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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llymUnv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시애랑) <r49h171.res.gat> 
날 짜 (Date): 1998년 10월 10일 토요일 오전 04시 57분 32초
제 목(Title): [애랑]유학일기-98/9/22화



98/9/22 화

월요일부터 일주일간 IDT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시작되었다.

어제 IDT의 오리엔테이션 및 S/W 워크샵에서는 그동안 내가

나름대로 고민하던 IDT에 관련한 많은 의문점에 대해 어느정

도 답을 들을 수 있었다. 


오리엔테이션은 대학원 학과장직을 맡고 있는 Anna Balsamo

교수가 진행하였다. 지성과 미모를 함께 갖춘 매우 인상좋은

여교수이다. 이번 학기에 1학년생들에게 Studies in Commu-

nication and Science를 가르칠 예정이다.


새로 입학한 IDT 학생들은 모두 28명이었는데, NYU의 그룹

인터뷰에서도 그랬듯 거의 대부분 직장 경험이 있는 나이많

은(미국에서는) 사람들이었고, 몇 명은 웹마스터나 디자이너

등 관련 분야에서 일한 프로페셔널들이었다.


나는 내가 유일한 외국인, 아시아인, 영어를 못하는 학생일 줄

알았는데, 뜻밖에 일본에서 영문과를 졸업하고 온 여학생이 한

명 있었다. 나중에 같이 대화를 해보았는데, 자신도 유일한 외

국학생일 것이라 생각하고 잔뜩 긴장하고 왔다고 한다. 기타

외국인 학생이 3명 더 있기는 하지만, 모두 영어를 미국인만큼

잘하기 때문에 외국인이라 말하기 힘들 정도여서(그 중 한명은

캐나다 사람으로, 물론 외국인이기는 하지만, 영어가 모국어이

니...) 결국 일본 여학생과 나만이 완전한 외국 학생인 셈이다.

예상대로 한국인은 졸업생 리스트에도 전혀 없었다. 내가 첫 

한국인인 셈이다. 


Anne 교수는 먼저 내가 가장 헛갈려하던 IDT의 정확한 소속

에 대해서 설명해 주었다. IDT의 소속을 정확하게 알려고 했

던 이유는, 그래야만 IDT의 학과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기 때

문이다. IDT는 다음과 같은 소속 구조를 가지고 있다.


죠지아텍(Georgia Tech)
|
아이반 알렌 대학(Ivan Allen College of Management, Policy, 
|                 and international Affairs)
|
LCC(School of Literature, Communication and Science)
|
IDT


무려 4단계가 걸쳐 내려가는 이 복잡한 소속 구조가 도통 헛갈렸

었다. 일단 내가 속한 대학원 프로그램은 분명 IDT이다. IDT의

바로 윗 단계인 LCC는 영문 이름에서도 드러나지만 언어학(보통

Literature하면 영문학 및 언어학을 가르킨다)과 (문과개념의) 

커뮤니케이션학을 연구하는 학과이다. IDT도 학과이고, LCC도 

학과이니 이것이 헛갈릴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 없는 미국의 교육 

제도로 어떤 특정 학과가 여러 학위 프로그램을 둘 수 있게 되어

있다. IDT는 LCC란 학과가 운영하는 석사 과정인 것이다.


문학과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이름에서 곧바로 느껴지듯, LCC는 

온통 기초 과학 및 공학 계열만 있는 죠지아텍에서 유일하게 

문과 계열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학과이다. 그렇지만 죠지아

텍의 특성인 공대를 벗어나지 않아서, 과(공)학에서의 언어학 

문제, 과학과 문화의 관련성 등을 연구하는, 과학 계열의 인문사

회대학이다. 일례로 LCC에는 'STAC(Science, Technology and 

culture)'이란 이름으로 테크니컬 라이팅, 커뮤니케이션, 과학의 

의미등을 배우는 학사 프로그램이 있다.


