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apan ] in KIDS 글 쓴 이(By): memory (라면밥말아) 날 짜 (Date): 2001년 1월 30일 화요일 오후 07시 31분 03초 제 목(Title): 오마에 임금님 앞 - 편집부 1906년 법관양성소를 졸업하고 광주지방법원 판사를 역임했던 변영만은 사법권이 일제에 넘어가자 스스로 판사직을 사임했다. 그렇게 강직한 법관이었던 그는 일제 하에서 변호사로 활약하면서 수모를 겪는 일도 많았다. 한번은 독립운동을 하다가 잡혀온 사람을 변호하는 중에 이런 일이 있었다. 독립운동을 한 것은 죄가 아니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일본인 판사가 앉아 있는 재판정에서는 그것이 오히려 불이익을 가져 온다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정말로 하고 싶은 말은 꾹꾹 눌러 참으며 겉으로는 차분하게 변호를 해 나갔다. 그런데 일본인 재판장은 변영만을 부를 때 계속 오마에라는 호칭을 사용했다. 오마에라는 말은 너라는 뜻으로 아랫사람을 부를 때 쓰는 일본말이었다. 변호를 하던 중에 그는 재판장에게 항의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판장님, 저의 이름은 변영만입니다. 저에게 엄연히 이름이 있는데, 어째서 오마에라고 부르십니까? 생각지도 못한 그의 항의에 재판장은 이렇게 변명했다. 오마에를 한자로 쓰면 어전이므로 한국말로는 임금님 앞이라는 뜻이 아닙니까? 부디 오해하지 마십시오. 그러자 변영만이 말했다. 제게 그렇게 과분한 호칭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 호칭은 오히려 재판장님께 써야 어울릴 것 같습니다. 앞으로 재판장님께 오마에라는 호칭을 사용하겠습니다. 괜찮겠죠? 그제서야 재판장의 얼굴이 확 붉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