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gul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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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ngulKorean ] in KIDS
글 쓴 이(By): artistry (호연지기)
날 짜 (Date): 1999년 3월 30일 화요일 오후 11시 48분 59초
제 목(Title): 고종석/문화어의 몇가지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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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석에세이] '문화어'의 몇가지 특징 
평양의 과학 백과사전 출판사에서 펴낸 <현대 조선말 사전>(제2판, 1981)에서 
`문화어'란 항목을 찾아보니, “사회주의 건설 시기 주권을 잡은 로동계급의 당의 
령도 밑에 혁명의 수도를 중심으로 하여 이루어지는, 로동계급의 계급적 지향과 
생활 감정에 맞게 혁명적으로 세련되고 문화적으로 가꾸어진 언어. 전체 인민이 
규범으로 삼는다. 우리 문화어는 우리 당과 우리 인민의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주체적인 언어사상과 그것을 구현한 우리 당의 옳바른 언어정책에 의하여 
해방 후 공화국 북반부에서 혁명의 수도 평양을 중심지로 하고 평양말을 기준으로 
하여 이루어진 주체적으로 발전한 아름다운 언어로서 조선 민족어의 전형이다”고 
풀이돼 있다.  

요컨대 문화어란 해방 후 북한에서 평양말을 중심으로 다듬어진, 북한의 공용어다. 
문화어는 남한의 표준어와 여러 점에서 조금씩 다르다. 그 다름은 본디부터 있던 
북한 지역의 방언적 특성들이 표준적 규범으로 승격한 데서 나온 것도 있고, 
철자법 개정과 말다듬기 운동 등 북한의 언어 정책이 남한과 달라서 생긴 것도 
있다. 그리고 그 다름은 음성·음운, 형태·통사, 어휘·의미, 화용 등 여러 
층위에 걸쳐 있다. 그 다름을 몇가지만 살펴 보자. 

남쪽 사람들도 대개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우선 문화어에선 두음법칙을 인정하지 
않는다. 즉 표준어에선 외래어가 아닌 이상 단어의 처음에 `ㄹ' 소리가 원칙적으로 
나타나지 않지만, 문화어에서는 그런 제약이 없다. 그래서 위에 인용한 
<현대조선말 사전>의 `문화어'에 대한 설명에서도, `로동' `령도'라는 말이 
나온다. 표준어에서는 이 경우에 `ㄹ' 소리가 `ㄴ' 소리로 변하거나 아예 
탈락해(`ㅣ' 모음이나 `ㅣ' 선행모음 앞에서), `노동' `영'으로 변한다. 또 
표준어에선 어두의 `ㄴ' 소리 다음에 `ㅣ' 모음이나 `ㅣ' 선행모음이 올 경우에도 
그 `ㄴ' 소리가 탈락해, 예컨대 `녀자'는 `여자'가 되고 `뇨도염'은 `요도염'이 
되지만, 문화어에서는 그대로 `녀자' `뇨도염'이다. 이것은 문화어 규범이 
한자어까지도 외래어로 보아서 원음을 존중한다는 것을 뜻한다. 여기에는 또 
동일한 형태소를 동일한 형태로 고정시킨다는 의미도 있다. 예컨대 `노동'의 
첫번째 형태소와 `과로'의 두번째 형태소, `영도'의 첫번째 형태소와 `대통령'의 
세번째 형태소, `여자'의 첫번째 형태소와 `남녀'의 두번째 형태소는 동일한 
형태소들이다. 그런데 표준어에서는 두음법칙 때문에 이들의 형태소들이 고정돼 
있지 못하고 단어의 첫머리에서 `로'는 `노'라는 이형태(異形態)로, `령'은 
`영'이라는 이형태로, `녀'는 `여'라는 이형태로 변한다. 반면에 문화어에선 
위치와 상관없이 이 형태소들이 동일한 형태로 고정된다. 그러나 문화어에서도 
`나팔'이나 `유리' 같은 몇몇 단어의 경우에는 소리가 완전히 변했다고 보아서 
`라'나 `류' 같은 원음을 버리고 `나'와 `유'를 취한다. 

다음, 표기에선 드러나지 않지만 문화어의 `ㅓ' 모음은 표준어에 견주어 원순화돼 
있다. 즉 평순 모음인 표준어의 `ㅓ' 모음과 음색이 많이 다르다. 그래서 `전체 
인민'은 `존체 인민'에 가깝게 실현되고, `언어'는 `온오'에 가깝게 실현된다. 
다시 말해서 문화어에선 `ㅓ' 소리와 `ㅗ' 소리 사이의 거리가 표준어에 견주어 
가깝다. 이것은 서북 방언의 특징이 반영된 것이다. 문장의 수준에서도 문화어는 
리듬의 단위가 짧고 높내림조의 억양을 지녀서 표준어에 견주어 웅변조의 느낌을 
준다. 

표준어 사용자들에게 생소한 구문도 많다. `문화어'라는 말을 처음 공식화시킨 
김일성의 교시 제목은 `조선어의 민족적 특성을 옳게 살려나갈 데 대하여'인데, 
여기서 `-(으)ㄹ 데 대하여'라는 구문은 우리에게 낯설다. `-하지 않고' `-하는 
대신에'의 의미로 쓰이는 `-(으)ㄹ 대신에'라는 구문도 마찬가지다. 김일성이나 
김정일에 대한 극존칭의 언어예절이 따로 규정돼 있는 반면, 남한이나 미국을 
포함한 `계급의 적'에 대해서는 원색적인 비난의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 것도 
문화어의 특색이다. 북한의 출판물에서는 글의 대상에 대한 글쓴이의 가치평가가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표현이 흔히 발견된다. 즉 전형적인 으르렁말과 가르랑말이 
흔하다. 맞춤법·띄어쓰기·문장부호 사용법 등을 포함한 정서법에서부터, 한글 
자모의 이름과 차례 등 기초적인 언어 규범에서도 차이가 난다. 그러나 가장 
커다란 차이는 어휘에서 발견할 수 있다. 북한에서의 대대적인 말다듬기 운동과 
급격한 사회변동 때문에 문화어에는 표준어에 없는 많은 낱말이 생겨났고, 원래 
있던 낱말들도 새로운 뜻을 담게 되었다. 에세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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