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amily ] in KIDS 글 쓴 이(By): EEG (숲) 날 짜 (Date): 1999년 8월 21일 토요일 오전 09시 06분 59초 제 목(Title): [늪] 내가 남잔데~ 내 동생은 군인관사에 산다. 강원도 구석에 있는 부대라서 군인관사도 딸랑 네채가 있고 그나마 총각하나 대대장 가족 그리고 동생가족 이렇게 세집만 산다. 부대가 훈련이라도 갈라치면 대대장 가족중에 부인과 애들 둘.. 그리고 동생가족중에 동생과 애기하나가 남아서 버텨야 한다. 얼마전 군인들이 모두 훈련에 들어가 썰렁하게 비어버린 관사에 비가 많이 왔단다. 다섯이 모여 앉아서.. 비가 왜이리 많이 오나.. 하고 있는데 금새 마당에 물이 고이길래.. 대대장 부인이 차를 빼놓고 들어오면서.. 휴.. 집안에 남자가 없으니 더 비가 오면 걱정이네요.. 하니까.. 그집에 초등학교 일학년인 남자애가 왜 남자가없어~ 내가 남잔데.. 하더란다. 그러더니 우산을 쓰고 밖으로 나가길래.. 어딜 나가~~ 너 옷버리고 들어오면 문 안열어줄줄 알아!@!~ ] 하고는 한참 있다 보니.. 후훗.. 그 조그만 몸으로 우산쓰고 삽을 들고 마당에 도랑을 파놓았더란다. 예전에 비가 많이 올때 아빠가 하던 것을 보고 흉내를 낸 것이었다. 집안에 남자가 자기뿐이라고 생각하니 그런 책임감이 있었을까.. 흉내만 낸 도랑이었지만.. 너무너무 기특하고 이뻐서.. 눈물이 다 나더란다..... 생각하면 그 장면이 너무나 귀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