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 uool ( ) Date : Fri Jul 3 19:22:46 1992 Subject: X의 마지막 여름 --- 먼저, 이건 아는 친구 글이고 제가 쪼깨 고쳤음을 밝히고...--- --- 재미는 별로예요. 하지만 이왕 읽는거 끝까지읽어주셨으면..--- X의 마지막 여름 너무 너무 지나치게 무더운 여름이었다. 일주일이나 사람을 달달 볶도록 덥더니 오늘 아침부턴 비가 때아닌 가을비 마냥 질척거리면서 내리고 있었다. ' 집에 가면 뭘하나, 친구라고 한 놈있는 것도 주말이라고 여행가고, 어디로 갈까? 키즈 다방, Miss Kim은 잘 있을까? 선뜻 가려해도 날 반겨줄 친구가 있어야지. 별 수 없지 뭐. 에라, 집에나 가자 ' '우울'은 회사 정문 앞에서 비닐 우산을 펼치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나 생각뿐이고 몸은 어느새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요사이 지나치게 무기력함을 느끼고, 밥맛도 없고, 외롭고~~~. 하지만, 집앞 고개를 넘어갈 무렵, 우울은 묘한 호기심에 휩싸이기 시작했 다. 며칠전부터 대문 옆 기둥에 기대어 우울을 아무 말없이 물끄러미 바라 만 보고 있는 X의 출현 때문이었다. '오늘도 있을까?' 그 생각하나만으로 꽉찬채 고개길에 접어들었다. 몇걸음 걷다 그는 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X는 오늘도 - 비가 이렇게 오는데도 - 서있었다. 우산도 없이 옷은 축축히 젖은 채로, 두다리와 팔은 떨고 있었다. 우울은 무슨 말을 해야겠다는 일 념으로 조용히 다가섰다. 하지만 독특한 그의 천성 때문에 말은 한마디도 못하고 집에 들어오고 말았다. '난 어쩔 수 없어!` 마당을 가로질러 방문을 여는 순간 이상한 기척이 등뒤로 느껴졌다. 놀랍 게도 X가 따라 들어오고 있는 것이었다. 방안까지는 설마 했지만 그의 뜻에 아랑곳하지 않고 X는 이미 방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었다. 자세히보니, X의 몸은 비교적 마른 편이었고, 비에 젖은 두다리는 더욱 더 길고 매끈했다. 전체적으로 뭔가를 말하고 싶어하는 눈치였으나 말은 없었다. 우울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일단은 X의 존재를 방안에서 무시하기로 했다. X가 무엇을 하든 나와는 상관이 없다는 생각으로 행동한다면 X는 결국 실망하고 지쳐서 어디론가 가버리겠지...... ---------- to be continued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