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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XNNNPPPNEEel[ Fun ] in KIDS
글 쓴 이(By): Hyena (hmkwon)
날 짜 (Date): 1993년09월15일(수) 22시59분55초 KST
제 목(Title): 재미없는 애기



  홍릉 과학원 시절 얘기이다. 우리과 식충이들은 저녁을 먹고 거동하기 힘든 
배를 꺼트리기 위해서 항상 족구를 했다. 홍릉에서 지내본 분들은 알겠지만 
사실 우리가 족구를 하는 곳은 사람들이 지나다는 길가여서 지나다니는 사람들 에겐 
약간의 위협을 줄만 했다. 

 그러나, 당시에 족구가 상당히 유행하고 있었고 달리 운동할만 한 공간도, 
시간을 때울 고상한 취미도 없는 우리들로서는 이 것을 대체할 만 한 딱히 다른 
수단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할 수 없이 날마다 했다. 

특히,  하이에나는 그 중에서도 돗보여 , 한번 발에 걸리면 그날 족근 거의 끝난 
거나 다름 없었다. 왜냐하면 하이에나가 찬똥볼은   과학원 � 정문으로 향하는 
게단으로 굴러가 정문을 지나 우회전, 계속 내리막 길을 굴러내려 세종대왕 
기념관에서 다시 좌회전, 청량리까지 굴러가서 주워와야 되니깐.

 그러나,  사실 우리가 족구를 하는 옆으로 연세가 지긋하신 교수님들이 지나
기시기엔 좀 위험했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는 여전히 저녁을 일찌감지 먹고
족구를 하고 있었다. 그 때, 물리학과의 김모 교수님께서 나오셔서 족구를
하고 있는 한 친학생에게
 

 " 뒤에 이 태규박사님께서 오시니 그만해라."

대충 이런 뜻의 말씀을 하셨다. 이 태규박사님께선 당시에 여든을 훨씬 넘기신 
나이에도 연구를 하시기 위해 과학원에 나오셨다. 
그런데 맞은 편에 있던 눈치없는 한 푼수가 그만 넣으려던 서브를 참지 못하고 넣고 
말았는 데, 공고롭게도 그공은 말을 채 끝내지시도 못 한 김  교수님의 얼굴에 
명중하고 말았다 .
 순간 교수님의 얼굴이 묘하게 굳어지는 듯하더니 무언가 붉으락 푸르락한 것이 
 목을 타고 올라오고 있었다. 오� 백척 간두의 위기 상황을 지켜보던 우리는
목을 움츠리고 귀를 막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교수님의 입술이 파랗게 변하고 
막 떨리면서 벼락치는 소리가 들려올 순간,

                           .
                           .
                           . ( 폭풍직전의 정적)
                           .
                           .                          
                                                    
 " e동해물과 백두산이....      "

 낭랑히 울려 퍼지고 있었다. 바로 옆의 국기 게양대에서... 가사는 실제로 들리진 
않지만 우리는 마치 환청을 듣는 것처럼, 아니 실제보다도 더 또렷히 울리고 
있었다.  
 

  우리는 애국가가 끝난 후에도 한동안 손을 가슴에서 내릴 수가 없었다.

 교수님께서는 그냥 멋적어 하시다 엉뚱한 학생에게 조그만 소리로 몇마디 
하시고 들어 가셨다. 우리는 그 날 저녁에� 주체할 수없이 끓어오르는 벅찬
조국애을 가슴 가득 품고 '심포니'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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