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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YU ] in KIDS
글 쓴 이(By): greenie (푸르니 )
날 짜 (Date): 1999년 9월 24일 금요일 오후 08시 29분 51초
제 목(Title): 추석


   추석.

   19년쯤 전이었나...

   추석 즈음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형과 엄마를 보러 갔다 왔고, 돌아온

저녁의 집엔 친척들과 아버지...  어디 갔다 왔느냐고 꼬치꼬치 캐묻는 

아버지의 질문을 견디지 못하고 울면서 내려온 뒤,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사촌누나의 무릎을 베고 훌쩍이다 잠들었었다.

   세월은 흘러 아버지는 70을 앞에 두고 있는데, 아버지와의 통화에서도,

새어머니와의 전화에서도, 그리고 내 생각에도, 아버지는 별로 진전된 게 없다.

   그렇게 살다 가시면 어떻하려구요.  아무리 뒷감당은 당신이 하는 게 아니라고

해도.  '인생'과 '정리'란 단어를 생각하면서 살기엔 그리 이른 것 같지 않은데요.

아버지가 할 일을, 나와의 약속이라고 하며 내게 전화한 사람은, 추석때까지는

할머니 산소에 들러 지난 여름에 못다 한 벌초랑을 하겠다는 걸 이번에 하고

왔으니 너무 걱정말라는 연락을 한 건 당신이 아니라 새어머니였습니다.

   당신은 그동안 또 병원 진단서를 써서 법원에 연기신청을 했다지요...

   내년 추석땐 어떤 모습을 보이시렵니까...

                                                             푸르니 

             논리의 수미(首尾)가 일관된 생을 우리는 희구한다.      - 전 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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