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쓴 이(By): KennyG (Kenny G) 날 짜 (Date): 1993년03월21일(일) 06시16분00초 KST 제 목(Title): 무서운 이야기 제 2 탄 ┃ ┃ <<< 피흘리는 다라마귀 이야기!!! >>> 김 현 국 지음 ┃ ┃ ┃1991년 8월, 천호동에서 가스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던 김헌국은 ┃ ┃눈물을 뚝뚝 떨구는 긴머리의 애인 조정아양을 뒤로하고 ┃ ┻논산훈련소로 입소했습니다. 밝고 명랑하며 다소 나서기도 하고, ┳ ≡까불기도 하는 성격에다, 재치가 많았던 헌국은 6주간의 신병훈련을 ┃ ┃마치고 자대로 가게되었습니다. 타고난 끼(?)로 신병훈련 내내 신교대를 ┃ ┃웃음바다로 만들었었던 헌국은 최고의 인기인이었고 덕분에 조교들에게 ┃ ┃가장 많은 얼차례와 구타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처음 사격을 나갈때도 ┃ ┃총구를 조교들에게 향하게 하고 "투투투투~"하면서 전투복을 들춰 배꼽을 ┃ ┃보이며 "난 마돈나다~" 하다가 그만 화가난 조교들에게 뒈지게 맞기도 ┃ ┃했습니다. 천성이 그런지 헌국은 매를 맞아도....얼차례를 받아도 한번도 ┃ ┃얼굴을 찡그린 적이 없었으며 언제나 싱글벙글 웃기만 했었습니다. ┃ ┃훈련소 퇴소식때 찾아온 애인 조정아양에게도 "걱정마~ 시작이 반이야~ ━━━━━━━━━━━━━━━━━━━━━━━━━━━━━━━━━━━━━━ ┳조금만 기다려! 나 제대하면 우리 결혼하자!"며 강요반 억지반으로 굳게 ┃ ≡다짐을 했고...어머니께도 "아들걱정은 마세요! 전 자랑스런 대한육군 ┃ ┃이등병이니까요!"라고 말해서 어머니의 눈시울을 적시게도 했습니다. ┃ ┃드디어 자대배치를 받게된 이런 헌국의 앞날은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 ┃ ┃았습니다. 헌국은 철책사단으로 유명한 강원도 화천군의 15사단에 배속 ┃ ┃되었고 모 중대로 배치받게 되었습니다. 헌국의 중대는 중화기 중대로서 ┃ ┃헌국은 81미리 박격포가 주특기로 되었습니다. ┃ ┃배속첫날부터 멋지고도 무지 야한 신고식을 펼친 헌국은 곧 중대최고의 ┃ ┃귀염둥이가 되었습니다. 헌국의 소대에서는 "소대 마스코트"라는 이상한 ┃ ┻제도가 있어서 가장 귀염받는 이등병에게는 많은 특혜가 주어졌습니다. ┳ ┃물론 자판기나 P.X도 이용도 자유로왔습니다. 그전까지는 헌국보다 석달 ┃ ≡먼저 들어온 이응석이병이 소대 마스코트였으나 헌국때문에 자리를 빼앗 ┃ ┃기게 되었습니다. 이응석이병은 이를 갈았습니다. 바로 자신 밑의 쫄다구 ┃ ┃인데도 전혀 반갑지가 않았으며 어떻게든 헌국을 괴롭힐까 궁리에 ┃ ┃궁리만을 했습니다. ┃ ┃다른 고참들이 없을때면 곡괭이 자루나 도끼 자루로 헌국을 군기가 ┃ ┃빠졌다며 때렸으며, 어쩌다가 시간이 없을때면 새벽에 몰래 화장실로 ┃ ┃불러서 구타를 하기도 했습니다. 