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Japan ] in KIDS 글 쓴 이(By): Angels (쿵후소년) 날 짜 (Date): 1999년 5월 18일 화요일 오전 10시 19분 05초 제 목(Title): 스쳐가는 생각 언젠가 이런 글을 읽은적이 있다. 아마도 미국인것 같은 영어권 국가에서 일본에 와서 일본 회사생활을 경험했던 사람이 썼던 글이다. 그 글에서는 많은 것을 말하고 있었는데 그중에서 아직도 내 머릿속에 남아있는 내용은 '나'와 '우리'의 차이이다. 같은 영문 문서를 작성하는데 있어서도 동일한 언어를 사용하기는 하지만 문화의 차이는 분명하게 드러난다. 일본인 회사에서 문서를 작성하면 'We'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회사의 공식 문서를 작성하는데 반하여, 자신의 나라에서는 'I'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문서를 작성 한다는 것이다. 비단 이것 뿐만이 아니라 일처리를 하는데 있어서도 일본 사람들은 자신이 맡은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애매한 부분의 일이 존재할 경우 자신이 나서서 처리하는 반면에 미국의 경우에는 '나의 일'이라는 개념이 명확해서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되는 경우에는 일이 어떻게 되든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그 글에서는 말한다. 미국 생활을 경험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고 일본 회사에서 영문 문서를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과연 이러한 것들이 사실인지의 여부는 알 길이 없다. 그러나 분명 일본이라는 나라와 미국이라는 나라의 문화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복잡하게 들어갈 것까지도 없다. 방금 내 방에 전화가 왔다. 기숙사 방에 전화를 개설하지 않은지라 내선만 연결이 되어 있고, 외부에서 내 방으로 전화를 걸 수는 없다. 그런데도 가끔 사무실로 전화를 해서 나를 바꾸어달라고 부탁하는 사람이 있나보다. 사무실 직원이 나에게 전화를 했다. 친구에게 전화가 왔고, 5분후에 전화를 다시 하라고 했으니 사무실로 와서 전화가 오기를 기다리라는 내용이었다. 귀찮을텐데 이렇게까지 해주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고 사무실로 달려갔고, 아저씨는 다시 한 번 그 내용을 말해준다. 그런데 자세히 말하는 것을 듣고 있으면 일본과 한국의 문화적 차이 를 느낄 수 있을만한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친구가 나에게 거짓말을 한 것일수도 있지만, 그 친구의 말에 의하면 5분후에 다시 전화한다고 했으니 휴게실에 앉아서 기다려요.' 한국이라면 '친구에게 전화가 왔고 5분후에 다시 전화를 건다고 했으니 휴게실에서 기다리세요'라고 했을듯한 말이다. 그러나 일본 의 문화에서는 빠져나갈 구멍이 확실하게 만들어져 있음이 눈에 보인다. 굳이 그 말을 하지 않아도 다 이해할만한 내용이지만 그걸 말로 붙인다. 20분을 기다려도 전화가 오지 않아서 아저씨에게 이제 아마 전화가 안오는 모양이니 그만 가보겠습니다 라는 말을 전하자 역시 기다란 답변이 이어진다. '나는 단지 그 친구가 말한 내용을 전한 것 뿐이네요. 그 친구는 분명히 5분 후에 전화한다고 했는데 전화가 안오는 것을 보니 분명 내가 속은거네요. ...' 국제전화에 익숙하지 않았던 친구일 수도 있고, 아저씨가 하는 말의 내용을 그 친구가 정확히 알아듣지 못했을 수도 있고, 이러저러한 여러가지 연유로 전화를 안했을 가능성이 다분하고 나도 충분히 알고 있는데 굳이 그 아저씨는 나에게서 이렇게 20분이라는 시간을 뺐어서 '고쿠로오'를 하게 했다는 것이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는 것을 애써 표현한다. 마음속에는 여러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가지만 아직까지 좋고 나쁨을 판단할만한 혜안은 갖추지 못했나보다. 단지 이정도까지만 생각을 진행시켜보고 그만두었다. 일본을 좀더 이해하게 되면 무언가 느껴 지겠지... 하고. <!-----------------------------------------------------------------------> Man is harder than iron, stronger than stone and more fragile than a rose. - Turkish proverb <!---------- My world : bbs://noah.kaist.ac.kr/writers/KungFu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