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HYU ] in KIDS 글 쓴 이(By): anago (아구 애인�) 날 짜 (Date): 1996년08월02일(금) 20시34분20초 KDT 제 목(Title): 덕유산의 추억. 케이스님의 덕유산 산행기를 읽고 나니 대학 4학년 여름에 덕유산에 갔었던 기억이 새롭다. 친구들 일곱명이 어울려 덕유산과 변산반도를 거치는 여행을 하기로 한 것이었다. 덕유산에 도착한 후 텐트를 치고 일박을 하였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아침을 해먹고 선발대를 보내어 등산 코스를 알아오게 하였다. 가장 단거리 코스를 택하여 일찍 내려와서 계곡에서 쉬기로 합의를 보고, 산행을 시작하였다. 점심 때까지는 내려올 계획이었기에 준비는 거의 없었다. 음료수나 요기거리를 전혀 준비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게 왠걸.... 시간은 12시가 지나 1시가 다 되어가도 정상에 오르지 못한 것이다. 정상이라 생각했던 곳은 덕유산 정상의 바로 옆에 있는 봉우리였다. 능선을 따라 30여분을 걸은 우리는 매우 지치기 시작했다. 정상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하나둘씩 모여 사진도 찍고, 라면을 끓여 먹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나와 친구들은 옆에서 군침만 흘리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 때는 마음속으로 저 사람들이 와서 한 젓가락 먹으라고 권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속으로 빌었다. 옆에서 먹는 것을 한참 쳐다보고 있는 우리를 그 사람들은 본척만척 자기네들끼리만 열심히 맛있게 먹는 것이었다. 하지만 어쩌리... 우리가 잘못했으니 그사람들을 탓할 수는 없었고, 서둘러 내려오기로 했다. 한 친구와 둘이 나란히 달리다시피해서 산을 내려오다가 조금 쉬고 내려오다 좀 쉬고.... 이렇게 내려오다 보니 어떤 아주머니와 두 아들과 거의 같이 내려오게 되었다. 그런데 우리의 굶주림과 피로에 지친 모습을 그 아주머니가 눈치채시고 아이들이 먹던 물과 과자를 우리에게 주셨다. 학생들 배가 많이 고파 보이는 구만... 하시며... 어찌 어린아이의 과자를 뺏어먹을 수가 있겠냐고 할 수도 있지만 그 때는 체면도 눈치도 없었다. 감사합니다 말과 함께 덥썩 받아들고는 친구와 게걸스럽게 과자를 먹어치웠다. 그 아주머니가 지금도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맙게 느껴진다. 산을 내려와서 처음 등반 코스를 잡은 선발대는 엄청 혼이 났다. 하지만 내려와서 계곡에 발담그고 잠시 쉬고 밥을 해먹고 배가 부르게 되니 고생도 그냥 재미있었던 일로 변해버렸다. 그 날의 산행은 대학시절의 여행들중에 제주도 배낭여행과 함께 의미있는 여행의 추억으로 남아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