철책사단이라 군기가 엄하긴 했지만 ┃ ┃요즈음의 군대는 거의 민주화가 되어서 구타는 어느부대이고 절대금지 ━━━━━━━━━━━━━━━━━━━━━━━━━━━━━━━━━━━━━━ ┳였는데도 헌국은 하루라도 이응석이병에게 안맞는적이 없었습니다. ┃ ┃하루는 눈두덩에 멍이 들었는데 이를 이상히 여긴 박경배 상병이 왜 그러 ≡ ┃느냐고 묻자 헌국은 계단 모서리에 부딪혀서 그런거라며 앞으론 주의하겠 ┃ ┃다고 했습니다. 많은 고참들이 귀여워 해주었고, 어쩌다가 헌국에게 건빵 ┃ ┃이라도 한봉지 들어가는 날 저녁이면 으례히 이응석이병이 불러내어 구타 ┃ ┃를 했습니다. ┃ ┃===================================================================== ┃ ┃그래도 헌국은 용기를 잃지 않았습니다. 언제나 자신이 모자라서 받는 ┃ ┃기합으로만 생각했으며 자기의 윗고참들은 끔찍히 아끼고 챙겼습니다. ┃ ┻조정아양에게 쓰는 편지에도 편한 군생활을 하고 있다며 걱정하지 말라 ┳ ┃고 하기도 했습니다. ┃ ┃어느날.....총기검사가 있었는데 그날 헌국의 소대는 밤새도록 뺑뺑이 ≡ ┃를 돌았습니다. 내용인즉....다른총은 멀쩡한데 헌국의 소총에만 기름 ┃ ┃이 떡칠이 되어있던 거였습니다. 헌국은 직감적으로 이응석이병의 소행 ┃ ┃임을 느꼈지만 내색을 않았으며, 많은 고참들은 신병이라 잘 모르려니... ┃ ┃그냥 넘어가면서, 왜 그런것도 교육시키지 않았냐고 이응석이병에게 얼차례 ┃ ┃를 주었습니다. 이응석이병은 더욱 화가 치밀었습니다. 밤에 몰래 헌국의 ┃ ┃요대를 숨겨놓기도 하고, 헌국의 군화끈을 끊어 놓기도 했습니다. ┃ ┃또 헌국이 외우기로한 주특기 교재는 화장실에다 갖다 놓았으며, 헌국의 ━━━━━━━━━━━━━━━━━━━━━━━━━━━━━━━━━━━━━━ ┳총에는 언제나 기름과 흙이 가득했습니다. 내무반의 헌국의 자리는 언제나 ┃ ┃지저분했으며 헌국에게는 없어지는 물건도 많았습니다. 자신의 관물대 앞에 ┃ ┃붙혀둔 조정아양의 사진도 없어지자 헌국은 웃음을 잃었고, 그간 귀여워 ≡ ┃해주기만 하던 고참들도 헌국을 고문관이라며 이응석이병과 같이 괴롭히기 ┃ ┃시작했습니다. 헌국의 지갑에는 조정아양의 사진과 편지가 있었는데 ┃ ┃지갑까지 없어지자 헌국은 이응석이병에게 돌려달라고 말했고 이응석이병 ┃ ┃은, 고참을 도둑놈으로 안다며 다른 고참들과 함께 많은 모욕과 구타를 ┃ ┃했습니다. ................. ┃ ┃....작년 크리스마스때 헌국의 어머니와 조정아양이 면회를 왔습니다. ┃ ┻외출은 되지 않았으나 소대장의 배려로 면회소에서 헌국의 내무반 안으로 ┳ ┃어머니를 모셔오게 되었습니다. 조정아양은 몇달만에 보는 헌국의 얼굴에 ┃ ┃조금은 가식적인 웃음이 있는걸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힘든 생활때문이라 ┃ ┃그럴것이라고 자위했습니다. ≡ ┃===================================================================== ┃ ┃조정아양은 대단한 미인이었습니다. 진급한 이응석일병의 눈은 빛났 ┃ ┃습니다. '헌국이 녀석 애인은 기똥차게 예쁘잖아?' ┃ ┃===================================================================== ┃ ┃그날 조정아양은 어머니가 안계신 틈을 타서 헌국에게 엄청난 사실 ┃ ┃을 이야기 했습니다. 