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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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wha ] in KIDS
글 쓴 이(By): landau ()
날 짜 (Date): 1994년08월22일(월) 12시49분58초 KDT
제 목(Title): 이대생들과의 재수좋은(?) 졸업여행 VI



과 대표의 극진한 식영과 사랑(?)은 과원들 사이에 어마어마한 의혹을 불러
일으켰다. 도대체 쟤는 왜 그렇게 융통성 없이 식영과에 집착하는 거냐?

가장 그럴듯한 설명은 지금 우리의 과대표 각하께서 식영과 대표에게 홀딱
반해서 정신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었다. 아닌게 아니라 어제그제 나이트에서
부터 과 대표의 추태(?)는 과원들의 지탄을 받기에 충분했다. 과대표는 어느
조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회로 둘이만 딱 붙어 앉아 술마시고 춤추고
했는데 본인들은 앞으로의 계획을 논의하기위해 불가결한 일이라고 주장
했지만 그말을 액면 그대로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나이트 외에서도 뻑하면 상대편 숙소에 전화를 걸어서 저쪽 과대표와 일정을
상의하는데 솔직히 별반 필요도 없는 것 까지 시시콜콜 다 논의를 하는 것이었다.
아닌게 아니라 그 과대표는 우리 과대표님께서 좋아한다던 타입이었고 양과를
통털어서 가장 얼굴을 마주댄 시간이 많은 사람들이니 정들만 하기도 했다....

사흘간의 여행을 마치고 내일이면 한라산에 잠깐 올랐다가 비행기를 타야하는
마지막 밤, 란다우는 조안에서 가장 친하던 친구와 여관 옆의 포장마차에서
한 잔 꺽으면서 잡담을 하고 있었다. 남자들이 술자리에서 할 일이 여자이야기
말고 또 뭐가 있겠는가? 우리는 우리랑 파트너가 되었던 조의 여학생들을 하나하나
품평(?) 하면서 이빨을 안주삼아 술을 홀짝 거렸다. (역시 단연코 최고의 인기는
콩고 조장이었다. 워낙 씹을 것이 많았거든....)

그런데 갑자기 다른 조에 속했던 녀석 하나가 이미 얼큰 하게 취한 상태로 우리가
있던 포장마차 안으로 들어왔다. 졸업 여행 내내 가장 해피한 얼굴로 즐겁게
놀던 녀석이 모가 그리 심각한지 인상을 팍팍 쓰면서 우리와 함께 앉더니만
난데 없이 헛소리를 하기 시작한다.

"니네, 이제 서울로 돌아가면 우예할 끼고?"

"어떡하긴 몰 어떻게 해? 여행 오기 전이나 똑 같지."

"느그들은 우찌 사람과 삶의 만남을 그리 가볍게 생각할 수 있노? (여기서 갑자기
 목에 핏대를 빳빳이 세우더니만..) 그래도 우리랑 식영과랑 이렇게 4일이나
 함께 인연을 맺었는데 서울로 가문 기냥 빠이빠이 하고 말기가?"

오잉? 얘가 술을 너무 많이 먹었나? 왜 갑자기 이리 씨도 안 먹히는 소리를 하지?
짜샤 졸업여행은 졸업여행이고... 한 때 잘 놀고 헤어지면 그만 아니냐?
그 친구는 하여간에 이대로 헤어져서는 안된다면서 계속 횡설수설 핏대를 올리는 
것이었다.

"너, 좋아하는 여자애가 생긴 거지?"

처음에 나랑 술을 먹던 친구가 날카로운 관찰력으로 핵심을 짚어 내었다.

"같은 조에 속하는 아이니...?"

"....."

통 대답이 없다. 녀석은 그러더니 앞에서 했던 이야기랑 비스무레한 이야기를
몇 번 더 반복하고는 축 늘어져서 나가 버리고 말았다........

나하고 남은 친구는 기가 막혀서 입을 딱 벌리고 앉았다가 먹던 술을 마저 먹으면서
저 친구 저거 증세가 심각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저 친구
같이 식영과 여학생에게 반한 녀석들이 더 있을 거라 짐작하면서. 졸지에 의리를
지켜서 조인트 갈아치우기를 반대했던 녀석들은 전부 용의선상(?)에 오르고 
말았다......

그날 밤 우리의 지도교수님이었던 c 교수님과의 인상적인 대화가 있었고, 다음 날
한라산 등반 때 콩고 조장이 우리조의 샌님 남학생 하나를 안내해 준다면서
손을 덥석(!) 잡고 그 육중한 체구로 끌고 다녀서 애가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리는
일이 있었지만, 우리는 결국 그 파란만장(?)했던 조인트 졸업여행을 마치고
서울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

to be continued.
(아직 안 끝났읍니다.)


 

                                       May the force be with you !

                                       LANDAU ( fermi@power1.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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