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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IST ] in KIDS
글 쓴 이(By): chopin (** 쇼팽 **)
날 짜 (Date): 2004년 5월  6일 목요일 오전 06시 18분 40초
제 목(Title): 귀신보는 법- 2. 공포와 위험회피


** 이글은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웹으로 보시기를 권합니다. **

전세계 모든 국가와 인종, 문화와 사회를 통틀어 귀신과 관련된 공통된 심리는 
바로 두려움과 공포심이다. 그리고 귀신은 낮보다 밤에 자주 출몰한다. 또한 
붐비는 곳보다는 외딴 곳에서, 여러 명이 있을 때보다 혼자 있을 때 더 자주 
출몰한다. 

한밤중에 산 속에서 길을 잃다가 귀신에 홀려 밤새도록 산 속을 헤매다가 봉변을 
당했다는 이야기는 귀신과 관련하여 가장 흔히 들을 수 있는 이야기 중 하나이다. 
산 속은 귀신이 출몰하는 조건에 아주 잘 부합하는 환경이다. 

홀로 산 속을 헤맨다고 한번 상상을 해보자. 해는 져서 어두워지고, 길도 점차 
보이지 않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눈을 떴는지 감았는지 분간이 안될 정도의 
어둠에 순식간에 빠지게 된다. 지금 가고 있는 길이 맞는지 아닌지 오히려 더 
깊은 산중으로 들어가는 것은 아닌지 두려움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이런 상황에서 
숲이 갖는 복잡한 형상들은 사람과 같은 형상을 쉽게 발견할 수 있게 한다. 
거기에다 바람이 만들어내는 으스스한 소리가 더해져 무엇인가 자신을 뒤따라 
오는 것 같은 공포심을 만들어 낸다.

어두운 밤, 홀로 외떨어진 곳에서 이렇게 누군가 자신을 따라오는 듯한 공포심을 
느끼는 것은 실제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한 느낌이 생기는 것으로 착시현상과 
구분하여 “착감현상(illusion of feeling)”이라고 부르기로 하자. 이 환경에서는 
조금이라도 사람과 비슷한 것이 아른거리거나, 무엇인가 움직이는 듯한 소리가 
들려도 마치 무언가가 진짜 자신을 따라오는 것처럼 환상을 일으키며 공포심을 
극대화 시킨다.

<img src=http://brainew.com/writings/brain/ghost/SeeGhost.files/image011.jpg>
그림 6. 산 속 환경에서 한 밤중에 홀로 길을 잃고 헤맨다면, 숲 속에 무엇인가 
       있는 듯한, 혹은 무엇인가가 따라오는 듯한 공포심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어둠 속에 홀로 놓여있을 때 발생하는 공포심은 인간으로 진화되기 
이전 우리의 머나먼 조상이 맹수의 습격을 받는 야생에서 오랜 세월 생활하면서 
겨우 살아남아 진화된 것이다. 인간은 다른 어떤 동물보다 밝은 낮동안의 
시각능력이 뛰어난 종이다.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원숭이들도 뛰어난 주간 시각 
인식능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인간의 야간 시야는 아주 형평없는 
수준이라서 밤에는 가능하면 무리를 지어 동굴 속에 숨어 지내야만 했다. 

인간의 먼 조상을 사냥했던 맹수는 야간 시야가 뛰어나 어두운 밤에 주로 사냥을 
했다. 겁 없이 밤길을 헤매던 인간의 조상들은 대부분 맹수의 밥이 되어 사라져 
버렸고, 어두운 밤에 홀로 남겨지는 환경에 대해 병적인 공포심을 가지고 있던 
이들이 겨우 살아남아 지금 현대 인류에 이어진 것이다. 

맹수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능력이 떨어지는 어린 아이들과 여자들의 경우 그 
공포심 유발 뇌회로의 필요성은 더욱 크다. 공포심을 유발시켜 사람을 잠재적인 
위험요소로부터 격리시켜 보호하는 것은, 경험과 학습을 통해서 그러한 위험을 
습득할만한 여유가 없는 어린 아이들에게 특히 효과적이다. 어린이들은 어둠 
속에서 홀로 놓이는 것에 극도의 공포심을 갖기 때문에 어두운 밤중에는 사람들의 
무리로부터 좀처럼 떨어지려 하지 않는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그 공포심이 
맹수로부터 사람의 조상들을 구해낸 것이다. 

맹수가 사냥을 할 때는 어둠 속에 숨어서 눈치채지 못하게 다가가 공격하거나 
뒤를 덮친다. 이 때 그 맹수는 먹이감을 노려보며 한 순간도 시선을 놓치지 않고 
추적한다. 놀랍게도, 사람들은 맹수가 사냥할 때 보이는 것과 동일한 패턴의 
움직임에 대해서 극도의 공포심을 느낀다. 주변의 작은 움직임이나 소리에 민감해 
지고, 어둠 속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두 눈의 형상에 극도의 공포심을 느낀다. 자주 
들리는 큰 소리 보다는 몰래 접근하려는 듯한 가끔씩 들리는 작은 소리에 더 
공포심을 느끼며, 앞쪽보다는 뒤쪽에서 무엇인가 따라오는 듯한 공포심을 느낀다. 
무엇인가 자신을 따라오는 듯한 느낌이 들어 뒤를 돌아보아도 아무것도 없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경우 공포심은 오히려 더 커진다. 맹수가 뒤쫓고 있다면 
조용히 몸을 숨기며 따라올 것이기 때문이다. 

<img src=http://brainew.com/writings/brain/ghost/SeeGhost.files/image014.jpg> 
그림 7. 어둠 속에서 자신을 응시하는 두 눈은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며 공포심을 
          유발시킨다.

어둠 속에서의 공포심은 과거 인간을 사냥했던 맹수의 움직임을 가능하면 민감하게 
파악하여 그 위험을 빨리 피할 수 있도록 뇌가 만들어낸 일종의 착시와 
착감현상이다. 어둠 속에서의 맹수의 사냥 방법은 결과적으로 그런 움직임에 
극도의 공포심을 갖는 사람만이 더 잘 살아남도록 하는 뇌를 진화시키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숲 속에서는 특히 복잡한 나무와 풀, 바위 등의 모습에서 사람과 비슷한 형상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어두운 밤 형체가 뚜렷이 보이지 않는 환경에서는 사람과 
같은 살아있는 것의 형상을 쉽게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어둠 속의 공포심과 
함께 무엇인가 살아있는 것이 쫓아오는 것 같은 착감현상에 빠지게 된다. 이 
두 가지가 결합하여 사람 비슷한 무엇인가가 자신을 노리고 추격하는 듯한 
공포심을 만들어주는 귀신회로가 완성된다.

이것이 바로 귀신의 실체이다. 뇌는 어두운 곳에 홀로 남겨진 상황으로부터 
잠재적인 위협을 회피하도록 귀신이라는 환상을 진화시킨 것이다. 
 
<img src=http://brainew.com/writings/brain/ghost/SeeGhost.files/image015.jpg>
그림 8. 숲에서는 복잡한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형상에서 사람과 같은 살아있는 
        형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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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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