자신이 임신 5개월 째라는거였습니다. ━━━━━━━━━━━━━━━━━━━━━━━━━━━━━━━━━━━━━━ ┳어떻게 하느냐는 물음에 헌국은 간단히 대답했습니다. ┃ ┃"뭘 어째? 당연히 낳아야지!" ┃ ┃......석달후 있을 헌국의 정기휴가때 다시 보기로 하고 정아양과 ┃ ≡어머니는 다시 서울로 돌아가셨고....... ┃ ┃정아양을 본 이응석일병은 누구냐며 무슨관계냐고 묻기도 했고 ┃ ┃자기에게 소개시켜 달라며 협박하기도 했습니다. 1월이 되자 이응석 ┃ ┃일병이 첫휴가를 나가게 되었습니다. ┃ ┃헌국과 마찬가지로 서울이 집인 이응석일병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 ┃놀다가 자원해서 군에 입대하였으며 친구라고는 거의 없었고 ┃ ┻일주일정도 집에서 휴가를 보내자 심심하기 이를데 없었습니다. ┳ ┃이응석일병은 기발한 꾀(?)를 생각해 내었고 언제인가 훔친 헌국의 ┃ ┃지갑에서 조정아양의 전화번호를 찾아 불러내었습니다. ┃ ┃조정아양은 한번 본적이 있는 헌국의 부대고참이 서울에 와서 만나 ┃ ≡자고 하니 조금은 껄끄러웠지만 헌국을 생각해서 화양리에 있는 모 ┃ ┃레스토랑에서 만나기로 하였습니다. ┃ ┃조정아양은 회사원으로서 임신중이었기에 2월 부터는 집에서 쉬기로 ┃ ┃하고 그때까진 회사에 다니고 있었으며...이응석일병을 만나자 헌국의 ┃ ┃이것저것을 물어보았습니다. 이응석일병도 처음엔 헌국에 대한 얘기만 ┃ ┃하다가, 자신에게 잘 보여야 헌국이 편하다고 을러대며 술을 못하는 ━━━━━━━━━━━━━━━━━━━━━━━━━━━━━━━━━━━━━━ ┳조정아양에게 맥주를 권하기도 했습니다. ┃ ┃헌국의 군생활과 자신의 처지, 임신중의 아이 등 ..이러저러한 것을 ┃ ┃생각하며 설움에 술을 마시게 되고, 결국 몸을 가눌수 없게된 조양을 ┃ ┃이응석일병은 여관으로 끌고갔습니다. 반항은 하였지만 임신중의 배를 ┃ ≡때리는데에는 어쩔도리가 없었습니다. ......몸을 빼앗겼으며..... ┃ ┃다음날 조정아양은 .....무슨 불행인지 임신 6개월이 되는 아이를 ┃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 ┃말이 유산이지 임신 6개월의 아이라면, 거의 태어난 아기와도 다름 ┃ ┃없는 거였습니다. 마음약한 조정아양은 결국 자신의 방 문고리에 목을 ┃ ┻매달아 자살하였습니다. ┳ ┃이는 조정아양의 동생이 발견하였고 곧 헌국에게도 알려졌습니다. ┃ ┃이응석 일병은 이 사실을 모르는채 부대로 복귀하였고, 그와 동시에 헌국 ┃ ┃은 청원휴가를 나오게 되었습니다. 헌국은 기가막혔습니다. ┃ ┃세상에~ 이럴수가! 그토록 사랑했던 애인이 자신의 아이를 유산한채 죄책 ┃ ≡감에 시달리다 못해 자살을 하다니?....헌국은 추호도 이응석 일병때문이 ┃ ┃라는 걸 느낄수는 없었습니다. ┃ ┃===================================================================== ┃ ┃곧 헌국도 복귀하게 되었고..그는 복귀하고도 몇달간 조정아양의 죽음을 ┃ ┃슬퍼하였지만 힘든 군생활에, 또 그동안 계속 자신을 괴롭혀오던 이응석 ━━━━━━━━━━━━━━━━━━━━━━━━━━━━━━━━━━━━━━ ┳일병이 웬일인지 자기에게 잘해주니 점차 그 아픔을 잊어가게 되었습니다. ┃ ┃그러던중 올 4월입니다. 