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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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wha ] in KIDS
글 쓴 이(By): july ()
날 짜 (Date): 1994년04월19일(화) 22시31분38초 KST
제 목(Title): 친구를 보내고 나서..


토요일날 오전, 생각지도 않던 전화를 받게 되었다..

일본에 가서 공부한다던 친구가 전화를 한 것이다...

토요일날 왜 집에 있어? 그러면서...(으~ 안 그래두 짜증나는데...)

오잉? 고기 어디야? 국제전화는 아니겠지? 그랬더니 한국이란다..

교수님이 볼일 있으셔서 나오시는데 붙어와서는 며칠 놀겠다구 그랬다나?

음냐..재주두 좋지...특히 노는 방면에는...:)

보구 싶다구...서울에 오라구 그랬더니만(걔네 집은 부산이다.) 재워달란다..

도리가 있나? 내가 보자구 그랬으니....

부랴부랴 방좀 치우구...(쩝..:) 도착하는 시간 맞춰서 데릴러 나가구....

밥먹이구 커피타주구...잠두 같이 자주구(?)..

다음날부터 이틀동안 여기저기 싸돌아다니며 놀았다....

영화두 보구...쇼핑두 하구...(아버지의 이름으로.. 볼만함)..냉면두 사먹구...

그러다 보니 둘이 다 지쳐떨어져서 헉헉~ 역시 나이는 못 속이는건지...^.^

암튼...그렇게 며칠동안을 뽀지게 놀던 친구가 오늘 갔다...

지금 심정은....시원섭섭이다....(친구가 이걸 알면 섭하겠지만...:)

사실...공부를 하는것도 아니면서 그냥 허비하는 시간도 많건만....

웬지 적극적으로 논다는게 마음에 걸려서 그냥 집에 쳐박혀 있던게 현실이었

는데.....친구가 나왔으니 같이 다니지 않을 도리도 없고.....그러면서 재밌

기는 해도 괜히 맘에 걸리고 피곤하고.....

쩝...정말 인간성 메말라 가는군...:(

그래도...너땜에 나 공부두 못하구 망하겄다! 그렇게 대놓구 말할수 있는

친구니 얼마나 편한지 모른다...

사실 알게 된지도 얼마 안 되고(아직 2년이 안 되었으니까)..서로 친구라고

부르게 된지는 더더욱 얼마 안 되는데...

그 친구와 첨 알게 된건 92년 여름 kaitech에 있을때였다...

처음에는 별 관심도 없었고...더군다나 첫인상이 영 아니라서(여자같지가 

않았다.) 친하게 지낼 생각도 없었는데....그애가 나한테 되게 잘해주는

것이다...나중에야 알았지만 내가 여자다운게 좋았다나? 쩝...모르는 소리..:)

암튼...걔 말로는 남자친구가 넘 많아서 여자친구는 그 희소가치때문에라도

더 귀하단다...

남자들만 득시글거리는 속에서..그래도 유일하게 말을 할 수 있는 여자였고..

둘이서만 통하는 얘기들...(보스 욕두 하구..후후...) 그러다가 내가 거기를

관두고....걔두 얼마 안 있어서 유학을 가고.....편지한번 보내고는 소식도

못 전하고....이번에 거의 일년만에 만나게 됐다....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고 했더니 '내가 아직도 철이 안 들었단 말이네?'하면서

머리를 긁적이는 모습...내가 뭘 하든지간에 '넌 천생 여자다..' 그러면서

부러워하고...(음냐...얘가 날 정말 넘 과대평가한다..:)

아...친구가 가고 나니 오히려 더 그리워지네?? 이래서 사람 마음을 간사스럽

기도 하고 알 수 없다는 건가????



** 오랜만에 혼자 방에 앉아 생각을 할 수 있게 된 줄라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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