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wha ] in KIDS 글 쓴 이(By): prewis (안혜연) 날 짜 (Date): 1994년06월23일(목) 19시04분48초 KDT 제 목(Title): 귀가길에 생긴 즐거움 언제부턴가 난 집에 가는 길에 하늘을 살피는 습관이 생겼다. 일단 성신여대 지하철역에서 나오면 고개를 들어 살핀다. 하늘의 명도를. 오늘은 별이 보일려나.. 이 버릇이 생기면서부터 내가 지나오는 길에서의 사람들을 보며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하는 상념이 없어졌다. 전에는 10시넘어서 난 집으로 향하는 걸음을 재촉하면서 거리의 여러가지 행태를 보곤 했다. 차도에 나와 자기동네를 외치며 택시잡는 사람들, (그래 빨리 집에 가야지.. 기다리실라.) 경찰아저씨랑 싸우는 될대로 대라는 식의 사람들, (경찰이면 다야? 하고 술기운에 대드는 애보고 아저씨 또한 열받아 모자를 눌러써서 안보이는 눈이 아저씨가 고개를 빳빳이 드는 바람에 얼굴표정을 보면 그래 다다 어쩔래 하는 거 같다) 그 시간에 락카페들어가는 사람들, (그 시간에 들어가면 언제 나오나,, 내일 학교 안가나..) 놀다가라고 호객행위하는 젊은 애들. 꼭 김건모 노래하면 뒤에서 춤추는 사람 스타일을 하고서 괜히 밖에 나와 지나가는 사람들 물을 검사한다. 한번은 지나가는데 그 중한명의 레이다에 내가 걸렸다 보다. 눈짓을 주더니만 따라오면서 놀다가란다. (지금 혼자 가고 있는 나 안보이냐.. 혼자 무슨 재미로 락카페가니 원 1학년때쩆 연대앞에 있는 이름 그대로 보그 락카페가 유행하던 시절이후론 안가봐서 분위기 파악하는데 오래걸릴껄.. 그리고 그런 시끄러운 음악 더이상 즐겁지가 않다. 그리고 나 김건모 춤 못춰 애야.. 차라리 집에서 시카고나 셀린드 디옹노래가 나한텐 더 좋단다..그러니 다른사람한테 오라고 해라 나 말고..) 얼굴엔 미소를 지으며 난 계속 가던길을 간다 이 친구 무반응인 나에게 더욱 쫓아오며 말을 건다. 오늘 물 아주 좋아요.. 저기 길건너...인데요 오세요.. 오늘 물 좋은데... (얼마나 사람이 없으면 길 건너와서 까지 호객을 할까.. 물이 좋은게 아니라 진짜 물맛이 좋은게 아닐까..) 하도 물이 좋다고 그러길래 (거기는 엽차로 초정리 광천수 줘요?) 할래다가 그 친구에게 너무 충격을 주는거 같아 그냥 다음에 갈께요 하고 길을 건너와 버렸다. 점점 집에 가까와 올수록 약간의설래임이 발길을 빨리 재촉하기도 하고 막상 집근처 골목을 돌때면 발 걸음이 늦쳐진다.. 안보이면 어쩌지? 오른쪽 턴한다.. 내가 보는 그 자리에 서서 살핀다. 와 너무 기분좋다.. 오늘도 북두칠성을 보다니.. 정말 하늘로 올라가 더 가까이 보고 싶은 생각이 절로나고 입벌리고 한참 보다보면 어느새 고개가 뻐근하게 아파온다. 한번 고개를 수그려 목 뒤부분을 두드려 준다음 또 본다.. 근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은.. 북두칠성의 국자의 몸체와 손잡이를 이어주는 그 접점의 별이 잘 안보이는 것이다. 그 별을 볼려면 정말 눈 깜빡이고 싶은 걸 쪼금 참고 더 뚜러저라 그 위치를 대충 계산해 봐야지만 희미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올라가서 전구를 갈아 끼워야 하는지 아님 전선에 문제가 있어 손을 봐줘야 하는건지 알 수가 없다 :). 언젠가는오면서 별들이 희미하게 보이길래 오늘도 틀림없이 보겠구나 하고 와보면 정말 보인다.. 열심히 보고 있는데 내 북두칠성은.. 보던자리에 없다. 봤더니 아 마자' 그래도 지구는 돈다. 갈릴레오지..' 그래서 어떤집 지붕위를 한참보는데.. 전선과 그집땜에 잘 안보여 고생하고 있는 와중에 지나가는 아저씨가 자꾸 나를 보면서 거북이 걸음을 한다 아예 고개를 내쪽으로 향한채.. 내가 바라보는 각도가 그 집 이층창문이라고 생각했나보다... 사실 나의 각도는 그 보다도 더 윈데.. 내가 세레나데라도 부를 꺼라고 생각했는지 자꾸 본다.. (아저씨 저 줄리엣아니여요.. 그 집 이층에 로미오도 없구요..) 여전히 그 접점 별은 안보인다. 에이 오늘은 그만 가자.. 내일 보자.. 하고 발길을 돌려버렸다. 며칠전에는 의심을 샀던 그 위치에서 또 보는데.. 어떤 어린애 한쌍이 큰 화분에 심은 나무아래서 (길 모퉁이에 있는 측백나무인가 하는 건데. 한 여자애가 거기 화분턱에 앉고 남자애는 서서 무슨 애기를 하는가 보다) 거기 서서 별을 바라보는데 자꾸 그 친구들이 맘에 걸려 못보겠다.. 그 친구들은 나를 오히려 이상하게 볼지도 모를일이지.. 웬 여자가 오더니 길 한가운데 서서 고개를 들고 한참을 서 있으니.. 에구 그래 더 놀다 가라.. 이 누나는 그냥 가마.. 다음을 기약하지 모.. 별 감상하기 힘들다.. 참.. 별을 한참 바라보고 나면 괜히 왜 기분이 좋아지는 걸까.. 별이 희미하게 비칠때면 뭔가 잊혀져 가는 것을 나따내는 거 같아 안타깝기도 하고 여전히 그 자태를 드러내는 모습에선 나도 항상 그대로 여야지 하고 생각이 된다. 별을 보고 집에 가면.. 엄마! 나 왔어 하고 생기발랄해지고 별을 못본 날은 엄마한테 얼굴만 보여준다. 시큰둥해가지고.. 오늘도 별을 볼수 있으려나.. 프레위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