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HYU ] in KIDS 글 쓴 이(By): anago (아구 애인�) 날 짜 (Date): 1996년10월02일(수) 19시35분48초 KDT 제 목(Title): 엄청난 비! 비! 비! 우와!!!! 비가 엄청나게 내린다. 번개 치고 천둥이 치고... 번쩍 번쩍!!! 10초도 안되는 동안 맞은 비로 온몸이 흠뻑 젖다시피 했다. 이렇게 엄청난 비를 보니 몇년 전 친구 면회 갔었던 기억이 난다. 대학 3학년 때 였다. 친하던 친구에게 면회를 가기 위해 여섯명 정도가 모였었다. 어디였던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아마도 지금가 비슷한 가을이 막 시작하던 시기였다. 집이 서울이던 여자애들이 고기랑 쌀이랑 먹을 것을 준비하고 남자친구들은 돈을 준비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룰랄랄라~ 친구가 있던 부대로 갔다. 부대에서 친구를 만나 외박 허가를 받고 가까운 면으로 향했다. 걸어서 십여분 거리라 하여 걸어서 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 엄청나게 쏟아지는 비...... 우산도 3개밖에 없었고..... 하여간 엄청나게 비를 맞았다. 우산을 쓴다는 것이 의미를 없었다. 머리카락은 흠뻑 젖어 물이 뚝뚝 떨어지고. 바지가락은 다리에 들러붙어 척척 감기고. 어쨌든 어렵사리 여관방 하나를 잡았다. 여관에 들어가자 말자 한 것은ㄴ 여자애들을 화장실에 밀어넣고 옷 짜기. 옷 말리기라는 표현은 어울리지가 않았다. 여자친구들은 당일로 돌아갈 예정이었으므로 갈아입을 옷조차 없었으니.... 벗어서 대충 짜고 그옷을 다시 입는 수밖에.... 다음은 남자들 차례. 화장실에서 옷을 벗어보니 안 젖은 부분이라고는 팬티에 손바닥도 안된는 넓이. 허허허... 어쨋든 옷을 갈아입고 나와서 모여앉았다. 기대되는 순서가 기다리고 있었다. 삼겹살! 원래 야외에서 먹을 생각이었으나 비가 너무나도 쏟아지니 방문을 잠그고 눈치껏 구워먹는 수밖에. 소주 한잔과 삼겹살. 흠뻑 젖은 몸으로 스며드는 술 기운이 그때만큼 따뜻했던 적도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렇게 모여서 어울리던 친구들이 지금은 자주 보기 힘들다. 나는 이렇게 대전에 있고.... 그 당시 군대에 있던 친구는 몇주전 장가를 갔고. 나머지 두 친구는 수원에서 직장생활하고 있고, 그 중에 하나도 유부남이니... 여자친구들 중에도 하나는 일찌감치 시집살이 시작해서 지금쯤 애가 하나쯤 있을 터인데 만날 수 없으니... 아무래도 여자라 그런지 남자들만큼 연락이 쉽지가 않다. 또 하나는 이태리에서 패턴 디자인 공부한다고 떠났고. 의류회사 디자이너로 일하는 나머지 한 친구도 시집갔을 만한데.... 전혀 연락이 없다. 허허허... 이렇게 비오는 날엔 틀어박혀 비디오나 보는 것이 제격이기도 하지만.. 그 옛친구들을 만나 생맥주 한 잔씩 들이키고 싶다. 그동안 못 나눈 얘기들을 나누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