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Fun ] in KIDS 글 쓴 이(By): cyborg ( ~금연~) 날 짜 (Date): 1995년01월04일(수) 16시34분03초 KST 제 목(Title): 헌차유감(6) 그곳에 말이 있었네 내가 운전을 한뒤로 많은것을 배울수있었다. 그동안 구사할수있었던 단어의 갯수가 남보다 적다는 이유만으로 이유없은 핍박을 받았던 내가 풍부한 어휘와 유려한 표현을 배우게 된것도 다 운전 덕분이라 생각한다. 아.언제 였던가? 그 우울했던 기억의 조각들은... 그건 내가 대학교 3학년 찬바람이 몰아치고 눈보라가 휘날리면서 메뚜기떼가 껄떡대던 어느 겨울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때 나는 친구들과 미팅중이었다. 너무 추워서 친구들이 모두 마스크를 하고 나온다길래 나도 제대할때 훔쳐온 마스크를 쓰고 나갔다. - 야! 그거 가스마스크아냐? - 음..가스마스크도 마스크다 타이거마스크가 마스크인것처럼. 어쨋던 우리셋 앞에는 여자들이 앉아있었는데 두명밖에 나오질 않았다. 둘다 이쁘장하게 생긴 여자들이었는데 우리들중 누군가 한명은 피를 봐야 하는 피보기 미팅이었다. 나는 옆자리의 친구놈들을 살펴 보았다. 음.. 두 놈다 나보다 잘생겼군. 거의 얼굴로만 따진다면 내가 짤릴 확률이 100% 에 육박했다. 그렇다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쓰자. 내가 살아남기위해서는 상대방의 약점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었다. 나는 왼쪽 친구의 얼굴에 라이타를 켜면서 말했다. -찰칵!..어이 왜이렇게 어둡냐?.네 얼굴이 하나도 않보여 .너무 깜깜하다- 놈의 약점은 얼굴이 약간 검다는 것이다. 아.그러나 놈의 반격은 의외로 거세었다. - 그래? 이제 내얼굴 확인했냐? 그럼 라이타 꺼라 . 네 콧김으로 불어서...- 으으윽..내가 정상인 보다 콧구멍이 약간 크고 또 콧구멍 각도가 약간 상향조정 되어있다는 가슴아픈 사실을 폭로하다니! 여자들이 웃기시작했다. - 어머 정말이다 얘. 저 콧구멍좀봐 꼭 동굴같애 호호호..- - 어머 정말그러네 잠깐만 있어봐.야호~~야호~~이것봐 메아리가 울린다 - 두 여자애들은 내 콧구멍에 대고 야호를 지르지 않나 혹시 박쥐나 장님새우 같은 희귀동물도 살아요? 라는 헛소리를 삐약삐약 해댔다. 나는 친구들을 믿었다. 그래서 오른쪽 친구를 눈물이 그렁그렁한 애원의 눈길로 바라 보았다. 그래 이놈이라면 지금의 위기에서 나를 구해줄 좋은 말을 해줄거야 그러나 그건 나의 오산이었다. 잠자코 있던 오른쪽 놈이 내게 불쑥 이렇게 말했다. -음..휴지 여기있다. 종유석 떨어진다..- 으윽! 복수다! 복수를 다짐하고 나는 가방에서 쌍안경을 꺼냈다. 그리곤 쌍안경의 접안렌즈에 눈을 대고 오른쪽놈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 어이 지금 나 보고 있냐? 네 눈이 너무작아서 쌍안경 같고는 안되겠는데 누구 현미경 갖고 있는 사람없냐?- 흐흐흐,이정도면 치명타다. 오른쪽놈의 약점은 눈이 작다는데 있으니까. 그러나 이것도 실패로 돌아갔다. 놈이 이렇게 말했다. - 야 작은쪽 렌즈에다 눈을대니까 네 눈이 양쪽으로 삐져나온다. 왠만하면 큰쪽렌즈에 대고 보지..너 눈사이가 조금 넓잖아? 안그래 광활한 양눈사이 ?- -호호호,별명이 광활한 양눈사이 인가봐? 정말 넓다 얘 카멜레온 같아 - -호호, 정말이네 어디 포스트 잇을 한번 붙여 봐야지- 철썩!철썩! -와아!. 포스트잇을 눈 사이에 두장이나 붙였는데도 아직 여백이 남았어 - -야..편하겠다.눈 사이에 중요한 메모나 그런거 써도 되니까?- 그러더니만 두 여자애가 번갈아서 내 눈사이에 뭐시기가 거시기에 꼭 이러저러 한지 아니면 어쩌구 저쩌구한지를 증명하시오 라는 수학문제를 푸는가 싶더니 콧구멍에다가는 야호를 연방 지르고 난리를 쳐댔다. 나는 눈물이 흘러나왔다. 내가 왜 이렇게 까지 수모를 당해야만 하는가? 양 옆의 친구를 바라보았다. 놈들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마악 다가온 승리를 확신하는듯 했다. 그러나 여기서 물러날 내가 아니다. 말빨이 있지않은가? 모든 미팅의 승률은 초장 첫인상이 50% 라면 말빨이 나머지 50% 이다. 또한 장기전으로 돌입할경우 말빨에 의한 성공률은 90%에 달한다고 미팅에 관한한 신으로 불리워지는 친구 차 조진이의 말이 있지 않은가? - 왠~지~ 오늘같은 날엔 한편의 불란서영화가 보고싶군요 - 성공이다. 