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wha ] in KIDS 글 쓴 이(By): july () 날 짜 (Date): 1994년08월08일(월) 21시22분27초 KDT 제 목(Title): 혼자..영화를 보고 와서... 그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전편들에 비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경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기어이 라이언 킹을 보러갈 결심을 한건 디즈니랜드 에 갔을때 본 라이언 킹 공연 축하 퍼레이드에 너무나 감동받았기 때문일거다.. 신나는 음악에 맞춰서 춤을 추는 동물들(?)과 토인들..늠름하고 멋있는 심바.. 아프리카 민속악기의 강렬한 리듬..춤을 전혀 못추는 줄라이조차도 너무나 신이 나서 그들과 함께 어울리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을 정도였다.. 물론 퍼레이드를 하는 시간을 알아 두었다가 두번이나 보았고..:) 며칠전에 신문에 났던 라이언 킹 광고에 1회가 9시 50분이라고 써 있길래 그 시간에 맞추어서 브로드웨이 극장으로 갔다.. 작년 알라딘이 할 때를 예상하며 내 딴에는 머리를 써서 주말이 막 지나고 난 월요일, 아마도 망내처럼 대부분의 중고생들은 다시 보충수업을 하러 갔을 거라는 예상을 하며 오늘은 새벽같이 가지 않아도 표를 살 수 있겠지..하면서 극장앞에 도착한 것이 9시 10분....그런데..... 으아....1회 시작 시간이 10시 30분이란다...며칠 전 광고와는 달리.... 할 수 없이 바로 옆에 있는 세븐 일레븐에 가서 요구르트를 하나 사서 마시며 아르바이트 아가씨에게 매표 시작 시간이 언제쯤이냐고 물어봤다... 그 아가씨가 10시 넘어서라고 친절하게 대답하는 것을 듣다가 보니... 참 재미있게도 하이텔의 유명인사인 L모양과 이름이 같지 않은가! :) 물론 그 L모양과는 달리(?) 아주 귀엽고 예쁘장하게 생겼지만... 할 수 없이 근처에 있는 커피전문점에 가서 커피랑 빵을 먹으며 시간을 좀 보내다가 다시 매표소로 갔더니 줄을 선 사람이 하나도 없다! 으아..어떻게 이런 일이? 정말 이 영화 재미없다구 소문이 났다보다... 그래도 아침부터 여기까지 온 보람이 있어야지..표를 사서 들어갔다.. 혼자서 영화를 보러갈 때 좋은 점은 무슨 영화를 볼까 어느 극장에서 볼까를 결정하기 위해서 의견을 절충하고 어디서 몇 시에 만날까를 정할 필요도 없이 그냥 맘이 내킬때 아무때나 맘대로 갈 수 있다는데 있다... 나쁜 점이라면...순전히 모르는 사람들만 가득한 곳에 혼자 앉아 있어야 한다는 것...군중속의 고독을 절절하게 느껴야 한다는것이고... 그리 많지도 않은 좌석이 절반 이상 빈 상태로 영화는 시작되고... 그나마 얼마 되지 않는 사람중의 절반 정도는 채 국민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듯한 어린애들과 그 엄마들(요즘 유행하는 미씨족인듯한 옷차림의)... 나는 왜 이렇게 사람이 없는지 대강 감이 잡히기 시작했다.... 일단, 디즈니 만화는 어른들도 많이 보지만, 어린애들이 보기에는 좀 어렵다.. 더빙이 아니고 자막이 나오고...인어공주 등의 다른 만화와는 달리 애들이 잘 아는 디즈니 만화를 원작으로 한 것이 아니고..(아마도 햄릿에서 주제를 따온듯?) 내용도 전편들보다는 아기자기한 맛이 훨씬 덜하고... 그렇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처음에 나오는 갓 태어난 너무나 귀여운 심바의 모습에 정신을 앗겼다가..그 담에는 마치 내 자신이 심바가 된 것처럼 슬퍼하고 울고 웃으면서 영화를 즐겼다... 아마...누구랑 같이 가서 그랬으면 되게 창피했을 거다...내 옆에 앉았던 애들이 이상하게 쳐다보지나 않았을런지...:) 근데..잔재미는 훨씬 덜하지만 그래도 웅장한 스케일에 공을 많이 들여서 만든 듯한 만화영화를...내가 오리지날 필름을 못 봤으니 확인하진 못했지만... 아무래도 끝부분을 잘라먹은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끝에 음악이 그렇게 잠깐 나오다가 마는게 아닐텐데..갑자기 음악이 멈추고 다시 타이틀이 나오다니...:( 누구, 브로드웨이 극장 말고 다른 곳에서 보신 분 있으시면 말씀 좀 해주세요... ** 오랜만에 극장가서 실컷 울고 나온 줄라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