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KAIST ] in KIDS 글 쓴 이(By): cookie () 날 짜 (Date): 1995년01월22일(일) 07시07분42초 KST 제 목(Title): 과기대 vs 서울대 (셈이 얘기를 읽고) 연초라 바빠서 키즈 방문 못하다 오늘 들러보니 여러 기사가 났군요. 과학기술대 이름이 바뀐다는 예기서 부터 고봉균 씨 소식이 마치 과학원과 포대 비교로 비화한 이야기 서울 과학고의 서울대 진학 선풍 이야기 등등.. 그런 이야기를 읽으며 느낀 걸 한마디로 이야기하자면 조급함과 피해의식 이라는 겁니다. 첫 번 째 포대 수석 이야기. 저도 그 소식을 읽고 안타까왔습니다. 그런 좋은 학생을 포대 또는 서울대에 빼았기게 되었다는 생각이 아니라 그런 학생을 탈락시키는 과기대의 학사제도의 경직성에 대한 걱정에서요. 저도 속칭 총장님 친서를 받아보아서 그런건 잠깐 한 눈 팔다보면 누구나 당할수 있는 거라는 거 알거든요. 과학로봇 공장이 아니라 과학하는 인간을 교육하는데라면 좀더 긴 안목으로 졸업 연기 등 기회를 줄 수 있었을 텐데... F 3개로 수학을 사랑하는 젊은 학도를 잘못했으면 영원히 다른 길로 내몰아 그 개인과 나라에 엄청난 손실을 입히게 될지도 모르쟎아요? 얼마전에 포대의 한 여학생이 시위혐의로 학교에서 쫏겨나서 소송하다 아예 법학으로 눈을 돌려 사법시험에 붙었다는데 역시 안타까운 일입니다. 전 그가 이런 시련을 딛고 누구보다 훌륭한 수학자가되어 (특정 학교의 이름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이름을 빛낼 것으로 믿습니다. 그리고 그 사건이 과기대 포대 서울대 자존심 논쟁으로 번진 것 같은데 한마디로 우물안 개구리같은 생각입니다. 요즘 방송에 나오던데 여러분의 경쟁상대는 포대/서울대가 아닙니다. 더구나 과학 기술은 국내 1등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연구일선에 있으면 뼈저리게 느낄 겁니다. 그리고 수준을 상하관계로 맞비교하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학풍이 다르니까요. 여러분은 서울대같은 학교가 되고 싶습니까? 그건 과기대 만의 독특한 분위기, 개성, 파괴력을 죽이는 자살 행윕니다. 제 2의 서울대를 만들기위해 나라에서 엄청난 돈을 들여 과기대를 세운게 아닙니다. 과기대만의 개성을 더욱 발전 시켜야 이미 높은 사회적 인정을 받고있는 서울대와 어깨를 같이 할 수 있습니다. 전 학부는 서울대(전자), 대학원은 과기원(전산), 현재는 전자통신연구소에 있습니다. 그래서 두 학교에 다 애정이 있지만 과학원의 그 분위기, 그 개성을 훨씬 더 사랑합니다. 그 전통을 후배들이 영원히 이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 이름 문제. 그동안 석연치 않게 이름이 바뀌고 이번에 또 바꾸려 한다는 것에 대해 저 자신도 가슴아프게 생각합니다. 이름이 문제가 아니라 아직도 위상 정립이 확실하지 않은 느낌이 들어서요. 그러나 대학의 위상은 누가 만들어 주나요? 문교부? 과기처? 아닙니다. 학생여러분과 교수님들이 스스로 만드는 겁니다. 아직 상대적 졸업생 수도 많지 않고 또 연조가 짧은 관계로 과기대에 대한 일반의 지명도가 낮은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인정해야죠. 과기원 이라는 이름도 또 그 무게도 일이년에 된게 아니고 과학기술의 불모지였던 시절부터 여러분의 선배들이 20년이상이나 고생하고 분투해서 쌓은 겁니다. 그 덕을 저 같은 새까만 후배도 보고있어요. 과기대도 마찬가집니다. 지금은 예전의 과학원이 누리던 정부의 특혜에 가까웠던 지원이나 관심은 없지만 그대신 누구보다 우수한 학생들과 교수님이 있지 않습니까? 그 이름이 무어가 되었든 여러분의 몸과 마음의 고생이 지금 당장 빛이나지는 않을지는 모르지만 여러분의 땀이 헛되지 않아 예전에 누리던 이상의 영광을 재현하리라 믿습니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그리고 세번째 과학고 이야기 심히 우려 되네요. 과학고를 또하나의 입시학원 (외국어고 따위의) 화 시키려는 정신나간 자들, 과학에 대해선 손톱만큼의 애정도 없는 사람들이 아닌가 의심이 가네요. 또 서울대 합격자 수로 학교의 질을 따지려는 속물 언론이 한심하기도 하고요. 내가 대학입시를 위해 해야했던 그 쓸모없는 소모적 공부를 과학한국의 다음세대를 책임질 그들에게 또 강요하다니 범죄적 만행입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여러분은 과기대생이 사회로부터 부당하게 대접받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 실력과 우수성에 비해 사회적 인식이 낮다는 거지요. 사실일 겁니다. 그러나 그것은 여러분이 과학과 기술이라는 길을 선택한 순간에 이미 예정된 겁니다. 과학기술은 여러분이 출세하고 사회적 대접받자고 하는 그런 분야가 아닙니다. 정말 좋아서 하는 공부가 아니라면 지금 당장 자퇴하시고 법대나 한의대 쪽으로 가십시오. 과학기술자는 마치 자기 대에 열매를 거두지 못할 은행나무를 심는 심정으로 일하는 겁니다. 진심으로 과학원을 사랑하는 졸업생이.. -- Cookie Monster, 영원한 생명을 찾는 나그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