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n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글 쓴 이(By): smoker (골초 ==원)
날 짜 (Date): 1993년04월03일(토) 16시06분55초 KST
제 목(Title): 한밤중에 생긴일

                        한밤중에 생긴일

                                               골초 == 원나라


"원대리 밤에 너무 힘쓰믄 중년이 괴롭다네...허허허"

아차 싶어 잠을 깼지만 정말 밀려오는 졸음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무슨 방도를 찾아야만 했다.

밤이면 밤마다 이래서야....

결국 오늘 아침엔 농담삼아 하는 말인줄 알았던 쌍코피까지 터뜨리고야 만거였다.

집사람한테 바로 얘기하기는 그렇고 참 난감해 미칠지경이었다.




"저어...백종철씨 계십니까? ...네에..... 야, 종철이냐? 퇴근하구 시간있어?

 ... 그래 임마 형님이 긴히 할 얘기가 있응께 좀 나와라...응 그래 거기서 보자"

비몽사몽간에 퇴근시간이 되자 원대리는 부시시한 얼굴을 한번 문지르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아무리 종철이가 막역한 친구사이긴해도 참 그런 문제를 의논한다는게

겸연쩍은건 사실이었다.

그래두 지푸라기라도 잡아보자는 심정에서 얘기를 꺼내긴했는데.

"결혼하기전까지만해도 소희가 그러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말이야..."

"....."

"...꼭 걔는 새벽 3시만 되믄......"

"....."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사실이지만 말이야 유리창문이 흔들거린걸 봤단

 말이야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

".....밤이면 밤마다 이렇게 시달려서야 어케 목숨을 부지하겠냐 이거야아"

종철은 얘가 농담하나 싶어 실없이 웃고 있었지만 들어보니 참 딱한 노릇이었다.

그대로 뒀다간 이거 친구하나 말려죽일 일이 생길 지경이었던 거다.

"야 임마 정신챙겨 이 행님이 다 해결해줄 탱께 걱정을 하들말고"

"어 정말 무슨 좋은 수가 있는거야?"

"짜식 임마 나만 믿으라니까 그러네"




친구가 믿으라니 믿긴했지만 도대체 무슨 방법이 있겠는가.

보는 사람은 증말 자다가도 웃을 일이지만

원대리한테는 생사가 걸린 절박한 문제였던거다.

"야, 빨리 나와봐....인자 니 고생도 끝이다"

다음날 엉망으로 출근해서 꾸준히 닭병을 앓고 있던 원대리는 종철의 전화에

귀가 번쩍 트였다.

헐레벌떡 뛰어간 원대리에게 종철은 싱글싱글웃으며 먼가를 건네 주었다.

"이게 형님이 심혈을 기울여 설계한건데 오늘밤에 한번 시운전 해봐 아라써?

 소희 갸도 조아할텡께....흐흐흐"

성의를 무시할 수도 없어서 받아오긴했지만 

'아유 이걸 어떻게 소희한테 주지?...하유 걔가 얼마나 무안해할까 참 내'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죽는건 보단 나으니까




"저어...여보...에...이거 말이야...저어...이게..."

차마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벌써 소희는 얼굴이 홍당무가 되가꾸는

무안해서 어쩔줄을 모르고 정말 이거 아예 보여주질않는건데...이거 참

그래도 소희는 본능적으로 그게 어디다 어떻게 쓰는 건지 알아채고는

순순히 그걸 받았다. 

'아유...미안하고 쪽팔리고 이거참'



째깍째깍....새벽 2시 58분, 원대리는 방어본능에 사로잡혀 어김없이 눈을 떴다.

소희는 옆에서 세상모르고 새근새근 자고 있었지만 초침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운명의 시간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일단 원대리는 살짝 침대를 빠져나와 화장대를 단단히 붙잡았다.

그리구 귀를 막고 입은 벌리고 

'과연 효과가 있을까...'

원대리는 그러고 있는 와중에서도 초조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2시 59분 55초...4초...3초...2초...1초.....

"피윳!....피피피피..피윳..피윳..피피..피윳피윳"

원대리는 귀를 의심하지않을 수 없었다.

'됐다...됐어....허허허...됐어'

순간 괴로왔던 숱한 밤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아...드디어 원대리는 자다가 침대에서 튕겨나가거나 굴러떨어지는 스텐드를

피하느라 밤잠을 안 설쳐도 돼게 된거였다. 

'야호우 드디어 소희의 가공할 방귀를 막을 수 있게 됐다...핫핫핫

 역시 종철이는 대단해...소음기를 단 팬티라니...핫핫핫'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