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AIST ] in KIDS 글 쓴 이(By): Gatsbi (뇌짱) 날 짜 (Date): 2005년 4월 25일 월요일 오전 11시 22분 30초 제 목(Title): 어느 벤처기업인의 눈물 http://www.hani.co.kr/section-001000000/2005/04/001000000200504241755016.html 어느 벤처기업인의 눈물 30대 후반의 이아무개씨는 몇년 전만 해도 벤처 성공신화를 꿈꿨던 유망 기술벤처의 대표였다. 하지만 지금은 매달 천만원이 넘는 은행이자를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딱한 처지에 몰려 있다. 그와 같이 일하던 60여명의 직원들은 이미 일자리를 잃었다. 그의 인생이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뒤집힌 데는 기막힌 사연이 있다. 이씨가 대표로 있던 휴대폰 부품업체인 슈버에서는 지난 1999년 환호성이 터졌다.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온 휴대폰 자동개폐장치 개발에 성공한 데 이어 한국 최고기업인 삼성전자에 납품하기로 결정된 것이다. 모든 일이 순풍에 돛단 듯 술술 풀려나갔다. 이씨가 직접 개발한 기술은 국내는 물론 국외에도 특허출원됐다. 공동으로 특허를 내자는 삼성의 요청이 맘에 걸렸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선진국에서야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국내에서 대기업의 부품업체에 대한 기술공개 요구는 관행이기 때문이다. 슈버는 설비투자를 위해 10억원의 대출까지 받아, 2001년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갔다. 버튼 하나로 폴더가 저절로 여닫히는 애니콜은 시장에서 인기였다. 2000년에 13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2001년에는 80억원으로 6배나 급증했다. 매출은 곧 200억~3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익률은 매출의 25%에 달했다. ‘벤처 대박’이 눈앞에 보였다. 그러나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라고 했던가? 2001년 말 삼성전자는 예고도 없이 거래중단을 통보했다. 생산은 전면 중단됐다. 이유도 모른 채 실의에 빠져 있던 슈버에게 충격적인 일이 또 벌어졌다. 삼성전기가 2002년 10월 휴대폰 자동개폐장치 기술을 특허출원한 것이다. 슈버는 삼성전자를 통해 삼성전기가 자신들의 특허기술을 빼돌렸다고 생각한다. 이때부터 거대기업 삼성과 직원 4명만 남은 초미니기업인 슈버와의 특허공방이 시작된다. “대한민국 제일의 기업인 삼성에게 우리처럼 작은 게 어떻게 대적하나 하고 그냥 잊자는 생각도 여러번 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억울했습니다.” 슈버의 신관수 이사는 말을 잇지 못했다. 슈버는 3년간 망설였던 손해배상청구소송과 형사고소를 지난 2월말 동시에 제기했다. 삼성전자의 이중 플레이는 분명해 보인다. 삼성전자는 슈버와 밀월 중이던 2000년 5월 은밀히 삼성전기에 관련기술의 개발을 요청했다. 삼성전기는 3개월 만에 기술개발을 끝냈다. 이후는 모두가 상상할 수 있는 일이다. 이쯤 되면 법적으로도 결론이 쉽게 날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리 간단한 게 아니다. 삼성전기는 특허심판원에 특허 권리범위확인 심판청구를 냈다. 쉽게 말해 자신들이 슈버의 기술을 도둑질하지 않았음을 확인해달라는 요청이다. 삼성전기는 실제 “자신있다”고 말한다. 비결은 무엇일까? 그 답은 ‘회피설계’에 있다. 기존 기술과 기본개념은 같지만, 일부 내용을 살짝 바꾸는 것이다. 특허업계에서는 이게 비단 삼성만의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만약 삼성이 승리하면 이번 일은 한낱 해프닝으로 끝나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정말 중요한 것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이런 왜곡된 거래관행이 개선되지 않으면 이 땅의 중소기업들이 설 자리는 영원히 없다는 점이다. 더욱이 휴대폰 시디엠에이(CDMA·코드분할다중접속) 기술을 개발해 직원 다섯명의 벤처에서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퀄컴 같은 성공 스토리는 한국에서 나타날 수 없다. 최근 대기업들의 중소기업 지원방안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이 가장 적극적이다. 지난달 초에는 1만5천여 중소기업에 거래대금을 전액 현금결제하기로 했다. “이건희 회장이 강조해 온 나눔과 상생 경영을 적극 실천하는 방안의 일환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연간 14조원에 이르는 삼성의 현금결제는 경영난을 겪는 중소기업들에는 단비와 같았을 것이다. 중소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지원과 보호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 공정한 경쟁과 거래가 이뤄지지 못하는 것은 국가경제에 정말 치명적이다.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인 양극화도 이런 잘못된 거래관계에 기인하는 바 크다. “삼성전자와 한 배를 타고 있는 협력회사의 경쟁력이 곧 삼성전자의 경쟁력이다.” 최근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한 말이다. 한국 최고인 삼성이 협력회사와의 상생 경영을 진정으로 실천하길 바란다. 그러면 모두들 따라하지 않겠는가? 곽정수 대기업전문기자 jskwak@hani.co.kr ^^^^^^^^^^^^^^^^^^^^^^^^^^^^^^^^^^^^^^^^^^^#####^^^^^^^^^^^^^^^^^^^^^^^^^^^^^^ ^ 진리는 단순하고 진실은 소박하다. |.-o| ^ ㄴ[ L ]ㄱ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