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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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wha ] in KIDS
글 쓴 이(By): dryad (나무요정)
날 짜 (Date): 1996년02월05일(월) 22시20분03초 KST
제 목(Title): 겨울산 기행-월출산 (4)


5시간 반만에 종주한 사람은 아홉사람뿐이였다.

나머진 그이후로 아마 두시간쯤 더걸렸을 거다.

내려오는 길엔 우리에게 선택해야 할 일이 하나 더 있었다.

구름다리를 거쳐오느냐 마느냐하는거다. 

근데 앞에 내려오던 사람들은(사실 나는 그 갈림길을 보지도 못했지만..)

그 갈림길 앞에서 설마 뒤에 오는 사람들이 여기로 가랴..내려가기도

바쁜데.. 하는 심정이였단다. 결정적으로 그 길을 무시하기로 한건

한 녀석의 말때문..

"에이.. 설마 나머지 6명이 모두 닭이겠어요.."(아마 닭대가리를 의미한게

아닌가.. 생각된다. .헤헤)

하지만 뒤에 사람들은 구름다리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고 그게

명물이라 봐야겠다는 일념이 있었던지..(사실 나중에 물어보니

선배오빠의 꾀임에 모두들 넘어갔단다..뭐.. 그렇게 표현했으니까..)

그 갈림길에서 구름다리쪽을 선택했나보다..

나와 후배둘이 월출산 입구에 도착했을 땐 앞서갔던 후배와 동기 들

여섯명이서 땅바닥에 주저앉은채 건빵을 먹고 있었다..

떨고 있는 후배들에게 커피한잔씩 사주고 같이 기다렸다.

가만히 앉아있는데 익숙치 않다보니 모두들 서로 눈만 쳐다보다가

동시에 나온 한마디.

"팩차기"

"좋지.. 야! 너가서 우유하나 사와라.."

뛰어갔다오는 후배손이 빈손이다. 상한 우유밖에 없단다.

그거라도 달라고 하지 그랬니.. 했더니 반납한다고 안갉단다.

"그럼.. 그거 돈주고 사오지 그랬니..에이.. 관두자..우유팩없다고 

못놀 우리가 아니잖아."

건빵이랑 사왔던 비닐봉투에 이것저것 휴지를 주워담아 묵었다.

"이거 차다가 터뜨리는 놈이 상한우유 돈내고 사와서 먹기다.."

아마 한 20분쯤 찼을거다. 도대체 내려올 기미가 안보이는 애들을

우린 버리고(?) 가기로 했다..알아서 오겠지..

회비도 그쪽에서 가지고 있는데 설마 못오겠니.. 우리먼저 가자..

뭐.. 대세가 그랬다.. 사실 내가 주장한거지만..:)

그래도 의리있는 두사람은 남겠단다.. 그래.. 그러렴..

일곱명이서 걸어내려오긴 했지만 산을 넘어왔으니 우리 숙소는 

산반대편에 있는게 확실한데 어떻게 가나.. 

버스가 끊겼다는 기막힌 소식을 접하면서.. 에이 또 걷자..

지나가는 누렁이를 보면서..입맛을 다시며 '황구야 이리온..'

"우리 황구나 쫓을까요.." 한시도 조용히 있게 놓아두질 않는 후배들이다.

이미 흠뻑 젖어서 걸을 때마다 물이 절벅절벅 소리를 내는 신발들을 끌고

나오는데 운전수 혼자뿐인 베스타가 한대 지나간다.

그냥 있을 쏘냐.. 

"아저씨.. 도갑사로 가야되는데요.. 어떻게 가야되죠..?"

정말 보기에도 안쓰러운 얼굴로 후배녀석이 달려들어 물으니 그 아저씨

요렇게 저렇게 가야되는데.. 하고 말을 하다가 

"에이.. 일단 한번 타봐요.."

"고맙습니다.. 아저씨 복받으실거예요.."

어찌어찌 이리저리 차시간이 딱딱 맞더니 택시까지 타가면서

인정식당앞까지 도착을 했다. 다른 녀석들은 어떻게 올까 걱정을 하다가

밥이나 해놓고 기다리자..라는 기특한 생각을 한 후배들이 팔을 걷어붇치고

쌀을 씻는다.  

한시간반쯤 지나서야 나머지 일행이 도착했으니까.. 그들은 구름다리때문에

모두들 맛이 갔다. 구름다리가 나무로라도 되어있었으면 그렇게 실망을 

하진 않았을텐데 튼튼한 쇠로 되어있더란다. 흔들어보지도 못하고 왔다며

투덜투덜...

술파티가 벌어졌다. 우선 몇명이 자고 열명정도만 먼저 시작을 했다.

맥주 15병정도와 소주6병. 아마 내가 같이 마실동안엔 그정도 였던걸로

기억이 된다. 그 이후론 자버렸으니까..

그래도 여느 MT처럼 밤새는 일은 하지 않았다. 모든 일이 순조롭고

무리가 없는 여행이였다. 돌아오던 날 아침에 고속버스를 기다리면서

당구칠 시간까지 한시간이 고스란히 남은 여유있는 여행이였으니까..:)


나중에 들은 얘긴데 나머지 일행을 기다리겠다고 앉아있던 두명은 도저히 

안되겠다고 판단을 했던지 내려오는 한 아저씨를 붙잡고 물었단다..

"저.. 아저씨. 혹시 내려오시다가 여자한명에 남자 다섯이 있는 일행을 

보시지 못하셨어요?"

아저씨 왈, "글쎄요.. 그런 일행은 못봤구.. 그반대는 봤어요."

????

정말 한 15분쯤 있으니까 여자다섯에 남자한명이 있는 일행이 

내려오더란다. 근데 모두들 우리또래정도로 생겼더란다.

서울로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우린 내내 그문제로 고민했다. 

도대체 여자다섯에 남자하나가 있는 일행은 어떤 사람들일까..

그것도 아저씨 아줌마도 아니구..뭘까..

그상황을 목격한 애들한테 "혹시 여자들이 남자짐까지 들고 내려오지

않던?" 물어보면서 내린 결론은 그들은 간호학과일거라는 거였다.

그것도 다 우리 일행중에 간호학과인 남자후배가 있었기 때문에 

내릴 수 있었던 결론이였다.

부천에 도착해 마지막 뒷풀이까지 함께 하지 않고 온것이 아쉽긴 했지만

학생신분으론 마지막 여행이 될거라는 생각에 계속 다시 곱씹어보게되는

여행이다.

오늘 아침에 회사로 같이같던 친구는 무사히 출근했냐고 묻는 전화를,

같이 못간 친구는 잘 다녀왔느냐고 묻는 전화를 했다... 

어쨌거나 난 이렇게 쌩쌩하게 하루종일 어제그제의 일을 생각하며

흐뭇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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