게

언제나 계획없는 불규칙한 생활의 패턴으로 인해서

항상 미래없이 현실을 바쁘게만 여기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런 암담한 시간의 무덤을 빠져나오려면 어떤 방법들이 

가능한가.....

많은 해답이 가능하겠지만, 난 책을 읽는 시간을 통해

현실이 주는 '현실'을 책이 주는 '현실'로 몰입함으로써

잊게 한다.

그러한 존재로서의 책은 돈 몇천원의 산술적 가치로 논하기에는 

지나치게  부적절한 면이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최근에 어떤 몰상식한 몇명으로 인해 기분이 상한 일이 있다.

한 친구가 내게 "한 번만 읽고 말 소설 같은 것을 뭣하러 돈내고

사서 보냐?'라고 물었다. 순간적으로 할 말을 잃었다. 너무 어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대신 "너는 소설을 읽어 본 적이 있냐?"라고 반문을 했다. 

그의 대답은 No였다. 그런 이에게 나의 반론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자신의 알지 못하는 사실에 대해서 몰상식한 결론을 내리고 있는 그에게....

크리스챤인 그는 무신자의 기독교 비난은 열을 내면서 반박하고 나설것이다.

하지만, 그 역시 평범하고 단순하 아메바같은 인간일 뿐이다. 나와 같은.

또 다른 후배는 돈을 지불하고 살 만한 책인가 그렇지 않을 가를 구분하지 못한다.

내가 가진 성에 관한 논의를 다룬 책을 재미있어 하면서도 사는 일은 주저한다. 

살 가치가 없다는 이유로. 사실 그가 구입한 책은 최근 일년간 나의 반의반도 

되지 않으면서. 돈을 아끼려 든다. 그런 사람은 책을 읽을 자격이 없다. 

그러면서도 남의 책을 읽는 것만을 즐긴다면 도둑놈이랑 다른 것이 

하나도 없다.

난 남의 책을 볼 때마다, 떳떳하지 못한 일을 한다는 생각이 든다. 

상대가 추천한 책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그래서 책을 교환해서 읽는 것을 환영한다.

지난 주말에는 A.C.클라크의 '2001년 스페이스 오딧세이'를 읽었고

오늘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와 '18센티 여행'이라는 책을 

구입했다. 빨리 집에 가서 책이나 읽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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