야간근무를 서던 헌국은 희안한 일을 겪게 되었습 ┃ ┃니다. 헌국은 고가초소에서 근무를 서고 있었는데, 이 고가초소 보초는 한 ┃ ┃명은 고가초소위에, 또 한명은 아레에서 지키게 됩니다. ┃ ┃고가초소위에서 경계를 보고 있던 헌국은 초소의 밑 계단에서 뭔가 희고도 ≡ ┃불그스름한 개가 자기에게로 뛰어 올라오는것을 보았습니다. ┃ ┃헌국이 이상해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것은 개가 아니고 피에 젖은 아기 ┃ ┃였습니다. 하얀 살결의 아기는 피에 범벅이 되어 있었고 두눈을 꼭 감고 ┃ ┃있던 아기는 헌국의 발 아래까지 뛰어 올라오자 두 눈을 확~ 떴는데 ┃ ┻아기의 눈동자는 없었고 그냥 흰자위로만 헌국을 쳐다보았습니다. ┳ ┃헌국은 꺄악~ 소리를 지르고는, 역시 초소밑에서 외마디 비병과 공포탄 ┃ ┃소리가 나는걸 느끼곤 기절했습니다. ┃ ┃다음날 새벽에 깨어난 헌국은 자신말고도 밑에서 근무를 서던 이광섭상병 ┃ ┃과, 그 다음 근무자인 이주환상병과 이재호일병도 같이 기절한 사실을 ┃ ┃알게 되었습니다. ≡ ┃의문을 모르는 소대원들과 중대장에게 헌국은 자신이 본 일을 이야기 ┃ ┃하였고, 초소밑의 이광섭상병은 긴 머리카락을 휘~ 날리며 자신에게로 흰 ┃ ┃소복을 입을 여자가 공중으로 떠서 오길래, 공포탄을 발사하다가 정신을 ┃ ┃잃었다고 했습니다. 다음근무자 두명은 근무교대를 위해서 초소로 가던중 ━━━━━━━━━━━━━━━━━━━━━━━━━━━━━━━━━━━━━━ ┳초소밑의 이광섭상병을 못본채, 초소위에서 들리는 아기의 울음소리에 ┃ ┃초소위로 올라갔다가....누워있는 헌국옆에서 울고있는 피범벅의 아기와 ┃ ┃아기를 달래고 있는 머리가 날리던 흰옷의 여자를 보고는 같이 기절했다고 ┃ ┃말했습니다. 그들의 말에 의하면 누워 있던 헌국의 가슴에 아기가 안겨져 ┃ ┃있었고 헌국과 흰옷의 여자가 같이, 울고 있던 아기를 달래고 있었더라고 ┃ ┃이야기했습니다. ≡ ┃헌국은 기절중이었다는데도 아기를 달래고 있었다는 말이 조금 이상하긴 ┃ ┃했지만 네 사람의 말이 거의 일치하게 되자 중대장은 심각한 고민에 ┃ ┃빠졌습니다. 결국 초소근무는 다른 소대에게 맡겨지게 되었고, 헌국의 ┃ ┻소대는 막사주변 근무를 맡게 되었습니다. ┳ ┃이런일이 있은지 일주일이 지나고.......... ┃ ┃불침번 근무를 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이야기가 소대로 퍼졌습니다. ┃ ┃매일 새벽 3시가 조금 넘게되면 헌국의 옆에서 흰옷을 입은 여자가 울고 ┃ ┃있더라는 거였습니다. 어떤사람은 피범벅의 아기가 울어대고 있다고도 ┃ ┃하였습니다. 헌국의 막사는 각 내무반이 그리 크지 않아서 분대별로 ┃ ┃내무생활을 하게 된 곳이었는데...매일 3시 30분쯤에 근무서는 사람들의 ≡ ┃이야기가 같아지자 헌국은 이상했습니다. 