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angulKorean ] in KIDS 글 쓴 이(By): pomp (PUZZLIST) 날 짜 (Date): 2001년 6월 13일 수요일 오후 03시 42분 33초 제 목(Title): 며칠/몇 일 많은 사람들이, "그 달의 어느 날(what date)"을 뜻할 때는 "며칠", "몇 날(how many days)"을 뜻할 때는 "몇 일"로 쓰는 줄로 알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오늘이 몇 월 며칠이지?", "몇 일 뒤에 보자" 이렇게 써야 맞는 줄로 아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두 경우 모두 "며칠"로 써야 합니다. "며칠"은 누가 봐도, "몇"과 "일"을 합친 말입니다. 그러나, "몇 일"이란 단어는 좀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몇 월"을봅시다. 이걸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당연히 [며두+얼]로 읽습니다. 그럼 "몇 일"은요? 이건 [며딜] 아니면 [면닐]로 읽는 게 정상입니다만, "몇 월 며칠", "며칠 뒤" 할 땐, 분명히 [며칠]로 읽습니다. 맞춤법의 기본 전제는, 첫째가 "소리나는 대로 쓴다"이고, 둘째가 "어법에 맞게 쓴다"입니다. 아무리 어법에 맞고 어쩌고 해도, 소리가 다르면 그 표기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곤란(困難)"은 한자대로 읽으면 "곤난"이라야 하지만, 이미 익은 발음을 따라 "곤란"으로 씁니다. 불교 용어인 "보리(菩提)"도 비슷한 경우고, 한자어 "지리(支離)"와 "주착(主着)"에서 온 "지루하다"와 "주책"도 그렇습니다. "며칠"도 마찬가집니다. 아마 조선어학회의 어른들께서도 "며칠"로 할지 "몇 일"로 할지 고민을 많이 하셨겠지만, 맞춤법의 대원칙에 따라 "며칠"을 표준어로 정했습니다. [며칠]로 읽히는 이상, "며칠"은 그냥 "며칠"이지, 절대로 "몇 일"이 아닙니다. 끝으로, "증거"를 하나 댄다면, 아무 국어사전이나 펼쳐 보세요. 옛날 것이든 요새 것이든 상관 없습니다. "며칠"을 찾아 보면, 분명히 "그달의 어느 날"과 "몇 날"의 두 뜻이 모두 풀이되어 있습니다. ----- http://i.am/puzzlis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