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봄비에 젖어드는 저주 ** 김 현 국 지음 ┃ 신지혜 양은 새벽 2시나 되어서야 겨우 레포트를 다쓰고 잠자리에 들수가 있었다. 아웅다웅 싸우던 여동생하고 얼마전에 새로 단독주택인 이집으로 이사를 오면서 자기방을 쓰게 되니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 질투가 많은 동생은 정원옆의 넓찍한 이 방을 자기가 쓰겠다고 했으나 지혜양도 양보를 하지 않아서 마음에 드는 이 방을 차지하였다. ┃┃ 얇은 요를 펴고 잠을 청했다. 창밖에는 추적 추적 봄비가 내리고 있었다. 레포트를 겨우 마친 안도감에 어렴풋이 잠이 들려고 하는데 갑자기 ┃┃ "일어나라 ~~~~~~~" 하는 고통스런 남자의 소리가 들려왔다. ┃ "악 ~엄마야.." 놀란 지혜양이 일어나서 불을 켜고 방을 둘러보았다. 방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창문을 열어보니 비만 내릴뿐이었다. 꿈결에 잘못 들은 것 같아서 다시 잠을 청했다..그러나 또 그소리가 들려왔다.. 이번에는 어스름한 꿈결이 아니었기 때문에 틀림없이 그 소리가 들렸다. " 일어나라 ~ "┃ "꺄악 ~~" ┃ 지혜양이 공포에 질려 일어나면서 다시 불을 켜고 비명을 질렀다. 그소리는 어디서 들려오는지 몰랐으나 틀림없이 고통스런 남자의 목소리였다. 그녀가 두번씩이나 비명을 지르자 거실 반대편 방에서 주무시던 부모님이 깨어나 달려 왔다.┃ "무슨일이니.. " ┃ "언니 무슨일인데 소리를 지르고 그래 ?" 놀란 그녀가 방문앞에 서서 자초 지종을 이야기 했다. ┃┃ "네가 피곤하니까 꿈결에 잘못 들은 소리일게다. 이제 이사온지 얼마 되지 않아 낯설어서 그럴거야 " 자상한 아빠는 겁에 질린 지혜양을 위로해주었다. 그날 지혜는 잠을 잘수가 없었다. 너무 무서워서 잠이 오지가 않았다. 의자에 앉아 책을 보다가 잠이 들었다. ┃ 다음날이었다. 전날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해 강의를 듣지 못한 지혜는 저녁에 과선배들과 모임을 갖느라고 파김치가 되어서 밤 늦게 들어 왔다. 들어오자 마자 푹 쓰러 져서 잤다. 지혜가 잠을 잔지 한참 지났을까..≡ "일어나. 일어나.." 어제의 그 무서운 목소리가 잠자는 지혜의 귓청을 때렸다. 잠자던 지혜는 비명을 지르며 벌떡 일어났다.┃ "꺅 ~ 엄마.. 무서워.. " ┃ 딸이 비명소리를 지르자 부모님이 놀라서 달려 왔다. 딸은 식은 땀을 흘리며 얼굴이 하얀 도화지 처럼 창백해져 있었다.┃ "도대체 무슨 소리가 들린다고 그러니 ? " 네가 몸이 약해져서 헛소리를 듣는구나.. 오늘밤은 우리랑 자자꾸나.. " ┃ 지혜의 부모님은 걱정이 되었는지 안방에서 재워 주었다. 그 고통에 찬소리가 들리는 것은 맨날 그런 것이 아니었다. 어느날은 들리고 어느날은 잠을 자도 들리지가 않았다. ┃ 그러기를 며칠이나 계속.... 지혜는 환자처럼 얼굴이 누렇게 뜨고 자꾸 비명소리를 질렀다. 딸의 심상치 않은 건강상태를 본 아버지는 병원에 데리고 갔으나 딸의 건강은 특별한 이상이 없었다. 지혜는 날마다 야위어 갔고 학교를 나가지도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 그녀의 어머니는 딸이 헛소리를 하는것을 보고 생각하는 바가 있어서 심령학을 하는 사람을 모셔 왔다.┃ 그 심령술사는 그녀 방에 들어서자 마자 놀라면서 문지방 뒤로 물러 섰다. ┃ "이방에 아직 떠나지 못한 혼백이 있습니다. " ┃ 그러더니 그 사람은 방바닥을 가리켰다. "저 아래에서 그 고통에찬 비명소리나 배어 나오는군요 " ┃┃ 그러자 어머니가 벌벌 떨면서 물었다. ┃ "이 방은 보일러로 된 방인데 방바닥에 무엇이 있다고 하시는지요 ?" ┃ "이대로 두면 큰일 납니다. 방바닥을 파혜쳐 보세요 " 심령술사의 말이 너무 진지해서 크게 믿어지지는 않으면서 인부 두 사람을 불러 지혜의 방을 파헤쳤다.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 방구들을 파혜치니 바로 방바닥 20센티 아래에 지혜 가 누워 자던 바로 그 자리에 지혜가 눕는 것처럼 똑같은 자세로 눈을 부릅뜨고 죽은 남자의 시쳬가 있었다. 그 남자는 전에 살던 이 집 주인이었다고 했다. 왜 누가 죽였는지는 몰랐으나 피살된 채 이 곳에 묻혀진 것이 틀림없었다. 이 집에살던 사람들은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정원옆에 난 이 방은┃원래는 없었으나 새로 늘려 지은 것임을 벽의 시멘트 색을 보고 확실히 알 수가 있었다 ┃ 위치로보니 지혜가 누워 자던 곳은 그 남자가 죽어 매장되어 있는 자리 바로 위였다. 지혜는 그 남자의 시체 바로 몇 센티 위에서 잤던 것이다. 그래서 그 죽은 남자의 혼이 그녀가 그 위에 누울 때마다 "일어나라"고 소리친 것 같았다. ┃ ≡ ** 끝 ** ━━━━━━━━━━━━━━━━━━━━━━━━━━━━━━━━━━━━━━ > 이글이 시사하는 교훈 <┃ ┃ -- 어른이 일어나라고 하면 얼른 일어나야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