헌국과 같이 생활하는 사람들 ┃ ┃은 정말로 새벽이 되면 누군가 흰옷을 입고 헌국의 옆에 있는거 같은데 ┃ ┃가까이 가거나 조금 쳐다보고 있으면 홀연히 사라져 버린다고 했습니다. ━━━━━━━━━━━━━━━━━━━━━━━━━━━━━━━━━━━━━━ ┳하지만 못 보았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이응석일병 ┃ ┃혼자뿐 이었습니다. ┃ ┃====================================================================== ┃ ┃저번달 말일쯤의 일입니다. 헌국의 부대에서 약 1킬로 떨어진 곳에 연대 ┃ ┃사격장이 있었는데,이곳의 자동화 타켓이 오래되었다고, 새로 보수를 하게 ┃ ┃되었습니다. 분대마다 1명씩 차출해서 작업을 했는데, 헌국의 분대에서는 ┃ ≡헌국이 나가게 되었습니다. 야간작업을 하던중 헌국은 근처 가게에서 담배 ┃ ┃를 사러 갔다가 돌아오는 산길에, 누군가 자신의 뒤에서 미행을 하고 ┃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녁 8시쯤으로 어두컴컴한 산길이라 뭐 보이는 ┃ ┻건 없었지만 괜시리 무서운 생각이 들어 작업장으로 뛰어오다가 얼굴에 ┳ ┃떨어지는 한방울의 빗물에 비가 오나보다하고 우연히 위를 돌아다본 ┃ ┃순간! 그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주저 앉았습니다. ┃ ┃피로 범벅이된 아기를 가슴에 품은 흰옷의 여자가 헌국의 머리위에 떠서 ┃ ┃날아오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헌국의 얼굴에 맞았던 것은 빗물이 아니라 ┃ ┃핏물이였습니다. 헌국은 무서워서 두 눈을 크게 뜨고 흰옷의 여자를 ┃ ┃바라보다 그만 두눈에서 주르륵 눈물을 흘렸습니다. ┃ ≡그것은 그토록 사랑했었던 예전의 애인인 조정아양의 얼굴을 하고 있는 ┃ ┃흰옷의 여자때문이였습니다. ┃ ┃아기을 안고있어서 흰옷이 피에 물든것 말고...조금 창백한 얼굴을 하고 ━━━━━━━━━━━━━━━━━━━━━━━━━━━━━━━━━━━━━━ ┳있던거 외에는 예전의 모습그대로였습니다. ┃ ┃헌국은 전혀 무섭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으며 반가움에 또....그리움에 ┃ ┃일어나서 자신의 머리위에 떠있던 조양의 귀신을 바라다 보았습니다. ┃ ┃역시 울면서 스스르 내려오던 조양은 자신이 안고있던 피의 아기를 ┃ ┃헌국에게 내밀었고 헌국은 무심코 그 아기를 받았습니다. ┃ ┃아직 손바닥 만한 아기였습니다. 헌국은 생각했습니다. 조양의 유령은 ┃ ┃헌국에게 무언가 말을 하려 하였지만, 말을 하기도전에 헌국은 그 아기가 ┃ ≡누구의 아기인지, 왜 조양의 유령이 자신에게 보이는지를 저절로 깨달았 ┃ ┃습니다. 헌국은 굉장한 분노에 휩싸였습니다. ┃ ┻조양의 유령이 직접 이응석일병에게 복수를 하지 않는 이유도 알았습니다. ┳ ┃이응석일병의 몸에는 저승으로 가는 혼들의 길을 재촉한다는 귀신인 ┃ ┃다라마귀의 영이 붙어있어서 섣불리 조양의 유령으로 접근했다가는 ┃ ┃자신의 복수는 커녕 영원히 구천을 헤맬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 ┃여러분들도 아시겠지만 악한 사람의 몸안에는 악의 영이 기생하게 ┃ ┃됩니다. 