여자애들이 나를 조금 다른 시각으로 보고 있는걸 느낄수 있었다. - 그래요? 지금까지본 불란서영화중에 어떤 영화가 마음에 드시는데요? - -음..그건.. 파리애마 입니다- 여자들은 허파를 꼬집으면서 웃어댔고 양 쪽의 친구놈들은 승리를 확신하는 축배를 했다. 갑자기 분위기를 잡더니 왼쪽놈이 이렇게 말했다. -오늘같은 날은 정말 영롱하고도 단촐한 붕어빵을 한개사서 의뭉스럽고 파란만장한 버버리 코트의 풍기문란한 왼쪽주머니에 넣고 사실무근하고 민생치안한 여자분과 좌광우도한 공원길을 수수방관하게 걷고싶군요 - 아아..놈의 어휘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여자들이 모두 반짝이는 눈빛으로 놈을 쳐다 보았다. 이에 질세라 오른쪽놈도 한마디 했다. -정말 그런 오리무중하고 연비향상적인 추억을 같는다는것은 오늘같이 환골탈태하고 언중유골한 날에는 정말 설상가상한 아름다운 일이죠 - 여자들은 거의 환상속에 빠져버린듯했다. 나도 가만히 있을수 없어서 한마디 했다. - 듣고보니 진짜 무광신고하고 밤일낮장한 이야기가 낙장불입한 이 겨울에 맞게 비풍초처럼 똥팔삼 하군요 - 라고 말하고는 여자애들에게 뒈지게 맞았다. 말도 안되는 소리한다고. 나는 아무말도 못하고 그자리를 울면서 뛰쳐나왔다. 내가 카페를 나오자마자 눈보라는 비바람으로 변하고 나는 거리에서 전봇대에 기대어 한참을 울다가 집으로 돌아갔다. 나의 부족한 어휘력을 한탄하면서. 정말 가슴아픈 추억이다. 나는 상념에서 벗어났다. 운전한뒤로 나는 예전의 내가 아니다. 지금도 나의 어휘력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운전하면서 느는 나의 어휘력에 스스로도 놀랄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갑자기 끼어드는 차들을 보면 예전같았으면 - 왜 하물며 별안간 끼어드십니까?- 라고 했을텐데 요즘은 어휘력이늘어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야이 xx를 xx하던가 아니면 xx와 더불어 xx를 xx처럼 할 xx야! - 라던가 아니면 - 이런 xx할려다가 xx하겠지만 도리어 xx만 하거나 드디어 xx 가 될 놈아! - 라는 현란한 어휘를 구사하게 되었다. 운전자만의 예의와 품위가 가득찬 말은 얼마든지 있다. 평소에 도로를 달리다가 누군가에게 길을 물어볼때 - 예술의 전당에 가려면 어떻게 갑니까 - 라고 창을 열고 물어보는 사람은 모두 초보운전자다. 운전을 오래하신 분들은 이렇게 품위를 지켜 물어본다. - 야이 새꺄 끼어들지말고.. 예술에 전당가려면 으떻게 가야 하는지 싸게 씨부려 봐! - 그럼 나도 정중히 대답한다. - 얼라리요? 쭉 밟아서 시속 150키로가 되었을때 좌회전하다가 경찰이 보이면 급정거이후에 유 사망하라. 그럼 거기가 예술의 천당 이요.알간?- 이렇게 말씀드린다. 우리 운전자들은 많은 돌발사태에서도 자애로운 품위와 영롱한 예의로 서로 상대방의 노고를 치하하는데 인색하지 않다. 앞차가 급정거를 할때 우리 운전자들은 이렇게 상대방의 기술에 찬사를 보낸다. - 와..저런 운전잘하는 xx새끼 같으니라구 - 또는 2차선에서 갑자기 좌회전을 해버리는 차를 보았을때도 우리는 운전 자의 기술과 용맹함에 고개를 숙이고 경의를 보낸다. - 멋지다! 저 xx같은 용맹함! - 고속도로에서 거의 15센티의 차이를 두고 앞에 끼어드는 운전자에게는 이런 가슴찡하게 아름다운 감탄사가 남발된다. -xxx야!- 정말로 흐뭇한 광경이 아닐수 없다.사라져가는 우리말을 하나씩 발굴하고 또 몸소 실천하는 우리 품위있는 운전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음, 또 내앞에 깜빡이 없이 급차선 변경을 하는군. 이럴때 내가 해줄수 있는 최고의 찬사는 ? -야이..쇼트트랙돌다가 핫소스에 미끄러져서 소득세신고서에 근의 공식을 쓰다가 허파꽈리에 찜빠걸릴놈아! - 사족: 우리 모두 멋진어휘로 상대방의 품위를 지켜주는 운전자가 될까요? 안될까요? (6편이 늦었군요.재미없어도 끈기로 봐주시길 바라며) - blue99(아흔아홉까지 청춘) - /------------------------------------------\ |~~\_____/~~\__ | | and I say 'yes' U R wonderful tonight~~ |_ _ _ _ _ _ _ \______====== )-+ | cyborg@kids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