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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YU ] in KIDS
글 쓴 이(By): yomin (요   민)
날 짜 (Date): 1997년07월16일(수) 23시18분26초 KDT
제 목(Title): 여행 잘 갔다 왔슴다.




불영계곡은 비록 시간상 차창밖으로 바라다 보았지만, 정말 절경이더군요.

도로 밑으로 우람찬 바위들 사이로 흘러가는 맑은 물.

그 건너편으로 비스듬한 경사진 언덕에 한 두채 지어져 있는 집들..

주위는 모두 산으로 싸여 있고, 비록 거기가 교통이 불편한 오지에 

속하는 편이겠지만, 저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을 지어 사랑하는 

우리님과 한백년 살고싶어....에 노래가 생각나는 그런 곳이더군요.



태백산. 먼저 천제단까지 올라가서 문수봉을 거쳐서 내려왔습니다.

총 10km 정도를 걸은 것 같네요. 저희 랩 사람들은 대체로 운동을 좋아하고 

열심히 하는 편이라 등산도 '관악산 다람쥐'같이 잘 했습니다.

부랴부랴 올라갔다가 부랴부랴 내려왔지요.

우리가 갔던 날은 조금씩 보슬비가 내려서 모두 간이우비를 입고서 올라갔었

는데, 천제단 정상에 도착하니 정말 돌쇠님 말대로 구름속에서 신령이 되는

기분이었지요. 안개자욱한 비바람이 휩쓸고 지나가고, 정상에서 내려다 보이

는 모습은 온통 하얗게 뒤덮여있었거든요.

랩 선배형 하나가 핸드폰을 가지고 올라갔더랬습니다.

"교수님, 정상에 올라오고 했는데 집에 한통화 하시죠."

"아...그래요..? 툭툭툭...뚜뚜...

 아.... 여기는 태백산 정상! 태백산 정상! ..."

하면서 사모님과 전화통화를 시작하더군요. 우리들은 얼마나 웃었던지...

참고로 저희 교수님은 올해초까지 프레스토를 몰고 다니시고(사이드 브레

이크가 고장나서 한빛아파트에 주차하실때는 가끔 앞 화단블럭에 콩콩 박

는다고 하시더군요), 교수님 따님 중 첫째 애가 '우리집은 골동품 수집가

게'라고 하실만큼 검소한 성격을 지니고 계시더군요. 그래서인지 핸드폰이

신기하셨는지..

"이게 삼성에서 나온건가??"

"네. 에니콜입니다."

"어허...통화가 잘 되네...좋다 좋다...."

라고 하시더군요.

나중에 5년차 형부터 집에 전화를 걸어서는 교수님과 똑같이 "여기는 태백

산 정상, 정상!!!" 하고 통화를 하더군요.



마지막으로 울진원자력발전소를 견학한 걸 얘기하겠습니다.

원자력공학도라는 잇점과 교수님의 불타는 견학정신에 힘입어 우리는 아주 

자세한 곳까지 다 들어가서 볼 수 있었습니다.

울진3호기가 건설이 거의 다 되어가서, 지금 한참 컨트롤룸과 격납용기내 

고온기능시험중이라 견학하기에는 참 좋은 시기였습니다.

발전소에서 가장 중요한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그리고 펌프 그리고 안전관

련 각 계통을 한전측 가이드를 3분이나 바꿔가면서 하루종일 구경했습니다.

결국은 터빈쪽에 있는 Electric Generator에서 전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 

그렇게 어마어마하고 복잡한 구조물들이 뒷받침 되어주고 있다는 것에 참 

놀라웠습니다.

현재 한국표준형원전 1기에서 나오는 전기는 우리나라의 100명당 3명이 쓰는

전기를 생산해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원전중 처음으로 순수하게 우리스타

일로서 설계하고 제작을 국산화해낸(전부는 아니지만) 것이라, 사람들의 

관심이 참 대단했습니다. 

여러분들도 직접 계통구조들을 살펴보신다면 다른 플랜트나 위험의 가능성이

있는 시설과 비교했을 때, 안전을 위한 방책에 또 방책에 또 방책에 또 방책

들이 설치되어서 혀를 내두르실 겁니다. 그래서 원전이 좋다라는 말은 안할

께요. 하지만, 기초토목부터 건물들을 쌓아올리는 토목,건축분야와 계통의 

안전장치들과 같은 기계분야, 그 외 제어계측분야, 전자분야에서 다른 산업

시설들과는 안전을 생각하는 개념부터 실제까지 확연히 다르다는 것만 말씀

드리고 싶네요. 

그리고 인근주민들에 대해 들은 얘기들...

인근주민들의 반핵데모는, 그들에게도 '안전불감증인가'라고 생각할 지도 모

를 만큼, 돈 또는 지역경제와 많이 관계가 있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원전가동중에 조그만 사고가 발생시에 데모가 일어나는 것 보다는, 한전에서 

점심때 직원이나 토목일꾼들이 멀리까지 나가야하는 불편을 덜기 위해 발전소

내 식당을 만들 때 데모하고, 발전소에서 사원주택까지 통근버스를 운행하는 

것도 데모때문에 무산되었고, 제한구역내에서 왜 낚시를 못하게 하냐고 데모하

고 하는 것이 주민반대 원인의 한 이면이었습니다. 올해말쯤 부분적인 공기가 

끝나면서 토목일꾼들 일부가 거기를 떠나는데 이때 한 번 데모가 있을 걸로 관

계자분은 시기까지 예상을 하고 계시더군요. 차라리 공항보다는 폐기물처리장

이 낫다는 주민들의 일부 여론도 있다고 하네요.

이 얘기는 흘려들으십시용.

원자력이 워낙 거대산업이라 국가주도형으로 이끌어지고 거기에 대한 불신감도 

있기마련이고, 원자력도 단점이 있기도 하겠지만...늘 환경연합등과 같은 반핵

단체의 얘기를 접하실 기회가 많았던 여러분들 한번 쯤 찬핵하는 사람 얘기 듣

는다고 생각해주세요..홍홍..



그리고. 고씨동굴...

고수동굴과는 다른 곳입니다. 가까운 곳에 있기는 하지만..

여기는 강을 나룻배를 타고서 줄로 끌어서 관람을 하라가야 하거든요.

근데 최근에 비가 많이 와서 강물이 불었기에 나룻배 운항이 정지되어서 

아쉽게도 고씨동굴을 구경하지 못했습니다. 고씨동굴은 임란때 왜적을 

피해서 주민모두가 동굴로 피신했다가 발각되엇 다 죽고 고씨만 살아남아서 

지어졌다는 그런 얘기를 관리자분께 잠시 들었었습니다. 믿거나 말거나...

 

아, 그리고 태백산 입구에 식당들이 음식맛이 너무 좋더군요.

식당의 짬밥만 먹고 살던 우리는 정말 마앗있게 먹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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