특히 크리스트교라면 치를 떠는 사람들은 다른 신을 믿지 ┃ ┃못하도록 하는 다른 귀신의 영이 있기 때문입니다. ┃ ┃헌국은 조양의 복수를 하기로 마음 먹었지만 어떻게 할지는 ┃ ≡난감했습니다. 하지만 그런것도 조양은 알고 있었다는듯이 헌국에게 ┃ ┃영감으로 전해주었습니다. ━━━━━━━━━━━━━━━━━━━━━━━━━━━━━━━━━━━━━━ ┳헌국은 그날 조양과 헤어지고 부대로 복귀한 다음 잠을 청했습니다. ┃ ┃그날 새벽에 이응석일병의 근무가 있었는데 헌국은 잠을 차는척했습니다. ┃ ┃새벽, 이응석일병이 근무준비를 하고 있던것을 보고 있다가 이응석일병 ┃ ┃이 밖으로 나가자 조용히 따라나갔습니다. ┃ ┃이응석일병은 화장실로 갔고 화장실에는 조양의 유령이 화장실로 들어 ┃ ┃오고 있는 이응석일병을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 ┃이응석일병의 눈이 비웃음으로 바뀌다가 갑자기 뒤를 돌아다 보았습니다. ┃ ┃자신의 뒤에서는 낫을 들고 있는 헌국의 모습이 비쳐졌고 헌국이 낫을 ≡ ┃천천히 위로 올리자 이응석일병은 "네 년놈들이 알았구나...."며 중얼 ┃ ┻거렸습니다. 그리곤 갑자기 조양에게로 달려들었는데 그때 헌국의 낫이 ┳ ┃허공을 가르며 이응석일병의 등에 꽂혔고 그 낫은 등의 위 부분부터 ┃ ┃등아래까지 한줄로 길게 갈라졌습니다. 피가 퍼지고..... ┃ ┃비명소리는 나지 않았고, 쓰러진 이일병의 갈라진 등에서는 피가 멈추고 ┃ ┃검은색 연기와 부글부글 끓는듯한 검정 물질이 흘러나왔습니다. ┃ ┃잠시후 이일병의 몸이 벌떡 일어나더니 다시 조양에게 달려들었고 조양 ┃ ┃은 두손을 뻗어서 이일병의 목을 조르자 이일병은 다시 쓰러졌습니다. ┃ ┃부들거리던 이응석일병의 몸의 움직임이 멈추고..... ┃ ┃쓰러진 이일병을 조양은 눈물을 흘리며 바라보더니 품안의 아기를 꺼내 ≡ ┃들고는 헌국에게 다가갔습니다. 헌국이 아기를 받아서 안자...... ━━━━━━━━━━━━━━━━━━━━━━━━━━━━━━━━━━━━━━ ┳평소 피로 물들어 있던 아기는 피물이 점차 사라지면서 두 눈을 뜨고 ┃ ┃는 방실방실 웃었습니다. ┃ ┃헌국은 눈물을 흘리며 다시 아기를 조양에게로 건내 주었고..... ┃ ┃조정아양도 계속 울면서 헌국에게 손을 흔들고는 그 모습이 점차 희미 ┃ ┃해져 갔습니다. ┃ ┃헌국은 그 자리에서 계속 흐느껴 울다가 돌아와서 다시 잠을 청했습니다. ┃ ┃잠은 오지 않았고 동이틀 무렵....막사안은 시끌벅적해졌습니다. ┃ ┃헌국이 깨어나보니 자신의 옆자리에서는 이응석일병이 얼굴을 찡그린채 ┃ ┃잠을 자고 있었고......막사가 시끄러운 이유는 화장실에 웬 피가 잔뜩 ≡ ┻고여있다는 거였습니다. 그리고 피가 고인 한 가운데는 "다라"라고 써진 ┳ ┃한장의 창호지가 있었습니다. ┃ ┃==================================================================== ┃ ┃그후 이응석일병은 시름시름 앓다가 두달만에 죽었습니다. ┃ ┃아마도 자신의 몸에서 기생하던 귀신이 없어져 버린 까닭일 것입니다. ┃ ┃물론 이응석 일병의 등에는 낫자국이 있었는데 이응석 일병도 죽을때 ┃ ┃가지는 그것이 왜 갑자기 생겼는지 몰랐을것입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