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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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wha ] in KIDS
글 쓴 이(By): perdu (.........)
날 짜 (Date): 1997년05월20일(화) 17시20분25초 KDT
제 목(Title): [Re] perdu   님에게 드리는 글..


좋습니다. 제가 일전에 썼던 '여대의 구조적 모순'이란 말과 관련된 내용은
철회하도록 하겠습니다. Luke님의 글의 내용은 - 스스로도 한 번 읽어보세요 -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바뀌어 왔다는 사실만 알려드리고 넘어가도록 하지요.

배우자를 통한 신분 상승의 욕구는 누구든지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남녀노소와 관계 없이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Luke님 본인에게 스스로
물어보십시오. 좋은 가문의 여자와 결혼해서 많은 도움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겁니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그러한 욕구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스스로 사회에서 자신의 성공을 이끌어내려는 노력에
소홀히 한다는 것이 될 것입니다.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이러한 욕구가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이라는 것이
아닙니다. Luke님은 '여자들에게 이런 욕구가 더 강하다.'라고 말씀하시고
싶을 지도 모르겠읍니다. 물론, 제 생각에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이화여대가 제대로 학생들에게 여성으로서의 자부심을 심어주지 못해서라기 보단
스스로의 힘으로 해 보려는 여성들의 의지를 슬그머니 꺾어버리게 되는 이 사회의
풍토에 의한 것입니다. "여자가 무슨 대학이야?" "여자는 그저 남편 잘 만나면
되는 거야."라는 식의 이야기들은 많은 부모님들이, "여자는 능력이 딸려서 안 돼."
라는 식의 이야기들은 많은 회사의 중역들이, "여자는 끈기가 없어."는 많은
학교의 교수님들이 마음속에 품고 여성들에게 주입하는 것들입니다.

이화여대의 상징적인 위상에 비해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한 게 없다는 것이 또한
Luke님의 주장이신 것 같군요. 그러나, 앞에서 doni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이제껏
이화여대는 여성들에게 '나는 여성이며 여성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낀다.'는 의식을
심어주고, 그럼으로써 졸업생들 중에서 여성의 사회 진출에 많은 역할을 한 분들도
배출하였습니다. 이러한 여성으로서의 의식은 이 게시판에 글을 쓰시는 많은
이화여대생들에게서도 느낄 수 있으며, 이들이 사회에 나가면, Luke님께서 염려
하시듯이 그냥 남편 잘 만나 다리를 쭉 뻗고 편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 아직도
사회에 만연한 여성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이화여대생이 다른 '남녀 공학'을 나온 여성들과 다른 차별성을
지니고, 그러한 것에서 자긍심을 느끼는 것이 좋겠다는 식으로 쓰신 말씀이
있는데, 이건 좀 아니라고 봅니다. 남녀 평등으로 가는 길에 힘을 써야 할
사람들은 이화여대 졸업생들만이 아니고, 그렇다고 여성들만인 것도 아닙니다.
남녀 평등의 문제는 이 사회에 속한 모든 사람이 같이 해 나가야 하는 문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성적 역할 분담'의 피해자는 오직
여성들만인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한, 님의 말씀은 '여성들'을 파벌로
나누려는 '술책'처럼 보이기도 하는군요. 훗.. (농담입니다. :)

이화여대는 물론 앞으로 좀 더 변화해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회가 변했고
또 앞으로 변해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랑스러운 이화의 사위들'같은 행사는
그런 점에서 착오적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계속해서 이런 행사가
열리는 건 저도 과히 좋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행사가 한 번
열렸었다는 이유로, 혹은 이화여대인들이 '두레박 정신'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이화여대가 여태껏 수행해 온 '여성교육'에 실패했다고는 말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Luke님께서 여태 비난해 온 문제점이었지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에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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