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AIST ] in KIDS 글 쓴 이(By): Gatsbi (뇌짱) 날 짜 (Date): 2005년 8월 20일 토요일 오후 09시 48분 26초 제 목(Title): [p]돈 맛 아는 공돌이 daum 게시판에서 긁어옵니다. http://tinyurl.com/8o6kg 귀여운은자씨 : 돈 맛을 아는 공돌이들이 더 무섭다.. [216] 21213 | 2005-08-18 추천 : 39 | 조회 : 78543 | 스크랩 : 1 얼마나 오래 전부터 사용되어 온 용어인지는 모르겠지만, 공대 학생들을 ‘공돌이’라고 부르며,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무식한 공돌이’라고 부르던 시절이 있었다. (사실 이 자체가 사람을 상당히 비하하는 뉘앙스를 담고 있어서 지금은 학생들이 사용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현재 벤처업계에서 주축인 사람들과 공대교수 나이쯤 되는 사람들은 이 말을 들으면서 학교를 다닌 사람들이라 그 사람들을 지칭하는 데에는 딱 맞는 말이다.) 나 자신은 대학에서 상과계열을 전공했고, 그 시절에는 흔히 그랬듯이 금융회사에 취직하여 금융기관 간의 업무만을 담당하다 보니, 지겨운 IMF 사태를 맞은 것만 빼고는 그리 힘든 직장생활을 하지는 않았다. 다만, 원래 쫀쫀한 성격이라서 아무래도 투자 마인드가 필요한 금융업에 맞지 않는 지라, 대략 사표를 내고 중소/벤처업계를 떠돈 지가 제법 오래되었다. 그러다 보니, 금융회사에 근무할 때에는 알지 못했던 많은 것을 경험하게 되는데, 결론은 ‘공돌이가 돈 맛을 들이니까 더 무섭다’는 것이다. IMF 사태 이후, 서민들의 경기는 나아지지 않고 빈부격차만 더욱 심해지고 있지만, 그래도 일인당 국민소득 이만 달러를 노린다는 우리나라에는 확실히 돈이 많다. 그 돈이 생산적인 방향으로 제대로 안 흐르고 부동산 투기 같은 곳에 돈 지랄한다고 돌아다녀서 실질적인 경제력이 그 위력을 발휘하지 못해서 그렇지, 아무래도 돈이 많은 것만은 확실하다. IT 회사/바이오회사에 돈을 대는 수많은 창투사들을 보아도 그렇고, BK21 사업이다 뭐다 해서 교수들에게 뭉칫돈을 가져 다 주는 정부를 봐도 그렇다. 최근에 다시 활황 장세를 보이고 있는 코스닥 시장은 이미 몇 년 전에 엄청난 위력을 선보인 바 있다. 그 결과, 숱한 벤처 갑부들이 나타나고 사라지고 했다. 몇 년이 지난 이 시점에도 바뀌지 않는 행태가 하나 있는데, 그것은 상당수 벤처 설립자들의 돈 지랄이다. 그들 대부분은, 학교 다닐 때 공대 교수 밑에서 기껏 기초생활비 수준의 돈을 받으면서 뺑이 치는 생활을 하던 사람들이었는데, 졸업 한지 불과 7-8년 이내에 자기의 회사가 최소 수십억의 돈을 가지게 되니까 정신을 못 차리는 거다. 미등록 기업들도 마찬가지이다. 자기 돈은 일부이고, 창투자금이나 CBO 자금 받아서 흥청망청 써 댄다. (CBO 투자의 결과는 정말 엄격한 감사를 해야 한다. 그 돈을 2년간 기업운영에 사용하지 않고 흥청망청 써 댄 CEO들은 모조리 잡아들여야 한다.) 왜 역삼동 테헤란로 뒤에 그 많은 룸살롱들이 성업 중이겠는가? 더구나, 대부분의 대기업이 접대비 50만원 규정 때문에 임원들의 룸살롱 출입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는 상황임에 불구하고, 그런데도 테헤란로의 불야성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다. 그들은 우스개 소리로 이야기한다. 자기네들이 돈을 아가씨들에게 풀어야, 소비성향이 높기로 유명한 그 기집애들이 낮에 명품 사고 뭐 하고 하여 몽땅 다 소비하게 되니까, 결국 국내경기 활성화에 이바지 한다고. 게다가, 회사 돈 빼 먹는 인간들 상당히 많다. 코스닥시장에서 돈 빼먹는 사건이 종종 일어나서 시장에 찬물을 끼얹기도 하는데, 미등록 기업에서도 부지기수이다. 창투를 하는 여러 선배들도 감시가 약간만 소홀하면 온갖 방법으로 돈 빼먹은 공대 기업주 놈들 때문에 돌겠다고 한다. 순진한 줄 알았던 이 놈의 공돌이들이 언제부터 그런 야비한 짓을 잘 하게 되었는지 참 돌겠다는 것인데, 그것은 없는 살림에 큰 돈이 들어가서 사람이 변한 것일 뿐이다. 