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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IST ] in KIDS
글 쓴 이(By): limelite (dorosolo)
날 짜 (Date): 2003년 1월 20일 월요일 오전 07시 25분 44초
제 목(Title): 기억? 자기 정체성?


>27940   soulman (그림자    ) 1.17  370 쇼팽에게 질문...

soulman님의 위글을 읽으니까, 과학보드에서도 복제인간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이런 류의 질문이 들어왔던 것 같네요.
그때는 모모옹의 취중포스팅이라 그냥 무시했건만... ^^
관련글 전체를 읽지는 않았기 때문에 약간 맥락에서 벗어날
수도 있겠지만, 과학보드에서의 잠깐 논의와 연결지어 좀
적어봅니다...

자아... 이게 뭔지는 확실히 모르겠지만, 자기정체성 문제
에서는, 의식과 기억을 분리시켜 생각하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겁니다. 기억은 의식의 축적물(좀 더 넓게는 지각
작용의 축적물까지 포함) 중 일부이지 의식 자체가 아니지요.
마치 현재의 결과로 과거를 알 수 있는 축적물이 남겨지듯이,
의식작용의 결과로 과거를 알 수 있는 기억이라는 축적물이
남겨지는 것이지요.
그럼, 자기 정체성을 파악하는데 기억이 왜 중요하냐...
여기서 우리가 복제인간들이 겪을 것으로 생각되는 자기
정체성의 혼란 문제... 우리가 SF영화 등에서 흔히 보아
왔던 그 자기 정체성 혼란의 문제는, 현재 의식을 가지고
있는('이미') 자신과 과거의 자신을 연결시키려 하는 과정
에서 나오는 혼란임을 주의해야 합니다.
왜 그렇게 하는지 지금 단계에서는 분명하게 이야기하지
못하겠지만, 의식을 가진 인간이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할 때 기본적으로 기억, 과거의 자신에 대한 흔적과
연결지어 그 답을 얻으려 하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과거의 자신과 연결할 수 있는 기억이 없을 때, 의식을
가지고 있는 인간이 자기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것은 굳이
SF영화가 아니라도 기억상실증을 소재로 하는 많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다루어졌으며, 최근에 영화 '메멘토'에서
극단적으로 보여졌지요.
(역으로 과거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을 연결시키려 하지
않는 인간에게 있어서 기억은 중요하지 않다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데, 이건 사례를 찾기 힘들지만 쉽게 추론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기본 바탕에 깔려야 하는 이해이고, 이를 토대로
여러가지 자기정체성 혼란에 대한 문제를 해석할 수 있습
니다. 사례별로 일일이 해석해 보면 추상적이지 않고 좀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게 되겠지만, 그러면 글이 길어지고
적기도 힘들기 때문에, 한두가지 언급할 점만 이야기하면...

현재까지 인간은 자신의 기억을 자신을 확인할 수 있는, 좀
더 엄밀히는 현재의 자신과 과거의 자신을 연결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유일한 근거로 '믿는다'는 점을 일단 지적하고
싶네요.
일본영화 '비밀'에 보면, 부인임을 확인하는데 부부가 오직
자신들만이 알 수 기억을 맞춰봄으로써 확인하지요. 마찬
가지로, 자기 자신임을 가장 확실히 확인시켜줄 수 있는
것은 남들이 알 수 없는 자신만이 알 수 있는 내용을 확인
시켜주는 자신의 기억이라고 사람들은 믿는 것이지요.
그런데, 기억이 복제되고 이리저리 이식되었다면? 기억이
조작되었다면? 자신을 알려줄 가장 확실하고 유일한 근거가
기억이라는 믿음이 깨지기 때문에 정체성 문제에 혼란이
생기는 것입니다.
기억에 대한 이런 믿음이 깨지는 것이 일반화되는 사회가
올 것이라는 예측은 과학보드 논의에서도 잠깐 했고, 쇼팽
님의 아래 글도 그런 예측을 토대로 적힌 글로 보입니다.

>27915   chopin  (** 쇼팽 **) 1.13  409 자아(the self) 이야기 - (8) 
immortalit^

하나 더... 영화 '비밀'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그 영화
에서는 어머니의 영혼이 딸의 육체로 들어가서 생기는
사건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뭉떵그려서 영혼이라고 지칭된 것이 정확히는 무엇일까요?
일반적으로 영혼은, 자신에 대한 기억을 지니고 있고 의식
작용을 하는, 육체가 아닌 어떤 존재라고 생각되어 집니다.
그런데, 영화 '비밀'에서처럼 딸이 자신을 어머니라고 생각
하게 만들 수 있다고 할 때, 우리가 어떻하면 될까라는
문제를 생각해 보면, 딸의 기억을 지우고 어머니의 기억을
딸에게 이식하면 됨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의식작용까지
어머니 것일 필요는 없는 것이지요.
이런 문제를 생각해 보면서, 의식작용과 기억을 좀 더 명확히
분리시킬 수 있을 것 같아서 들어본 예인데, 관련해서 좀
더 생각해 보면, 의식작용이 무엇인지 알 수는 있어도 의식
장용을 정의하기란 어렵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마치 우리가
현재가 무엇인지 알 수 있어도 정의하는 것이 어려운 것
처럼요.
하여튼, 이런 사항들을 생각해 보면, 의식작용이 현재 지각
되는 내용(그 내용의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기억이고)들을
토대로 행동이나 판단결과 같은 것들을 만들어 내는 것임은
좀 더 명확히 알게 되면서, 의식작용과 기억을 좀 더 명확히
분리할 수 있게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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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과 희망 찬 밝은 새해가 되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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