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YU ] in KIDS 글 쓴 이(By): greenie (푸르니 ) 날 짜 (Date): 2000년 2월 2일 수요일 오전 04시 35분 44초 제 목(Title): 예의 요즘 푹 빠져있는 '그와 그녀의 사정' 덕에 삶의 자잘한 부분을 화두삼아 이런저런 생각을 하곤 한다. 며칠 연락이 없던 후배를 좀 전에 학교에서 봤다. 주말부터 통 보이질 않아서 무슨 일인가 전화 몇 번 해도 연락 없던 차에, 웃는 얼굴로 친구와 얘기하며 가는 걸 보니 다행이다 싶기도 했다. 암튼~ 가볍게 '잘 지내는 거지?'하며 지나가는데... 내가 마주오는 건 알고 있으나 친구와 대화하고 있고, 내가 묻자 눈은 나를 향하나 나를 정작 향한건 잠시의 시선뿐. 대화중에 'pause'를 누르고 시선만 돌린 것 같은 표정. 오히려 그 친구와 내가 웃으며 인사하고 지나쳐 갔다. 뭔가 있는 게 분명해. 방에 와서 오후수업 있는 다른 후배를 전화해 깨웠다. 지난 주말 둘이 밤에 대화한 걸 알고 있어서, 그 때 뭔가 적어도 이야기를 흘렸으리라 해서였다. 무슨 일 아니고선 이렇게 예의없이 행동할 애가 아닌데. 곧 결론이 나왔다. 개인적인 어떤 일이 있는데, 걔한테 좀 불가항력적인 건가 보다. '그럼 난 다소곳이 얌전하게 있으면 되는 거야?' '하하, 네~ 그게 젤 좋을 거 같아요.' 우리의 인격은 윈도우 같아서, 하나가 이상하게 돌아가면 다른 기능이 쪼르르 영향을 받는다. 대개는 역시 이상한 쪽으로. 기본적인 삶의 모습--잠, 식사, 공부, 일, 가족, 친구, 그리고 예의라든지--을 흔들림 없이 지켜나가는 건 나름의 책임이 아닐까. 스스로 안정적이 되도록 경험과 사색을 통해 업데이트해 가는. 어찌보면, 그런 삶이 리눅스형 인간보다 '인간적'이겠다. 골치는 종종 아프겠지만서도. :) * 요즘의 나는, 그 만화 영향을 많이 받는다. ^_^ * 푸르니 논리의 수미(首尾)가 일관된 생을 우리는 희구한다. - 전 혜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