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KAIST ] in KIDS 글 쓴 이(By): deepblue (deepurple) 날 짜 (Date): 1995년03월26일(일) 03시52분40초 KST 제 목(Title): 장미빛 인생. 장미빛 인생을 보았다. 봐야지 봐야지 하면서도 단지 한국 영화라는 이유로 미루어 오다가 오늘에야 비로소 보게 되었다.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 쓰고 쫓기는 깡패 '동팔'과 '엄지 만화방' 의 주인 과 노동운동을 하다가 수배된 만화가게 주인의 동생 '지호'와 무협지로 인해 수배된 '유진' 이들이 남루한 심야 만화방에 모여서 엮어가는 이야기. 이상하게 드라마를 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텔레비전에서는 끊임없이 88 올림픽과 섬머타임을 알리고 운동권을 척결하겠다는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울리고.. 미성년자들은 거리낌없이 금지된 장소로 찾아든다. 벌써 기억에서 가물거리는 '난 너에게'가 다방에 울리고 불과 10 년도 못된 지난 시절이지만 다방의 레지에게 보내는 연애 편지 '병든 남편 병수발'이라는 신파극의 단골 레파토리가 여전히 유효한 세상. 검사는 '빨갱이 척결'을 소리 높이고 모 회사의 높으신 분은 그 회사의 위장 취업자 였던 사람에게 '타락했다'라고 말한다. 밤무대의 스트립쇼, 오빠의 친구에 대한 애정, 밤마다 달동네는 술에 절어 울음을 터뜨리고, '선진 한국'과는 거리가 먼 뒷 골목에도 최루탄과 시위학생들과 ㅁ� 들을 쫓아 마치 맹수처럼 움직이는 백골단이 뛰어 들어온다. 무협지 작가는 무협지를 자세히 설명해 주고 노동 운동가는 그의 여전히 세상에 귀를 귀울이고 누이는 동생을 염려하고 지긋지긋한 하층민들 사이에서 살아간다. 그 만화방 주인에게는 그 만화방이란 벗어 나야 할 곳으로 존재하고 있었고. 그러나 벗어날수 없는 그 체념.. 그녀의 가게에 모여드는 사람들이 그녀가 평생을 함께 해야할 바로 그 사람들이라는 것을 인정하기까지.. 그러나 깡패는 깡패를 죽이고 다시 깡패들은 만화가게를 때려 업고 그들이 함께 살아야 할 다방레지에게 추근거리다. 이 모든 것이 얼마나 아이러니 한가? 그들이 그들의 절망적인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그들끼리 다투어서는 안되는것 쯤이야 그들도 알텐데.. 끈임없이 욕지거리와 다툼이 벌어지고 그것은 벌써 그들 삶의 일부가 되어 있는 느낌이다. 기어이 그들과는 다른 무리 '시국 사건 수배자' 들이 떠나간 후에 그는 총에 맞아 죽고 그가 그토록 꿈꾸던 비행기가 그의 감기는 눈 위로 날아간다. 초라한 여관방에서의 정사와 강간 ... 황토빛의 화면은 그들의 삶의 색깔을 더욱 뚜렷이 해준다. 아주 보잘 것 없는 사람들 , 그러면서도 냉정히 돌아설수 없는 어떤 끈질긴 인연이 나와 아니 우리와 닿아 있는 사람들 ... 비록 88 올림픽은 끝이 나고 이젠 선진한국을 넘어서 '신한국'이 창조되고 있는 지금 그러나 그 당시에 많은 사람들이 겪었던 그 시절 그 상황, 그 비참함이 오늘날도 여전히 유효 하다는 명백한 사실 ... 그러나 이제는 지나간 일인냥 치부되는 그 일들... 한국 사회의 조루증... 항상 제일 먼저 달려야 한다는.. 아직 진실을 모르면서도 그 진실을 덮어두고 또 다른 신기루를 향하여 일사불란 하게 달려 나가는 이 국민들의 초라한 모습... 역사가 만약 모래시계 처럼 되풀이 되는 것이라면 지금도 '장미빛 인생'을 꿈꾸며 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이땅에 존재하고 있다. 그리고 은연중에 훨씬 교묘한 방법으로 또 다른 폭력이 자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미 다 지난 일인가? 적어도 우리의 뇌리 속에서는 현실과 관계 없이 얄팍하고 가벼운 장미빛 인생의 꿈들이 자라고 있지는 않은가?????? 깊은 바다..그곳은 아직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순결하고 성스러운 곳.. 순수를 갈망하는 사람들이 떠나는 곳.. 타이타닉호가 있고.. 그랑 블루의 쟝이 있고.. 아틀란티스와 무어가 있는 곳.. 그리고 이어도.. 그 곳에 가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