그런데, 회사 돈 빼먹은 것은 도둑질과 똑같은데도 회사 돈 빼먹은 인간들이 치르는 대가가 너무 약하다. 그러니까, 계속 반복되는 것이겠지만.. 조금 다른 이야기이지만, 벤처를 하는 공돌이의 수준을 보여주는 일화가 있다. 한때 벤처의 선두에 있던 메디슨 이 모 사장의 일화인데, 부도 후의 인터뷰가 걸작이다. 회사의 부도 후 심경에 대한 인터뷰에서 아쉬움을 이야기하라고 하자, 재무 구조에 안 맞는 무리한 확장을 했다든지 또는 시장을 오판하여 사업이 기대만큼 실적을 거두지 못했으니 그런 실수를 거울삼아 재기하겠다 라는 정도의 답변이 나올 줄 알았다. 그러나, 그의 답변은 가관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금융기관의 대출을 더 많이 받았어야 했다. 빚이 크면 금융기관이 그 피해를 우려해서 쉽게 부도라는 결정을 못 했을 것인데, 빚의 규모가 작다 보니 금융기관들이 부도라는 결정을 쉽게 한 거다.’이게 우리나라 선도적인 벤처기업 CEO의 의식수준의 일면이다. 최근 공대 교수들에게 들어가는 돈들도 가관이다. 내가 학교에 다닐 때에는 친구들이 실험기자재 만든다고 청계천에 가는 일이 종종 있었다. 프로젝트 총비용이 턱없어서 그 돈으로 기계를 사기가 어려우니 석사과정의 학생들이 직접 만든다는 것이었다. 위험하지 않냐고 하니까, 돈 좀 아껴야지 하면서 결국 다 만들고 난 후 뿌듯해 하던 녀석들이 생각난다. 그런데, 요즘은 BK 21이다 뭐다 하면서 학교에 엄청난 돈이 뿌려지고 있다. 단적으로,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연구비 천만원 수준의 프로젝트를 민간기업에서 받던 교수가, 그것과 거의 유사한 프로젝트를 수 억에 따서 일을 한다. 이 경우, 그 돈에 대한 개념이 생기겠는가. 게다가, 교수들끼리는 프로젝트를 고액으로 따내는 것이 무슨 능력인양 평가되고, 어지간한 S대 공대 교수들은 수억, 수십억의 프로젝트를 끼고 산다. 더 웃긴 건, 당장에 자기가 명확히 할 프로젝트에 대한 아이디어가 없는 상황에서도 일단 제안서를 대충 만들어 수 억원이나 되는 돈을 따 내고 본다는 것이다. 안 그래도 돈에 대한 개념이 없는 인간들이, 천만원 단위로 꾸리던 살림을 수 억원, 수 십억원으로 꾸려 나간다면 그게 제대로 될 리가 있겠는가. (요즘은 황우석 교수 열풍으로 이에 편승한 생명과학 계열의 무개념도 끝내준다고 한다. 앞서나가는 사람이 있으니 예산은 자꾸만 내려오고, 이게 다 눈먼 돈이다 보니 나 아니면 저 녀석이 먹는다는 심보가 판을 친다고 한다.) 최근 고대와 서울대 등 공대교수가 횡령 혐의로 구속되는 사건이 여럿 있었다. 이에 대한 벤처 기업인들의 반응은 실로 실망적이다. ‘아, 그 사람, 참 좋은 사람인데. 실력도 있고.. 게다가, 그 돈으로 대학원생들 생활비도 대고 그랬다는데..’ 이런... 대한민국 검사가 미친 놈들인가. 비록 정상적인 자금 처리는 아니라 하더라도 연구비로 학생들 뒷바라지 했다면 그 교수를 구속시키겠는가.. 수 억원 이상을 횡령했으면서도 그 중 10%도 학생들 뒷바라지에는 들어가지 않고, 대부분 개인적으로 착복했으니 구속까지 당하는 것 아닌가. 게다가, 학생들을 협박해서 은폐시도까지 했지 않은가! 이러한 반응은 이기적 ‘패거리주의’이다. 물론, 개인적으로야 나쁜 인간이 아닐 수도 있으나, 남의 돈을 도둑질 했으니 당연히 벌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말이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사람은 변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뭐든 시작할 때 순수하게 가지는 초심이라는 것이 있고, 개인의 기본적인 도덕심이라는 것이 있게 마련이다. 사업을 열심히 하려는 벤처기업 공돌이와 학생을 열심히 가르치려는 공돌이들이여.. 회사 돈과 연구비는 당신네들 개인 돈이 아니오. 그리고, 하늘이 당신네들에게 재능을 주었으면 세상을 위해 사용하시오. 그 재능을 도둑질에 열심히 사용하지 마시고... ^^^^^^^^^^^^^^^^^^^^^^^^^^^^^^^^^^^^^^^^^^^#####^^^^^^^^^^^^^^^^^^^^^^^^^^^^^^ ^ 진리는 단순하고 진실은 소박하다. |.-o| ^ ㄴ[ L ]ㄱ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