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HangulKorean ] in KIDS 글 쓴 이(By): Convex (Gambler) 날 짜 (Date): 1994년07월20일(수) 14시08분28초 KDT 제 목(Title): to damat 님 제가 보드를 잘못 찾아온 것 같군요.. 이틀전 키즈가 죽었을 때 역사보드에 올렸었는데 또 지워지는 바람에.. 마침 트라좀님이 이곳에 그런 이슈의 글을 올리셨기에 올린 것 뿐입니다. 그 글이 한자를 쓰자!라고 주장하는 것도 아니고 하니.. 단지 그런 학설이 제기되었다는 정보를 알려드리고 싶어서였습니다. 우리가 몰랐던우리 조상에 대한 이야기들의 한 일부분을 알 수도 있고 마침 한글에 대한 이야기(구자라트 지방 이야기)도 들어있기에.. 왜 그 글이 한자조기교육을 부추기는 글이라고 생각되었는지 모르겠군요. 하지만 이왕 이야기가 나왔으니.. 제가 하고싶은 말은.. 한자 많이 쓰는 걸로 자기가 유식함을 과시하는 것은 정말로 꼴볼견입니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한자 무용론 주장에는 반대합니다. (damat 님이 그랬다는 건 아니니 오해마세요:)) 영어조기교육이 성과가 있는지 없는지는 제가 전문가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지만(사실 전문가도 모르긴 마찬가지죠.. 개인차가 크니만큼) 한자조기교육은 (한자 교육이 필요한 상황이라 가정할 때.. 사대주의 발상이니 뭐니를 떠나서) 효과가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물론 부작용도 있겠죠. 머리도 나쁜 애한테 고리타분한 할아버지가 그저 주입식 교육으로 재미없게 가르치면 그 아이는 어려서부터 한자나 한문 그러면 지긋지긋한 것으로 커서도 알레르기 반응을 보일 겁니다. 그런데 요새 아주 재미있게 가르치는 (물론 기본 몇글자) 책도 많이 나왔더군요. 지금 어른들은 영어를 중학교1학년 때부터 배웠지요? 대부분.. 그런데도 영어단어가 압도적으로 일상용어에 많이 파고들었죠? 롱다리니 숏다리니 하는 유행어에서 조차.. 따지고 보면 긴다리 짧은다리.. 하나도 우습거나 참신한 용어가 아닌데도.. 그래서 누가 그럽디다.. 중학교1학년에 들어가서야 가르쳤는데도 그 모양인데 국민학교부터 가르쳤으면 오죽하겠느냐고.. 그런데 제가 느낀바로는 교육 시작한 시기가 문제가 아니고 그동안 민족의 자부심과 긍지를 심는 교육이 너무나도 제대로 안되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한글은 우수한 우리글이야.. 애국자 되려면 한글 써야해 한자는 중국꺼야 쓰지마... 이런 식의 교육으로는 잠시 한글을 보호할 수 있을지 몰라도 궁극적인 한글 가꾸기의 방법으로는 부족합니다. 뭔가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않지요. 누군가의 포스팅에도 나왔던 내용이지만 할아버지께서 "얘야 냉수 가져온~" "얘야 찬물좀 가져오거라~" 했을 때 전자는 마시는 용도이고 후자는 발이나 손씻을 물 같은 뉘앙스를 풍긴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신체부위를 지칭하는 말도 우리 말로 하면 그렇게 무식 비천 쌍스러워 보이는데, 한자어로 하면 학술용어 같기도 하고 좀 덜하다고 생각하는 것.. 바로 이것부터 고쳐야 한다고 합니다. 넘보라살이라는 아름다운 말이 자외선이라는 말로 교과서에서 바뀌는 것 같은 것은 안타까운 일이고, 신입생이 새내기라는 말로 정착되어가는 것은 반가운 일이라 하겠습니다. 한자는 우리조상들의 생각을 알 수 있는 도구라는 점에선 마구 무시해버린다는 것은 미련한 짓일 겁니다. 전문가만 양성하면 되지 않느냐라는 주장도 있던데, 그런 전문가 중의 한사람 말로는 한국인이라면 긍지를 가지고 기본적인 한자 몇개쯤은 알아야 한다고 주장하더군요. 일상생활에서 쓰지는 않더라도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신화가 깃들어 있으며 등등을 알아두고는 있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한자는 콤퓨터 텍스트로는 부적합한 글입니다. 백남준(비디오 아트로 유명한 사람) 선생 말로는 매킨토씨 같은 곳에서 주로쓰던 아이콘이나 비쥬얼 랭기지로 한자이상 좋은게 없답니다. 다시 한번 정리해 드린다면.. 한자는 전혀 가치가 없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조기교육을 국민학교에서 강제적으로 하는 것은 반대한다. 개인 가정에서 하는 것은 대찬성. 민족 자긍심을 가지는 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 등등입니다. 뭐 다른 의견들 많을테니깐 저는 당분간 구경하겠습니다:) 마음 놓고 비판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