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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날이었습니다. 조용히 방에 앉아서 스트립 포카에 열중하고
 있던 현국에게 갑자기 뒤에서 갈치 한마리가 자신의 목을 조여
 오고 있다는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선 입을 벌리고 마늘과
 생강을 한주먹 집어넣은 다음에 부엌칼로 협박하시며.....
 
 "이 웬수얏!! 너죽고 나 살자!!"
 
 라고 외치시면서 울음을 터뜨리시는 어머니의 모습을 본 현국은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잉? 엄마 왜 그래요?"
 "이 웬수얏!!! 이걸좀 ��!!!!"
 
 갑자기 하늘에 어둠이 깔리면서 소나기가 후두둑 내렸습니다.
 현국은 어머니가 내던지신 흰색 종이를 떨리는 두손으로 받았
 습니다. 전화요금 고지서였습니다.

 8월 전화요금이 자그마치 547,594,723,965원이나 나왔습니다.
 기가 막혔습니다. 요금 내역을 보니까 전부 국제 전화였습니다.
 
 "잉? 이거 국제 전화아니예요? 전 국제 전화쓴일이 없어요!"
  
 빠바밤~
 현국의 어머니의 손이 현국의 뺨을 사정없이 후려쳐대시다가
 현국의 컴에서 모뎀을 빼내시더니 "이거 매뉴얼 어디있니?"
 하셨습니다. 유창한 영어실력의 어머니 덕택에 사실을 알게된
 현국은 눈물이 핑돌았습니다.

 현국의 모뎀은 미국 마이크로콤 회사것으로 매뉴얼에는 가장
 완벽한 통신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씌여있었습니다.

 노 노이즈 (No Noize)를 추구하는 이 회사의 모뎀은 언제
 어디서나 전화를 걸어도 먼저 미국에 있는 마이크로콤의 본사의
 전자식 교환기에 연결이 된다음 전화건쪽으로 다시 연결를 해주는
 이상한 모뎀이었습니다.

 하이텔에 전화를 걸어도 먼저 미국에 걸린다음 미국에서 다시 하이텔에
 연결해서 현국의 집에 접속이 되도록 된것이었습니다.

 현국은 기가막혔습니다. 매장에서 모뎀을 살때는 가장 좋은모뎀
 이라고 속아 샀었던 생각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현국의 집은 월세방으로 내쫓기게 되었고......

 가뜩이나 어렵게 구한 현국의 486은 본체만 빼고선 다른 부품들을
 팔수밖에 없었습니다.

 시게이트의 120메가 하드는 예전 XT용으로 쓰이던 10메가 하드로
 바뀌었고 현국의 CTX 모니터는 62년 개발된 금성의 커다란 흑백
 TV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문제는 무엇보다도 모뎀을 팔아야 했습니다.
 현국은 하이텔의 팝니다(sell)란에
 "미국 마이크로콤사의 모뎀 아주 싸게 팔아요!" 라는 게시물을 올려서
 하이텔의 어떤 사용자에게 팔았는데....
 그 사용자는 초보자였습니다. 자신의 집에 설치된 마우스의 시리얼
 포트와 모뎀의 시리얼과 충돌하는것도 모르고는 안된다고 다시
 가져왔습니다. 그리면서 한 마디 했습니다.

 "누가 그러는데 이거 마우스랑 모뎀이랑 충돌한대요!"
 
 현국은 그럴리가 없다면서 자신의 시스템에서 테스트를 했습니다.
 오랜만에 들어간 하이텔에서 마음껏 놀다나온 현국은, 이상이
 없을꺼라면서 그 사용자에게 다시한번 해보도록 권하고는
 부엌에 있던 쥐약을 한 움큼 쥐어주었습니다.
 
 "이 쥐약을 컴퓨터 안에 넣어두면 절대로 마우스랑 충돌하는 일이
 없을것이고 또한 쥐때문에 옮기는 페스트같은 바이러스도 걱정이
 없다!"
  
  라고 말해주었습니다.
 
 ........

 현국은 깝깝했습니다. 해상도도 떨어지는 흑백 TV에서 스트립포커를
 하자니 답답하기 이루말할수 없었습니다.

 하도 답답해서 세들고 있는 집 마당에서 한산도를 피우고 있던중....
 주인집 아들로 보이는 조그만 녀석이 디스켓을 한상자 가지고
 들어오고 있는것을 보았습니다. 둘은 서로를 노려보았습니다.
 현국은 코웃음을 쳤습니다.

  "푸하~ 쥐방울 만한게 무슨 컴퓨터야?"
 
 현국은 비록 자신의 주변기기는 형편없지만 메인프로세서는
 자그마치 486-88/DX짜리였기 때문에 남들이 컴퓨터를 만진다라는
 소리를 들으면 뭔가가 우스웠습니다.

 이때 디스켓을 들고 있던 꼬마가 일부러 넘어지는 척을 하면서
 손에 들고 있던 디스크를 몇장 떨어뜨렸습니다.

 그중에는 21메가짜리 플롭티컬 디스크도 있었고, 광디스크도
 몇장있었습니다.

 현국은 외마디 비명을 질렀습니다. "헉!!!!"

 꼬마는 "에이~ 땅에 떨어졌잖아?" 하면서 들고 있는 가방에
 담아 넣으려고 가방을 열었는데....

 꼬마가 가방속에 있던 컴 부품을 하나씩 꺼내는 모습을 본 현국은
 입에서 게거품을 물었습니다.

 로지텍 슈퍼 무선 마우스, 옥소리 2.5에코 멀티, 콤택 9600BPS 모뎀
 알프스 고감도 키보드, 2.7기가 IBM 하드디스크, 멀티미디어 카드
 등등 듣도 보도 못한것들이 우르르 나왔습니다.

 그중에는 현국이 구하지 못한 스트립 포커 4의 원본 디스크도 있었
 습니다.

 현국은 눈알이 튀어나왔습니다.

 방으로 뛰어들어가서 안대를 하고 나온 현국은 그 꼬마앞에서
 넙죽 절을 하며 외쳤습니다.


 "에고~ 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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