LCC 위에 버티고 있는 이 Ivan Allen College가 바로 나를 

가장 헛갈리게 했던 것인데, 한마디로 죠지아텍에서 순수 과

학 내지 공학이 아닌 학과들을 무작위(?)로 모아둔 대학의 이

름이다. 한국으로 따지면 한림대학교 소속 사회과학대학의 그

 '사회대' 정도에 해당한다. 미국의 대학교에서 특정 인물의 이

름을 대학에다 붙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기부금을 많이 낸 

사람을 기념하여 붙여주는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Inva Allen도 

죠지아텍에 기부금을 굉장히많이 낸 사람의 하나로, Anne 교수의 

(씩~ 웃으며 한) 말을 인용하자면 '기부금 낸 사람 기분 좋게 해

주기 위해서 대강 대강 이 학과 저 학과를 모아서 형식상의 한 

대학으로 만든 것이니, 신경 쓸 필요 없는' 대학이다. 이런 이유

로 내가 헛갈릴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어째든 이 College 밑으

로 LCC 이외에 경영 관련 학과, 미공군에서 운영하는 우주항공

학과(Aerospace Studies), 국제학과 등이 있다.


이상의 구조에서 일단 IDT의 학과 분위기를 파악해 볼 수 있

는데, 일단 LCC에 소속되어 있는 이상 뉴미디어에 관련하여 공

학뿐만 아니라 인문사회학적 지식도 배운다는 사실을 알 수 있

다. Anne 교수만 하더라도 컴퓨터공학 출신은 전혀 아니고, 일리

노이드 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학 또는 미디어학(Media Sciene) 

관련 Ph.D를 가지고 있다. 또 Visual Genealogy of New Media라

는 뉴미디어의 계통을 가르칠 Richard Grusin 교수는 영어학

(English Literature) Ph.D를 받았다. 


어차피 New Media라는 것이 여러 분야가 서로 섞여 나온 

신학문, 아니 아직 학문으로 자리잡지도 못한 연구 분야이기 

때문에 현재는 여러 분야에서 접근하는 연구 방향을 모두 배울 

수 밖에 없다. 미국에서는 이런 분야를 흔히 학과간 협동 프로

그램(interdisciplinary program)이라 부른다. 지금의 심리학이 

100여년 전에 철학, 의학, 사회학등에서 연구하는 분야로 존재한 

것과 비슷하다. IDT만 해도 컴퓨터공학, 그래픽 디자인학, 미디

어학, 커뮤니케이션학, 사회학(정보사회론)등을 모두 가르친다.


내가 뉴미디어 관련 분야의 유학을 결심하고 난 후 지원할 

학교를 결정하는 데만 1년이 넘게 걸린 이유 역시 뉴미디어가 

아직 완전한 학문으로 정착하지 못한 상태라 각 대학교에서 각

각의 방향으로 연구하고 있어서 정확하게 내가 공부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가르치는 학교를 찾기 힘들어서였다. University of 

Michigan의 경우 뉴미디어 관련 학과가 있어서 정보를 찾아 보

았더니 교수진이 100% 컴퓨터공학 출신들로 완전히 네트워크

만 전공하는 정통 엔지니어링 스쿨이었고, Ohio State Univ는 

트랙(track)이라는 이름으로 연구 방향을 나누어서 track I은 

입학한 학생 모두 필수적으로 수강해야 하고, track II는 컴퓨

터공학, 심리학, 경영학의 3가지 공부 방향으로 나누어 학생들이 

각자 알아서 선택해 가는 식으로 프로그램을 두고 있다. 


IDT는 1993년에 생긴 비교적 신프로그램이다. 처음에는 텔레커

뮤니케이션(뉴미디어의 다른 이름으로 쓰이는 명칭)과 테크니컬

라이팅쪽 석사 과정으로 두었는데, 점차 뉴미디어쪽으로 방향이

흘러갔다고 한다. 뉴미디어가 정착하지 못한 학문이기에 IDT도

역시 아직 완전히 정착을 하지 못한 프로그램일 수 밖에 없어서

매년 가르키는 내용과 연구 방향이 바뀌고 있다고 한다. 학위때

받은 내용으로 10년은 얽어먹는 우리나라의 많은 대학 교수들의 

행태에 비하면 차라리 낫다고 느껴진다. Anne 교수는 "매년 IDT 

학생들은 '보다 훌륭한 뉴미디어 교육 과정'을 만들기 위한 생체

실험 대상이었다. 올해의 여러분들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말해 모

두 웃기도 하였다. 


일주일 정도 오리엔테이션을 하면 IDT의 연구방향, 시설등을 배

우고 구경한다고 하니, 일주일 정도 지나면 IDT에 대해 새 분석

을 내릴 수 있겠다. NYU의 'Interactive Telecommunication' 프

로그램과 비교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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