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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IST ] in KIDS
글 쓴 이(By): aran (버섯동자)
날 짜 (Date): 1994년11월18일(금) 10시00분14초 KST
제 목(Title): 서울대 vs KAIST



언젠가는 써보았으면 하는 글이다. 그러나 논쟁의 소지가 

있을 수도 있어서 쓰기에 주저하던 글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와 생각하니 그런 글이 아닌것 같다. 이 글을

버섯동자 개인의 느낌을 적은 글이라 보고 이해해 주기 바란다.


나는 서울대 전자 계산기 공학과 (지금의 컴공과)를 졸업하고

과학원 전산과를 입학했다. 대학 시절 사실 나는 열등생이었다.

오죽하면 졸업 정원 시험을 치룰 정도 였으니까. ( 그 당시는 

졸정제가 있었고 졸업 정원외의 인원은 졸정 시험을 봐서

합격을 해야 졸업을 시켜줬다. 그러나 서울대 졸업은 졸업이다.

흐흐흐...) 3학년말쯤에 '이러다가는 인생을 조지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어서 과학원 공부를 시작했다. 당시 나의 

학점으로는 서울대 대학원은 꿈도 못꿀때였다. 그러나 내 동기들은

적어도 서울대 대학원과 과학원을 선택할 수 있는 처지였다.

그리고 여러 여건상 서울대 대학원 입시가 수월했는데도 우수한

애들이 상당히 많이 과학원 진학을 희망했다. 그래서 난리가 나고

대학원 형들이 그러지 말라고 모아놓고 훈시겸 애원을 하고...

물론 나는 포섭대상이 아니었다.

드디어 입학을 했다. 몇 개월을 지나보니 내가 보던 서울대 대학원과

과학원의 차이가 여실히 느껴졌다. 나는 그제나 지금이나 내가 

과학원에 입학한것이 나에게는 정말 좋은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만약 내 학부 성적이 좋아서 둘중에 하나를 결정할 수 있었다

하더라도 말이다. 내가 생각한 서울대에 비한 과학원의 이점은


첫째, 뭐니뭐니 해도 기숙사 시설이다. 걸어서 5분(홍릉 시절)

인 기숙사는 학생들을 랩에서 하염없이 개기게 한다. 그리고 

24시간 개방된 건물 이것도 중요하다. 요즘도 서울대에서는

12시면 건물문을 잠가 버린다. (신기술 공동 연구소는 그런다.

다른데는 모르겠고) 불키고 밤새는 것은 자유나 아침 8시 까지는

꼼짝마라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중에 하나가 '시간 도둑질'

이다.


둘째, 경쟁적인 분위기다. 전국 각지의 대학에서 내노라 (히히 나만

빼고) 하는 학생들이 10대 1쯤 되는 경쟁을 뚫고 들어와서 랩배정,

박사 진학 여부등을 가지고 경쟁을 한다. 이 경쟁이 나를 강하게

했다.

세째, 스승과 도서관이다. 여기서 말한 스승이라는 것은 교수님이 아니다.

물론 교수님도 중요한 비교 대상이지만 석사 코스 이상에서 양 학교의

교수님에게 지도를 받지 못한 버섯은 말할 자격이 없다. '내가 모르는

것을 알려주는 선배'라고나 할까. 내가 짠 엉터리 프로그램을 봐주고

고쳐주는 좋은 '스승'을 나는 과학원에서 많이 만났다. 그리고 도서관이다.

공학에 관한 도서관으로서 과학원 도서관은 탁월하다고 말하고 싶다.

구독 저널수도 많고... 내가 잘 안가서 탈이지만 ...


네째, 이것이 나에게는 중요한 것이었는데 '기세'라는 것을 주는 것 같다.

경쟁적인 분위기와 더불어 상당히 강도 높은 요구 (학기말의 2~3개씩 주어

지는 텀 프로젝트, 논문 쓰기등)가 어울려 '여기서 이기느냐? 패망하느냐?'하는

기로에 서면 이기기 위해 '기세'를 올리게 된다. 그래서 50시간쯤

자지 않을 수도 있게 되고 나중에 사회에 나오면 '내가 왕년에

그런적이 있는데 이깟일 쯤이야...'하는 배짱이 생긴다.


지금와 생각해 보면 홍릉 과학원을 다니던 그 2년이 (나는 석사만 했지롱...)

참 좋은 시절 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만총총. 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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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즈에 88년에 전산과(석사과정) 입학한 선수들 있으면

메일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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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이상의 탄원은 없다. 돌파하라!
                     - 짐 모리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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