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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YU ] in KIDS
글 쓴 이(By): greenie (푸르니 )
날 짜 (Date): 1999년 7월  7일 수요일 오후 08시 54분 10초
제 목(Title): Re: 끄적끄적


   다행히도 수술이 잘 끝났단다.  '잘'이란 말은 별 탈 없이라고 해석되긴 해도.

   짧은 통화, 힘없는 목소리...  음악 들려주고 속삭이는 것 밖에 못 했지만.

   5,6개월 뒤에 두 번째 수술은 해야 한다.  무릎 앞 15cm를 째는.

   * * *

   10년쯤 전, '넌 무슨 과로 가니까 나중에 뭐할 때 불르면 되겠군~' 학교 

친구들과 떠들던 기억이 떠오른다.

   * * *

   두 친구에게 전화했다.  하나는 늘 그렇듯 받지 않았지만, 다른 친구가 

기적적으로 받았다. 거의 3년만의 통화가 성공한 거다.  기특하게도 우리 님의 

안부부터 묻는 바람에 감동을 했고, 우선 서로 보고 싶다, 언제 한 번 안 

나오느냐, 어떻게 지냈냐부터 해서 동창들 소식--결혼하고 아기 낳은 집이 왜그리

많은지--을 주욱~ 훑고, 님의 얘기를 들려 주었다.  

   '정형외과쪽에 아는 사람들 많아.  내가 말해 놓고, 나도 가 볼께.'

   감동 투...  고맙다.  기억하는 것도, 걱정하는 것도.

   그래도 그런 자리에서 둘이 다시 만나면 님이 어색해하지 않을까 싶어 일단

내진은 기다려 달라고 했고, 대신 차트를 보고 부상 정도, 수술 상황, 회복 예상

등등을 내일쯤 브리핑받기로 했다.  고마와서 어찌할 줄 모르겠다...

   그리고, 우리가 떠들던 그 기억이 떠올랐다.

   이어서 '세월'이 느껴졌다.

   * * *

   staire님에게도 온라인 브리핑을 받았다.  kids talk라는 최첨단 text 전송

시스템을 이용해서.  :P  약식 해부학책을 꺼내들고 설명 듣고, 묻고 답하면서

또 잔잔한 고마움에 젖었다.  증상뿐 아니라 수술 이후의 상황과 주의할 점들을

그렇게 설명해 주시다니...  (가면 소개팅 알아볼께요. :))

   *쪼옥~* 히히~

   * * *

   8월 서북미 노선은 표가 없기로 악명높다.  미리 알아본 이곳 분들도 표가 

없어서 다들 8월 말로 예약하셨단다.

   여행보드에서 받은 자료와 인터넷을 뒤져 표가 없진 않다는 건 알아내었는데

가격이...  여행사에 전화를 했다.  그리고 아무렇게나 가기만 하면 된다며 

사정을 설명했다.  4시간 여 뒤에 받은 전화는 LA로 돌아가야 하지만 표가 있다는

대답이었다.  8월 2일 출발, 4일 도착, 19일 출발, 19일 도착.

   어머님과 상의해서 가는 쪽으로 했다.  이 글을 마치고는 아버님께 전화드릴

생각이다.  물론 기뻐하시겠지.  한국에 가는 이유가 아버님과 님인데...  

   * * *

   수술시간동안, 정말 어쩔 줄을 몰라하는 나를 보고 좀 놀랐다.  덕분에 주위의

애들까지 아무 말도 안 하고 나만 쳐다봐서 내가 그냥 떠들어야 했다.  --;  

   * * *

   한 학기를 쉬고 옆에서 물리치료 도와주고--staire님이 심리적 support가 매우

중요하단 요지의 조언을 하셨음.  핑곈가? :)--공부하다 왔으면 좋겠다.  두 번째

수술에서 회복될 무렵 둘이 함께...

   * * *

   다섯시다.  푸른 회색의 하늘, 새들 소리.

   아홉시구나.  코오 자라고 전화해야지...

   으아~ 내가 힘을 내서 전해 줘야 하는데~~~  잼있는 말두 하나 생각 안 단다~~~

   * * *

   빨랑 일어나서 힘을 내란 말얏~




   

             논리의 수미(首尾)가 일관된 생을 우리는 희구한다.      - 전 혜린

                                                             푸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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