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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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wha ] in KIDS
글 쓴 이(By): landau ()
날 짜 (Date): 1994년07월30일(토) 01시08분50초 KDT
제 목(Title): 기차 꼬리 전설 II



   "다우야! 우리 기차 꼬리 밟았어! 와아~~~~ "

먼가 쓰잘데 없는 소리를 주절주절 하고 있던 나는 영미 (가명) 가 갑자기
이렇게 소리를 치면서 팔짝팔짝 뛰는 것을 보고 약간은 어이가 없었다.
아니 기차꼬리가 모길래 얘는 보이 프렌드가 심각하게 한국의 미래와 현재의
정국 에 대해 논하고 있는데 듣지는 않고 거기다가 정신을 팔고 있는 걸까? :>

   "기차꼬리가 뭔데?"

약간은 뚱한 목소리로 내가 물었을 때 그 아이는 내게 위에 줄라이님 글에 있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기차꼬리를 밟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전에도 한 번
들은 적이 있었는데 나도 잊고 있었던 오랜 전설이었다. 그 뒤로는 언제 들어도
아기자기하고 고풍스러우면서도 아담한 이대 캠퍼스에 가장 잘 어울리는 전설.

영미는 이대에 들어온 이후로 자기가 기차꼬리를 밟는 것은 처음이라면서 아기처럼
기뻐하는 것이었다. "장미빛 인생" 의 미팅에서 만난 이래로 겉으로는 그냥 
친구이면서도 속으로는 그 아이를 좋아하고 있던 내게도 그 전설의 기차꼬리를
밟은 일이 결코 범상한 일일수는 없었다. 영미가 이대입학 이후로 처음 밟은 
기차꼬리가 나와 함께 밟은 것이라... 그리고 우리는 기차꼬리를 일부러 밟으려고
한 것이 아니었고....

   "으힛~ 그럼 나의 사랑도 이루어지겠구나.. " :> <---- 란다우 속마음..

기차꼬리를 밟았다고 그토록 기뻐할 수 있는 저 아이...
이 밝은 봄날의 이대 캠퍼스와 너무나 조화를 잘 이루는 저 아이...
우리에게 꼬리를 밟힌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멀리 사라져 가는 교외열차...
그리고 그 이화교 위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걸어가고 있는 우리 두 사람...

그 때 내가 마음속으로 이루어지기를 바랐던 사랑이 바로 영미 자신이었다는 것을
그 아이는 알고 있었을까?  나와 영미와 이화교와 기차꼬리와 우연의 신이
만들어 낸 그 장면은 지금까지도 내가 이화교의 기차꼬리 이야기를 들을때면
언제나 싸아~한 그리움을 불러 일으킨다.....

그리고 우리는 사랑이 이루어지길 바라면서 이대축제가 열리고 있는 그 작고 예쁜
캠퍼스로 걸어 들어 갔다.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기차꼬리를 사랑하는 이대생과
함께 밟고 이화교를 건너가던 그 시간...

이제는 아련한 기억과 함께 그 때를 추억하는 일만이 내 몫으로 남았지만...

지금도 이화여대생들은 사랑이 이루어지길 바라면서 이화교에서 기차꼬리를
밟으려고 종종걸음을 치고 있겠지.... 레몬이 없어지고 장미빛 인생이 이름을
바꾸었어도 이화교와 기차꼬리는  앞으로도 계속 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다행스럽다.




                                       May the force be with you !

                                       LANDAU ( fermi@power1.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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